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피라미드 방식으로 2조원 사기 혐의
1심 주범에 징역 22년 및 1064억원 추징
2심 주범 징역 25년 및 몰수…”추징 못해”

[서울=뉴시스] 류인선 기자 = 2조원대 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브이글로벌 대표에게 선고된 징역형이 확정됐다. 법원은 사기를 통해 얻은 이익이 불명확하기 때문에 추징은 할 수 없다고 밝혔다.

대법원 3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브이글로벌 대표 A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25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3일 밝혔다.

A씨 등은 거래소 회원가입 조건으로 수백만원짜리 계좌를 최소 1개 이상 개설하면 자산을 3배 불려주겠다면서 불법 피라미드 방식으로 회원을 모집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2020년 8월부터 2021년 중순까지 회원 5만2800여명으로부터 2조2500억여원을 입금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거래소를 운영하면서 범행을 주도한 것으로 조사됐다. B씨는 명품관 사업 및 온라인 쇼핑몰 사업을 준비하면서 브이캐시로 명품을 구입할 수 있는 것처럼 속이기 위한 외관을 만든 것으로 파악됐다. C씨는 거래를 반복해 정상적인 거래소인 것처럼 꾸민 혐의를, D씨는 쇼핑몰 개설에 관여한 혐의를 받았다.

1심은 A씨에게 징역 22년, B씨에게 징역 14년, C씨에게 징역 8년을 선고했다. 이 3명에게는 각 1064억원 추징도 함께 명령했다. D씨는 징역 4년과 추징 811억원을 선고받았다.

2심에서는 피해자와 피해금액을 추가하는 공소장 변경이 이뤄졌다. 2심은 A씨에게 징역 25년을 선고했고, 다른 공범들에 대해서는 1심의 양형을 유지했다. 다만 검사의 추징 청구는 모두 기각했다.

2심은 A씨 등이 실제로 취득한 이익을 정확히 알 수 없고, 검사가 이를 특정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봤다. 부패재산몰수법은 범죄피해재산의 회복이 어려운 경우 법원이 추징을 선고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다만 범죄수익이 특정된 경우에만 실제로 취득한 금액의 범위 안에서 추징할 수 있다는 것이 대법원 기존 판례다.

대법원은 A씨 등에게서 범죄피해재산을 추징할 수 없다는 2심의 판단은 정당하다고 밝혔다. 일부 무죄 부분에 대한 검사의 상고와 유죄 부분에 대한 A씨 등의 상고도 모두 기각했다. 별도로 기소된 공범들도 징역 7~14년을 확정 받았다. 체어맨 직급의 공범들은 항소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ryu@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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