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방어에서 공격으로 태세 전환
러군 남동부 점령도 늦어져…현재 돈바스 집중
우크라, 英 추가 군사지원 받아 항전 이어갈 듯
美·EU·나토 등 국제압박 이어져 무차별 포격 우려도

[서울=뉴시스] 임종명 기자,  김난영 특파원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28일째를 맞은 가운데우크라이나의 태세가 방어에서 공격으로 바뀌고, 국제사회의 압박이 더해지면서 러시아가 수세에 몰리는 모양새다.

23일(현지시간) CNN과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전날부터 러시아군의 후퇴 및 철수가 이어지고 있다.

CNN은 미 국방부 고위 관계자 발언을 통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로 향하던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군의 저항에 후퇴했다고 보도햇다.

러시아군은 전날보다 키이우에서 25~35㎞가량 멀어진 지점까지 밀려났다. 키이우 도심에서 동쪽으로 약 55㎞ 떨어져 있는 상황이다.

다만 키이우 도심을 향한 공격은 계속 진행 중이다. CNN 키이우 현지 특파원팀은 이날 저녁 시간대 키이우 북서부에서 연쇄 포격을 목격했다고 했다.

또 러시아는 키이우 가까이에서 후퇴한만큼 동부 뿐 아니라 키이우 주변에 방어선을 구축하고 있다. 키이우 북서쪽 15~20㎞ 지점에 방어 진지를 구축했다.

미 국방부 관계자는 “우리는 그들이(러시아군이) 키이우 주변을 파고드는 것을 보기 시작했다”면서도 “러시아군은 크렘린궁이 지난달 침공을 앞두고 독립국으로 인정한 두 지역 도네츠크와 루한스크에 더 많은 에너지를 투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군은 키이우에서 서쪽으로 48㎞ 떨어진 마카리우에서 러시아군을 격퇴, 탈환했으며 크름반도(크림반도)에서 공항이 있는 헤르손, 멜리토폴, 마리우폴, 동부 돈바스 지역까지 점령하려는 러시아에 대항해 헤르손과 마리우폴의 장악을 막고 있다.

출고일자 2022. 03.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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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는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대규모 공격을 재개하기 전 재편성을 진행하는 것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영국 국방부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러시아군이 북부 하르키우와 남부 마리우폴 방향에서 진격하면서 동부에서 우크라이나군 포위를 시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상황으로 인해 러시아가 어린이 등 민간인을 가리지 않고 더 강한 무차별 포격을 퍼부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실제 러시아군은 극초음속 미사일 킨잘을 이용해 우크라이나 군사 창고를 파괴했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는 서방 국가로부터의 추가 군사지원을 통해 러시아 대항을 이어갈 전망이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와의 전회회담에서 추가 군사지원에 대해 논의했다.

그는 자신의 트위터에 이같은 사실을 알리며 “존슨 총리가 24일 열리는 주요 7개국(G7) 회의, 나토 회의 전날 전화를 걸어와 추가 지원을 약속했다”고 밝혔다.

국제사회의 반(反) 러시아 정서가 담긴 행보도 이어지고 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는 중국을 향해 러시아 침공에 물질적 지원 가능성을 우려하며 반대 의사를 강력히 드러냈고 러시아 우방인 벨라루스에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공모를 멈추라고 촉구할 계획이다.

출고일자 2022. 03. 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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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AP/뉴시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2일(현지시간) 워싱턴 국무부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 기자회견하고 있다. 블링컨 장관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민간 표적화’를 비판하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핵 위협 행보에 ‘무책임의 극치’라고 비난했다. 2022.03.03.

미국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전쟁 범죄로 규정했다.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의 민간인 거주 아파트, 학교, 병원, 쇼핑센터를 비롯해 핵심 인프라를 공격한 것을 근거삼았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우리는 무분별한 공격, 고의로 민간인을 겨냥한 공격과 잔혹 행위에 관한 수많은 신뢰할 수 있는 보고를 봤다. 푸틴의 군대는 체첸 그로즈니, 시리아 알레포에서도 같은 전술을 사용했다. 국민의 의지를 꺾으려 도시 포격을 강화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에 대해서도 미국 기술을 사용해 제조한 반도체를 러시아에 공급하면 수출 규제를 시행하겠다고 밝히며 압박을 가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24~25일 회의를 열어 우크라이나의 회원국 지위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우크라이나의 EU 및 나토 가입은 러시아가 거론한 우크라이나 침공 배경 중 하나였다. 이것이 자국의 국가 안보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이외에 우크라이나 상황에 EU가 어떻게 대처할 지에 대한 논의도 이뤄질 것으로 예상돼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아울러 같은 기간 나토 정상회의도 열린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들 회의에 참석해 발언할 예정이다.

출고일자 2019. 03.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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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바=AP/뉴시스]지난 2019년 3월19일 아나톨리 추바이스(오른쪽) 당시 로스나노 최고경영자(CEO)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대화하는 모습. 2022.03.23.

뿐만 아니라 러시아 내부에서의 반발도 두드러진다.

러시아 타스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의 측근으로 불리는 아나톨리 추바이스 대통령 특별대표가 사임하고 러시아를 떠났다. 그는 우크라이나 침공이 시작되자 페이스북에 살해당한 야당 인사 사진을 올리는 등 비판적 행보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 2020년 12월4일부터 대통령 특별대표를 맡았는데 사임 후에는 배우자와 터키에 머물고 있다. CNN은 그에 대해 “전쟁이 시작된 후 사임한 가장 고위급 인사”라고 평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mstal01@newsis.com, imzer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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