[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올해 100% 이상의 수익률을 낸 테슬라 주식과 관련해 월가의 신중론이 짙어지고 있다. 전기차 구매 고객에게 주어지던 정부 보조금이 줄어들면서 추가 가격 인하 압박에 시달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와서다.

1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월가의 테슬라 2023년 4분기 이익 전망치는 12개월 전보다 55%나 하향 조정됐다. 2024년 이익 기대치는 같은 기간 43% 낮아졌다.

전문가들은 테슬라의 일부 전기차가 내년부터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지급하는 전기차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사실을 우려하고 있다. 이 경우 이미 올해 내내 가격을 내려온 테슬라가 추가 가격 인하 압박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테슬라.[사진=블룸버그] 2023.12.20 mj72284@newspim.com

튜더 피커링 홀트 앤 코의 맷 포틸로 애널리스트는 “인센티브를 잃으면서 테슬라가 내년 성장을 지속하기를 원한다면 추가 가격 인하 리스크(risk, 위험)가 생길 것”이라면서 테슬라의 올해 4분기 차량 인도가 47만 대로 월가 평균 전망치(48만1000대)를 밑돌 것으로 예상했다. 포틸로 애널리스트는 테슬라에 대해 ‘매도'(sell) 투자 의견을 제시했다.

RBC 캐피털마켓의 톰 나라얀 애널리스트는 테슬라 ‘매수'(buy) 의견을 유지하고 있지만 2024년과 2025년 차량 인도 전망치를 낮춰 잡았다. 경쟁이 심화하고 일부 정부 보조금 혜택이 줄면서 ‘모델3’와 ‘모델Y’의 판매 증가세가 둔화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모델3’ 일부 모델의 경우 내년 연방정부 세금 공제 혜택이 사라진다. 상황은 프랑스와 독일에서도 비슷하다.

코웬의 제프리 오즈번 애널리스트는 이날 보고서에서 “전기차 평균 판매 가격은 2022년 이후 21%나 낮아졌으며 고객들은 구매 결정에 주저하고 있다”며 “이들은 배터리에 대한 신뢰나 공공 충전소 부족, 완충 시간을 언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15일 도이체뱅크의 에마뉘엘 로즈너 애널리스트는 소비자들의 전기차 채택률이 둔화하면서 2024년 테슬라가 성장 및 이익 기대치에 부합하지 못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테슬라의 주가는 올해 들어 108%가량 상승했다. 다만 전기차 판매 부진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9월 말 이후에는 상승률이 2%에 그치고 있다. 이는 같은 기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의 11.5%의 수익률과 대조되는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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