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정아인 기자] 지난 토요일(2일) 오후 7시 암호화폐 관련 학회장, 연구원, 프로젝트 리더, 거래소 직원들이 조용히 모여들기 시작했다. 청계천 근처 하이드미플리즈 을지로점에는 업계 관계자 30 여명이 모였다.
이들은 입소문과 지인들의 초대로 자리를 함께 했다. 명함을 주고 받고 어색한 인사를 나누는 것도 잠시, 곧 심각한 표정을 짓기 시작했다.
“밤이 끝났습니다. 마피아는 누구입니까?”
바로 마피아 게임을 즐기러 온 것. 참여 인원이 대부분 이탈하지 않고 다음날 새벽 5시까지 게임을 즐겼다. 마피아 게임에는 술도, 돈도, 코인도 없다. 닉네임을 적은 스티커를 상의에 부착해 서로를 지목하고 마피아를 검거하는 보통의 마피아 게임이 진행됐다.
마피아 게임 행사는 벌써 네번째다. 암호화폐 시장 상황과 관계없이 친목 도모를 위해 만든 모임이다. 참가비는 물론 없다. 4회 동안 약 30 시간 순수하게(?) 게임만 했단다.
기자가 참여한 이날 행사에서도 게임 도중엔 ‘암호화폐, 크립토, 코인’에 대해선 전혀 말하지 않았다.
“고백합니다. 저는 특별한 시민입니다”부터 “저는 마피아를 확인할 수 있는 경찰입니다”까지 서로를 속고 속이는 데 몰입했다.
그러나 게임이 끝나고 새벽이 오자, 참가자들은 ‘코인’을 얘기하기 시작했다.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기대감이 단연 화제였다. 환율에 따른 김치 프리미엄에 대해서도 즉석 토론이 이뤄졌다.
어떤 코인에 투자할지, 비트코인이 왜 오르는 지에 대해서도 말하기 시작했다. 크립토의 밤이 끝나고 새벽이 오기를 기대하는, 그 새벽을 함께 하고 싶은 암호화폐 매니아들이었다.
마피아 게임이 인기를 끌면서 모임 규모가 커지자 웹3 교육 프로토콜인 Hooked Protocol(훅드 프로토콜)이 행사를 지원했다. 케이터링과 600 달러에 달하는 HOOK 코인을 경품으로 지원한다.
주최자인 폼영은 “행사에 참여해 주셔서 감사하다. 앞으로도 꾸준히 참여자들이 많은 혜택을 가져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폼영은 더샌드박스에서 근무한 적 있는 웹3 컨텐츠 기획자, 엔터테이너다.
훅드 프로토콜을 시작으로 다양한 프로젝트들과 협업(?)의 장을 마련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프로젝트를 알리고, 생태계 전반에 걸쳐 건전한 문화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강성욱 블루노드(BlueNode, 인하대학교 블록체인 학회) 학회장은 “이번 행사를 통해 단순 컨퍼런스보다 낮은 진입장벽으로 웹3 생태계에 쉽게 녹아들 수 있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유현 하이드미플리즈 창업자는 “이번 행사 뿐 아니라 앞으로도 하이드미플리즈는 웹3.0과 블록체인 업계 사람들의 만남이 장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마피아 게임 행사 외에도 1이더(ETH) 보물찾기 등 다른 이벤트도 곧 공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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