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최창환 선임기자] 미국 재무부와 연방준비제도는 달러 패권의 상징이다. 재무부 발행 미 국채는 세계 최고의 안전자산으로 꼽히고 미 국채를 둘러싼 연방준비제도의 통화 금리정책은 전세계 모든 자산 가격에 영향을 끼친다.

오죽하면 연준에 맞서지 말라는 투자 격언이 있겠는가. 전세계 금융시장은 연준의 정책을 예측하고 연준 의장의 한마디에 신경을 곤두세우곤 한다.

그런데 최근에는 파월 의장의 말을 무시하는 예측이 시장에 속출하고 있다. 파월은 이번 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올해는 금리를 인하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파월의 이같은 발언을 무시하는 전망들이 쏟아지고 있다.

채권왕이라 불리는 더블라인캐피탈의 제프리 건들락은 24일(현지시간) “연준이 곧 큰 폭의 금리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트윗했다.

“투자자들이 연준보다는 채권시장에서 금리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주의해서 봐야 한다”고 말했다. 파월이 금리를 올리겠다고 말하지만 국채 금리가 경기 침체를 반영하고 있기 때문에 말과는 달리 연준이 금리를 내릴 것이라고 전망한다.

파월의 말이 무게감을 잃었다. 우리나라 매리츠증권도 파월 발언 직후에 “연준이 4분기에 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분석 보고서를 발표했다.

금리결정권자(연준)를 대표하는 파월의 말에 대해 “응 됐고, 내릴 줄 알고 있어”하는 전문가들이 쏟아지고 있다.

파월 스스로 말을 번복한 게 한두번이 아니다. 팬데믹 상황에서 금리인하를 하지 않는다 했다가 급격히 인하했다. 물가가 상승하자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이라고 말했다가 이를 번복했다. 금리인상은 하지 않겠다고 하다가 또 급격히 올렸다.

시장은 파월의 말을 믿기보다는 앞으로 닥칠 일들을 스스로의 예측과 분석으로 찾기 시작했다.

재닛 옐런 재무장관도 마찬가지다. 은행위기 상황에서 예금보호 범위를 전액 하겠다고 시사한 뒤 “그럴 계획없다”로 바꿨다가 또 “지원하겠다”고 하는 등 갈팡질팡하고 있다.

재무부와 연준은 달러 기축 통화 시스템의 두 축이다. 다양한 국제기구와 시스템이 이들 지휘에 맞춰 움직인다. 두 수장이 지금 흔들리고 있다.

그동안 누적돼 온 과다한 달러발행의 후유증이 터져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재무부가 채권을 발행하고(부채) 이를 연준이 인수하면서 달러를 발행한다. 채권발행을 통해 달러가 풀린다. 이 상황에서 물가가 오르고 연준이 금리를 인상한 뒤 채권가격이 폭락했다. 은행들이 막대한 손실을 보면서 위기에 처한 상황이다.

위기의 원인이 재무부와 연준이고 달러 빛으로 쌓아 올린 바벨탑에 금이 가는 상황으로 보인다.

비트코인을 만든 사토시가 예언했던 상황이다.

“기존 화폐의 근본적인 문제는 그 화폐 시스템이 돌아가는데 필요한 신뢰의 부족이다. 중앙은행이 화폐가치를 떨어트리지 않을 것을 신뢰해야 한다. 그러나 화폐의 역사는 신뢰의 위반으로 가득하다. 우리는 은행들이 우리의 돈을 잘 보관해 줄 것으로 믿지만 은행은 지극히 낮은 준비금만 남기고 신용버블을 일으킬 정도로 대출을 많이 해줬다”

신뢰(信賴)에 신(信)은 믿는다는 뜻이다. 믿음은 사람 인(人)에 말(言)을 합해 만들었다. 사람의 말을 믿을 수 있는 게 신뢰다. 신뢰는 타인의 미래 행동이 자신에게 호의적이거나 또는 최소한 악의적이지는 않을 가능성에 대한 기대와 믿음을 말한다.

파월이나 옐런의 말을 듣고 행동하다가는 손해를 볼 가능성이 생겼다.

은행을 보호한다고 해서 주식을 샀더니 다음날 그럴 생각 없다고 해서 주식이 폭락했다. 금리를 내리지 않는다고 해서 채권을 팔았더니 다음날 채권금리가 떨어져 채권 값이 올랐다. 파월과 옐런을 믿을 수 있을까. 신뢰가 깨졌다.

사람을 믿지 않고 은행이나 정부 등 중앙 신뢰 기구를 믿지 않아도 되는 돈, 발행량이 한정되고 통화정책이 에측 가능한 돈, 비트코인을 주목해야 할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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