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인보이스 발행해 은행 거래
일부 계좌에서는 테러단체 자금 세탁
파나마에 페이퍼컴퍼니도 세워
미국 법무부, 테더 조사 중…2018년 사건도 조사 중인지는 불분명
해당 보도가 나가자 테더측은 이를 즉각 부인했다. 테더와 비트파이넥스는 글로벌 기준에 맞는 규제 준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WSJ은 테더와 관련한 법원 제출 서류, 이메일 등을 인용해 서류 조작 등 세부 사항을 보도했다. 미국 법무부는 현재 테더를 조사 중이나, 2018년 사건들이 포함돼 있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다음은 기사 요약.
# 가짜 인보이스
2018년말 테더는 글로벌 송금에 필요한 은행 계좌를 얻기 위해 동분서주했다. 2017년 3월 웰스파고가 테더 계좌를 동결한 후 스테이블코인 사업에 치명상을 입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임시 방편으로 중국의 테더 중개상을 활용하기도 했다. 테더 홀딩스 소유자 중 한 명인 스테픈 무어는 당시 주고 받은 이메일에 이렇게 썼다.
“가짜 매출 전표(인보이스)와 계약서를 제출해서 예금하고 인출하는 상황이다. 이렇게 계속하는 것은 너무 위험하다. 돈 세탁에 대해 더 이상 논쟁을 하고 싶지 않다.”
# 차명 회사 이용…일부 계좌에서 테러 자금 세탁 정황
테더는 대만에 있는 회사 명의를 빌려 은행 계좌를 열기도 했다. 크리스 리가 대표로 있는 하이랩 테크놀로지는 TV 세톱박스 제조사다. 은행 계좌는 하이랩 홀딩스 명의로 개설됐다.
터키에서는 ‘데니즈 로얄 디스 티카렛 리미티드 시르케티’라는 회사 이름으로 은행 계좌를 열었다.
이 계좌는 이슬람 단체 하마스의 무장조직 이즈 애드 딘 알 카삼 여단의 자금 세탁에 활용된 것으로 미국 법무부 자료에 등장한다.
이 계좌는 2020년 알 카삼 여단이 암호화폐 기부금을 받아 현금화하는데 활용된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8000만 달러 이상이 데니즈 로얄 계좌를 통해 송금됐다.
# 파나마 페이퍼컴퍼니
비트파이넥스는 파나마에 있는 크립토 캐피탈 콥이라는 회사에 10억 달러 이상의 자금을 이동시켰다.
현재 이 회사는 폐쇄돼 있다. 크립토 캐피탈은 전형적인 페이퍼컴퍼니로, 은행 계좌를 열어 암호화폐 관련 자금 송금에 활용됐다. 이 회사의 은행 계좌는 부동산 거래에 주로 사용됐다.
2018년 10월 크립토 캐피탈 자금 8억5000만 달러가 미국과 유럽 당국에 의해 동결 조치된다. 자금 세탁, 은행 사기에 연루됐기 때문이다.
당시 비트파이넥스 고객들은 자금 인출에 애를 먹었고, 테더의 달러 페깅도 흔들렸다. 비트파이넥스는 테더로부터 돈을 빌려 대차대조표의 구멍을 막아야 했다.
그 이듬해 비트파이넥스는 크립토 캐피탈에게 사기를 당했다고 밝혔고, 지금도 자금 동결을 풀기 위해 싸우고 있다.
2018년 10월 아시아에 있는 페이퍼컴퍼니 9곳에서 9개의 은행 계좌를 여는데 성공했다. 비트파이넥스는 고객들에게 새로운 분산된 은행 해법을 찾았다고 선언했다.
# 뉴욕 시그니처 은행
테더와 비트파이넥스는 뉴욕의 시그니처 은행에 계좌를 얻으려고 노력했다. 시그니처는 테더 계좌를 폐쇄하고, 비트파이넥스의 계좌 개설은 허용하지 않았다.
시그니처 은행에 AML글로벌이라는 항공유 중개업체가 찾아왔다. 이 회사의 은행 계정은 크리스토퍼 하본이 관리했다. 은행 제출 서류에는 “암호화폐 거래소 크라켄과 거래를 하면서 환 헤지를 하는데 사용될 예정”인 것으로 기재했다.
하본은 AML글로벌 오너이면서 영국의 보수당과 브렉시트 지지자다.
하본은 테더와 비트파이넥스 지분 12%를 차명으로 가지고 있다. 차크리트 사쿤크리트라는 이름이다. 이런 사실은 은행 계좌 개설 당시에 서류에는 쓰지 않았다. 사쿤크리트는 자금세탁방지 리스트에 등재돼 있었다.
시그니처 은행의 규제 담당자들은 크라켄과 거래하기로 하고 개설한 계좌인데도 비트파이넥스하고만 자금 거래를 한 것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AML 계좌는 곧바로 폐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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