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이주혜 기자 = 금리 상승기를 맞아 예금 열풍이 불고 있다. 자고 일어나면 예금 금리가 오르자 은행별, 상품별 금리를 비교하는 ‘뱅보드 차트’를 매일 확인하는 등 금융 소비자의 관심이 크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권 예금 금리는 지방은행, 외국계 은행 등을 중심으로 5%대를 넘어섰다.

예금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은행별 금리를 비교하려는 금융 소비자가 늘고 있다. ‘뱅보드 차트’라는 신조어도 등장했다. 은행을 뜻하는 영어 단어 ‘뱅크’와 미국 음악 차트 ‘빌보드 차트’를 합친 말이다.

은행의 예금상품 금리를 비교 공시하는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이나 금융감독원 금융상품통합비교공시 ‘금융상품한눈에’ 등이 대표적인 ‘뱅보드 차트’다.

4일 기준 은행연 소비자포털에 금리가 공시된 정기예금(12개월) 상품 중 최고금리가 가장 높은 상품은 SC제일은행 ‘e-그린세이브예금’과 전북은행 ‘JB 123 정기예금(만기일시지급식)’으로 연 5.10%다.

이어 BNK부산은행 ‘더(The) 특판 정기예금’과 광주은행 ‘호랏차차디지털예금’이 연 5.0%의 금리를 제공한다.

주요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금리는 4% 중후반대를 나타내고 있다. 우리은행 ‘WON플러스예금’이 최고금리 연 4.71%로 가장 높다. 이어 하나은행 ‘하나의정기예금’ 연 4.70%, KB국민은행 ‘KB Star 정기예금’ 연 4.69%, 신한은행 ‘쏠편한 정기예금’ 연 4.60% 등이다.

인터넷은행 케이뱅크 ‘코드K 정기예금’은 연 4.60%, 카카오뱅크 정기예금은 연 4.50%의 금리를 제공한다.

정기예금 금리가 5%인 상품에 1억원을 맡기면 연간 이자는 세전 500만원(세후 423만원)이다. 매월 예금 이자로 세전 41만6700원, 세금을 제하면 35만2500원을 버는 셈이다.

금리인상 기조가 계속되면서 시중은행 예금 금리는 연내 5%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 관계자는 “연내에는 주요 시중은행 예금 금리가 연 5% 수준을 넘어설 것”이라며 “내년 초까지는 상승세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근 금융당국이 주요 시중은행에 은행채 발행을 자제하도록 당부한 점도 예금 금리 인상 요인이다. 다른 관계자는 “은행채 발행이 막히면서 자금을 조달할 수단이 고객 예수금밖에 없다. 정기예금을 많이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인터넷은행의 금리 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예금 금리를 선제적으로 올린 케이뱅크에는 뭉칫돈이 몰렸지만 카카오뱅크는 수신 감소를 겪었다. 케이뱅크의 지난달 말 수신액은 14조3000억원으로 한 달 동안 8100억원이 늘었다. 반면 카카오뱅크는 32조9801억원으로 전월 대비 1조5759억원 줄었다.

케이뱅크가 지난달 7일 정기예금 금리를 연 4.6%로 1.1%포인트 올리면서 연 3.3% 금리를 제공하던 카카오뱅크와의 금리 차이가 1.3%포인트 벌어진 탓이다. 카카오뱅크는 지난달 19일 정기예금 금리를 최대 1.20%포인트 인상했다.

예금 금리가 오르면서 은행으로 자금이 몰리는 ‘역머니무브’는 심화하고 있다. 지난달에만 47조원 이상이 5대 은행의 정기예금으로 향했다. 9월에도 약 31조원이 쏟아졌다. 이에 5대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800조원을 돌파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달 정기예금 잔액은 지난달 정기예금 잔액은 808조2276억원으로 한 달 사이 47조7231억원이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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