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James Jung 기자] 미국 시카고에 자리 잡은 시타델은 작년에 돈을 가장 많이 번 헤지펀드 중 하나 입니다. 시타델을 이끌고 있는 켄 그리핀은 다음과 같은 공식을 실천하는 사람입니다.

금융+수학+컴퓨터 기술=돈

켄 그리핀은 하버드대학 출신이고, 19세부터 옵션 거래를 했습니다. 헤지펀드 시타델과 시타델 증권을 거느리고 있습니다.

시타델 창립자 켄 크리핀

# 시타델, 헤지펀드 최강자

시타델은 마켓 메이킹(Market Making), 초단타 매매(Hight Frequency Trading) 등 컴퓨터를 이용한 알고리즘 트래이딩으로 큰 돈을 벌었습니다. 합법적인 마켓 메이킹으로 주식, 채권, 파상생품 시장에 유동성을 제공해 매매 차익을 냅니다.

시타델 헤지펀드는 작년에 160억 달러, 우리 돈으로 2조 원 가까이 순이익을 냈습니다. 이런 시타델이 작년부터 암호화폐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봄 테라-루나 붕괴 당시에도 UST를 공격한 장본인이 시타델이라는 루머가 나돌기도 했습니다. 물론 시타델은 관련 사실을 부인했습니다.

# 암호화폐 거래소 EDXM

시타델은 암호화폐 거래소를 만들 생각입니다. EDXM이라는 거래소인데요. 지난해 6월 시타델에서 글로벌 비즈니스를 담당하던 자밀 나자랄리를 EDXM의 CEO로 임명합니다.

EDXM의 주주 구성은 월가의 주요 리테일 증권사, 전문 마켓 메이커, 벤처 캐피탈(VC) 등 입니다. 증권사로는 찰스슈왑, 피델리티가 주축입니다.

시타델, 버추는 마켓 메이커 회사로 참여했습니다. 여기에 VC인 패라다임, 세콰이어 캐피탈이 투자금을 냈습니다.

# 암호화폐의 NYSE를 만들겠다

EDXM은 뉴욕증권거래소(NYSE), 나스닥(NASDAQ)과 동일한 거래 시스템을 암호화폐 매매에 도입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주식시장의 대명사는 NYSE와 나스닥, 파생상품은 시카고상품거래소(CME)와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인 것처럼 “암호화폐 거래소는 EDXM”이라는 말이 나오게 한다는 야심 찬 구상입니다.

EDXM은 증권사(브로커 딜러)를 통해 기관과 개인 고객이 암호화폐 매매 주문을 넣으면(오더 북 공유), 마켓 메이커가 호가를 받아 체결하는 구조입니다. 빠르고, 저렴한 수수료로 암호화폐 거래를 활성화하겠다는 것이죠.

EDXM의 기술 파트너는 MEMX라는 회사로 2019년 설립됐습니다. 대형 거래소들의 서버 관리를 하는 회사죠. EDXM의 서버는 뉴저지 시카커스 데이터 센터에 설치 돼 있습니다. NYSE 서버도 이곳에 있습니다. 거래 상품만 달랐지, 시스템은 같은 겁니다.

# “암호화폐 매매에 중간자가 필요하다”

EDXM은 ‘중간자가 필요 없는 금융’이라는 암호화폐 철학에 정면으로 배치됩니다. 자밀 나자랄리 CEO는 미국 언론들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암호화폐가 블록체인 기술로 만들어졌지만, 현실적으로 중간자 없이 거래하는 것은 어렵다.”

나자랄리는 시타델에 근무하면서 월가의 주요 증권회사, 거래소 등과 긴밀한 관계를 맺은 인물입니다. 나자랄리는 암호화폐 거래 비용 축소를 강조합니다.

“S&P500 ETF를 5000 달러 매매하는데 수수료는 몇 페니 수준이다. 같은 규모의 비트코인 수수료는 25 달러에 달한다.

EDXM은 브로커가 고객 주문을 수집하고, 마켓 메이커가 경쟁에 의해 주문을 체결함으로써 거래 비용을 낮출 수 있다.”

# 제2의 벡트?

나자랄리의 구상이 맞아 떨어지기 위해서는 찰스슈왑, 피델리티 외에 다른 브로커 딜러들이 더 많이 참여해야 합니다. 과거 NYSE 모기업 ICE가 추진했던 거래소 벡트(bakkt)가 유명무실해진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벡트가 실패한 것은 증권사들이 호가를 주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또 하나. 호가를 촘촘하게 채우기 위해서는 시타델, 버추 외에 마켓 메이커들이 EDXM에 뛰어들어야 합니다. 시타델이 주도하는 거래소에 경쟁 마켓 메이커 회사들을 어떻게 참여시킬 것인가, CEO 나자랄리가 풀어야 할 숙제입니다.

# 비트코인 등 4종류만 취급

EDXM이 취급하는 암호화폐는 비트코인, 이더리움, 라이트코인, 비트코인 캐시 등 네 종류입니다. 증권성 논란을 피하기 위해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 코인들만 취급한다는 건데요. 다른 알트코인들을 추가할 계획은 아직은 없는 것 같습니다.

EDXM은 암호화폐를 중앙화된 시장으로 편입하려는 월가의 두 번째 시도입니다. 철저하게 월가의 문법으로 규제 당국과 마찰을 피하고, 커스터디(수탁 파트너사는 팍소스)도 투명하게 한다는 점을 내세웁니다. 매매중개 외에 다른 사업은 일체 하지 않습니다.

여기에 시타델이라는 거물이 주도한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코인베이스 등 기존의 중앙화 거래소들이 규제 이슈에 발목이 붙잡혀 있는 사이에 친 규제적인 암호화폐 시장이 등장한 겁니다.

EDXM은 지난해 11월까지 테스트 거래를 마치고 1월 오픈한다는 로드맵을 세웠는데요. 공식적인 오픈 날짜가 현재까지는 공개되지 않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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