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김진배 기자] 페이스북의 리브라가 각종 우려에 한 발 물러섰다. 퍼블릭 블록체인도 포기했으며 단일 코인 발행에서 각 국가별 스테이블 코인을 발행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지난 16일 리브라 협회는 ‘리브라 2.0’ 백서를 공개했다. 백서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단일 코인을 발행해 리브라 중심의 글로벌 단일 결제 네트워크를 만드는 계획을 일부 수정했다는 점이다. 앞으로 리브라는 각 국가 법정화폐 기반의 스테이블 코인을 발행해 리브라를 지원하게 되며, 별도의 리브라 코인도 발행된다.

이 같은 조치는 리브라가 통화 주권 및 금융 안정성을 해친다는 이유로 규제 당국으로부터 제재를 받아왔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규제 당국은 리브라에 심각한 우려를 표하며 리브라 프로젝트에 제동을 걸었다. 페이스북의 CEO 저커버그도 “규제 당국의 승인 없이는 리브라를 진행하지 않을 것”임을 밝히면서 리브라 프로젝트는 사실상 멈춘 것처럼 보였다.

이번 백서 수정을 통해 리브라는 규제당국의 승인에 초점을 맞추는 모습이다. 프로젝트 중단 보다는 ‘타협’을 택한 것이다. 미 금융당국의 우려 사항이었던 통화 주권을 스테이블 코인 연동을 통해 해결하고자 했으며, 향후 각 국에서 발행될 CBDC(중앙은행 발행 디지털 법정화폐)와의 연동 가능성을 열어둬 법정화폐를 존중하는 모습도 보였다.

현재 일부 컨소시엄으로만 운영되는 네트워크 구조도 계속 가져가기로 했다. 본래 리브라는 네트워크 안정성이 검증되고 시스템이 정착되면 퍼블릭 네트워크 구조로 전환해 비트코인처럼 누구나 노드로 참여할 수 있도록 전환할 계획이었다. 규제 당국은 리브라 노드에 해킹·테러범 등 자금세탁을 노리는 이들이 노드로 참여할 가능성을 언급하며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이에 리브라는 퍼블릭 블록체인을 포기하는 것으로 규제당국의 우려를 종식시켰다. 앞으로도 리브라 연합에 참여한 이들로만 노드가 구성돼 운영된다.

프로젝트가 블록체인의 특성을 일부 버리고 규제라는 현실과 타협했지만, 업계는 리브라 출시에 대해 의미를 부여했다. 글로벌 IT 공룡기업의 블록체인 프로젝트를 통해 그 효용성이 입증되면 퍼블릭 블록체인의 가치도 인정받게 될 것이라는 의견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아쉬운 부분이 있긴 하지만 글로벌 IT기업의 서비스를 통해 세계적으로 블록체인을 이용한 결제 시스템이 정착한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면서 “퍼블릭 블록체인도 자연스럽게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리브라는 당초 상반기로 출시 목표를 잡았지만 대거 수정된 리브라 2.0으로 인해 출시 연기가 불가피해졌다. 외신에 따르면, 단테 디스파르테 리브라 협회 부회장은 “리브라는 6월 말 출시할 예정이었지만 연말까지 내놓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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