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James Jung 기자] 오픈AI의 최대 주주는 마이크로소프트(MS)다. AI 개발에는 막대한 자금이 들어간다. MS는 오픈AI에 130억 달러를 투자했다. 단일 기업으로는 가장 많은 49% 지분을 가지고 있다.

MS는 샘 올트먼 해임을 알고 있었을까?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MS는 올트먼 해임을 공식 발표 불과 몇 분 전에야 통보 받았다.

MS의 사티아 나델라 CEO는 대로했다고 전해진다. 올트먼 축출이 처음 보도됐을 때에는 그 배후에 MS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돌기도 했다.

MS가 대변인을 통해 “오픈AI와 장기적인 관계를 맺고 있으며 임시 CEO와도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그러나 블룸버그에 따르면 나델라 CEO는 지난 17일(현지 시간) 올트먼과 접촉해 “당신을 지지한다. 다음 단계에서 당신이 취하는 모든 것을 지지한다”고 약속했다.

실제로 MS는 오픈AI를 압박해 올트먼의 복귀를 종용하고 있다. 반란을 주도한 이사회 멤버들도 사임을 고려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그렇다면 오픈AI 이사회는 어떻게 주주들의 말도 듣지 않고 독자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었던 것일까?

# 비영리 법인

오픈AI는 비영리 법인이다. 놀랍게도 올트먼 자신도 오픈AI 주식이 단 한 주도 없다. 오픈AI는 특정인, 특정 기업에 AI 기술이 종속되는 것을 막기 위해 비영리 법인으로 설립됐다.

오픈AI 지배구조. MS는 이사회 의사결정에 참여하지 못한다.

올트먼이 지난해 챗GPT를 선보이면서 MS로부터 투자금을 받아냈지만, MS도 이사회의 결정에 관여하지 못한다. 6 명의 이사회 멤버에도 MS 측 사람이 없다.

올트먼과 MS는 의사 결정 뿐 아니라 향후 이익 배분에 있어서도 통상의 주식회사와는 다른 구조를 취했다. 오픈AI에 투자하는 투자자는 투자금 대비 일정 비율까지만 이익을 받는다.

주식회사에서는 지분율이 10%이면 그에 맞춰 배당을 받는다. 이익이 있는 한 이 비율은 계속 지켜진다. 오픈AI는 그렇지 않다. 최초 100 원을 투자하면서 10% 이익 배분을 받기로 했으면, 배당금 누적액이 10 원이 되면 그걸로 끝이다. 더 이상의 배당이 없다.

MS가 이런 조건에도 불구하고 오픈AI에 막대한 투자를 한 것은 기술이 가지고 있는 파급력과 올트먼의 경영 능력을 높이 샀기 때문이다.

# 올트먼이라는 리스크

MS는 이사회가 반란을 일으켜 올트먼을 축출한 것에 크게 당황했다. 올트먼의 리더십을 믿었기 때문이다. 이사회 멤버들 간에 의사 소통 문제가 있었고, 그것이 파국적인 해임 사태로 이어졌다.

MS 입장에서는 울트먼이 위험 요소가 된 셈이다. 오픈AI 내부에서도 올트먼의 제왕적 리더십에 대한 비판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다.

올트먼은 그야말로 만기칙람형 CEO로 유명하다. 회사의 모든 세세한 의사 결정에 참여한다. 강력한 인맥을 바탕으로 원하는 것을 얻어낼 때까지 압박하고, 몰아친다.

와이콤비네이터(YC) 대표 시절 올트먼은 리싱크DB라는 스타트업을 도와주고 있었다. 일부 투자자들이 이 회사 창업자들과 의견 충돌을 벌였다. YC는 세계 최고의 스타트업 창업 및 투자 조언 업체다. YC가 키워낸 대표적인 기업으로 에어비앤비, 레딧 등이 있다.

올트먼은 리싱크DB에 투자한 투자자들에게 전화를 걸었다. 간청하고, 욕설을 퍼붓고, 심지어 협박까지 했다.

올트먼은 사람들을 조종하는 사람이지, 조종 당하는 사람이 아니다. 그렇다면 MS와 같은 투자자들은 이 사태를 어떻게 풀 것인가?

# AI 기술 개발 경쟁

오픈AI의 성공은 뛰어난 인재들 때문에 가능했다. 올트먼 자신이 신기술 투자의 전설이고, 그와 대립해 이번 사태를 일으킨 일리야 스츠케버도 구글과 테슬라에서 AI 개발을 담당했다.

올트먼을 대신해 임시 CEO를 맡은 미라 무라티도 테슬라에서 모델X 개발에 참여한 천재급 인재다.

개성이 강한 인재들을 하나로 묶어낸 올트먼이 있었기에 챗GPT가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 동시에 이번 사태로 올트먼 리더십은 상처를 입었다.

오픈AI 초기에 참여했던 일단의 엔지니어들은 AI에 대한 철학적 관점 차이로 이탈해 새로운 AI 스타트업을 만들기도 했다. 대표적인 회사가 앤트로픽(Anthropic)이다. 앤트로픽은 구글로부터 20억 달러 이상의 투자금을 받았다.

앤트로픽을 만든 다리오 아모데이, 다니엘라 아모데이는 오픈AI 초기 멤버다. 다리오 아모데이는 ‘인간을 위한 AI’라는 이념에 충실한 기술 개발을 견지해왔다.

MS가 오픈AI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해 기선을 잡았다면, 구글은 앤트로픽을 파트너로 삼아 반격에 나섰다고 볼 수 있다.

# AI는 대세, 자본 침투 더욱 강해질 것 : 월드코인

MS가 이번 사태로 오픈AI에 대한 투자를 중단할 것 같지는 않다. 올트먼이 오픈AI로 복귀하도록 돕거나, 새로운 회사를 만들 때 이를 적극 지원할 가능성이 높다.

MS는 동시에 실리콘밸리의 젊은 반항아들을 컨트롤 할 안전 장치를 추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사회 멤버를 선임하거나, 별도의 의사 결정 참여를 조건으로 내세울 수 있다.

당장 월요일 주식시장이 열리면 MS 주가가 요동칠 수 있다. 오픈AI 직원 주식을 매각하려는 계획도 차질이 불가피하다. 오픈AI에 투자하려는 많은 기업들과 거액의 자금 때문에라도 올트먼이 복귀하고 이사회가 개편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번 사태로 AI 투자가 대세임이 다시 한 번 증명된 셈이다. 38세 CEO 올트먼의 거취가 MS라는 거대 기업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올트먼을 터미네이터에 비유하기도 한다.(I will be back)

올트먼이 시작한 AI 붐은 되돌릴 수 없는 현실이고, 이번 권력 투쟁으로 AI 산업에 대한 자본 침투가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편 올트먼이 참여하고 있는 블록체인 프로젝트 월드코인(WLD)의 경우 그의 거취에 따라 지옥과 천국을 오갔다. 그가 돌아올 수 있다는 소식만으로도 WLD는 급반등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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