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James Jung 기자] 비트코인 1개는 7300만 원입니다. 초보 투자자들은 “암호화폐를 하나 사고 싶어도 너무 비싸서 못사겠다”고 말합니다.

비트코인을 최소 0.00000001 즉, 소수점 이하 8자리까지도 쪼갤 수 있다고 하면 그제서야 눈빛이 반짝거리죠. 비트코인의 최소 단위 1사토시가 이렇게 작은 숫자인 이유는 뭘까요?

암호화폐 단위로 사토시보다 더 작은 것도 있습니다. 0.000000000000000001 소숫점 이하 18자리 ‘WEI’ 입니다. 이더리움의 최소 단위죠.

WEI는 유명한 크립토 활동가 Wei Dai의 이름을 딴 것입니다. 비트코인의 최소 단위 사토시가 비트코인을 만든 사토시 나가모토에서 유래한 것과 비슷하죠.

이더리움이 이렇게 작은 단위로 움직일 수 있기 때문에 여기서 파생된 코인도 아주 작게 만들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도지코인, 시바이누 코인이죠. 도지코인은 가격이 많이 떨어져 287원인데요. 연초에는 50원도 안했습니다.

시바이누도 마찬가지죠. 50 달러, 우리 돈으로 5만 원이면 100만 개를 살 수 있었습니다.

여기서 심리학이 작동합니다. 7300만 원하는 비트코인이 두 배가 된다고 생각해보세요. 무척 힘든 일인 것 같죠. 반면 50 원짜리 도지코인이 100 원이 되는 것은 아주 간단한 일 같아요.

“재미 삼아서 도지코인 100개 정도 사볼까?”하는 생각은 할 수 있죠. 3만 원 정도니까요. 로또 복권 사는 심정으로.

그런데 “재미 삼아서 비트코인 0.0004 개 사볼까?”하는 생각이 드시나요? 계산도 복잡하고, 소수점 이하로 갯수를 센다는 게 일상적이지 않죠.

사실 투자 금액은 3만 원으로 같습니다.

투자 수익 측면에서는 어떨까요. 비트코인은 지난 7월 중순 이후 120% 올랐습니다. 도지코인은 같은 기간 230 원 대에서 280 원 대로 20% 오르는데 그쳤습니다.

똑같이 3만 원을 투자한다면 비트코인을 사는 것이 더 현명했던 것이죠.

암호화폐 최소 단위가 사람들의 마음을 이렇게 휘저을 수 있는데요. 컴퓨터 프로그램이나 시스템에도 영향을 줍니다.

소수점 이하 18 자리는 쓸데없이 너무 미세하죠. 데이터를 처리하는데 불필요하게 리소스를 쓰게 합니다.

이더리움 ERC20으로 발행하는 스테이블코인 테더의 경우 소수점 이하 6자리로 최소 단위를 끊어버렸습니다. 테더는 가격이 1 달러에 맞춰지도록 설계된 것이니 소수점 18 자리는 필요가 없다는 거죠.

암호화폐를 설계하는 사람들은 기술적인 측면과 함께 심리적인 것도 신경을 씁니다. 해당 코인을 사용하는 것은 컴퓨터가 아니라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100원 짜리 코인이 뜨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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