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서혜림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중국산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관세를 3배로 올리라고 지시했다.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중국의 불공정한 통상관행을 지적하며 이 같은 정책의 집행을 고려할 것을 미국 무역대표부(USTR)에 지시했다고 17일(현지시간) 밝혔다.

중국산 특정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의 평균적 관세는 현재 7.5%로 바이든 대통령이 이날 직접 권고한 세율은 25%에 이른다.

일단 중국산 철강과 알루미늄의 미국 내 점유율이 최근 수년간 미국의 보호무역과 함께 급락한 만큼 여파는 제한적일 것으로 관측된다.

백악관은 “미국 근로자들이 중국의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들의 수입으로 인해 계속 불공정한 경쟁에 직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자국 철강과 알루미늄 산업에 대한 중국의 보조금과 (보호주의) 정책은 고품질의 미국 제품이 중국의 저가 대체재 때문에 인위적으로 약화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비판했다.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USTR의 무역법 301조 검토와 조사 결과에 맞춰 세율을 3배 인상함으로써 중국의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대한 관세의 효과를 강화하는 방안을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USTR은 미국의 통상정책을 진두지휘하는 대통령 직속 기구이다.

무역법 301조는 미국 행정부가 다른 나라의 통상관행이나 정책을 조사해 무역장벽이 확인되면 수입품에 제재를 가할 수 있도록 하는 경제안보 법률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USTR이 무역법 301조와 관련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이 조사를 완료한 뒤 캐서린 타이 USTR 대표가 관세 인상 여부를 확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타이 대표는 전날 하원 세입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정부는 중국에 맞서기를 계속할 것”이라며 “우리는 이를 위해 무역 조치를 취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멕시코를 통해 수입되는 중국의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 회피를 방지하기 위해 멕시코와 협력할 것을 지시했다.

이번 조치에 따라 미국 내 철강·알루미늄 시장의 변화가 예상되지만 그 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관측된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미국의 중국산 철강 수입량은 2014년 300만t이었으나 작년에 60만t(약 9억달러·1조2천억원)으로 줄었다.

중국산 알루미늄 수입량은 약 20만t(약 7억5천만 달러·1조 원)으로 전체 알루미늄 수입량 546만t의 약 3.7%에 불과하다.

USTR은 조선·해양·물류 분야에서의 중국의 불공정 무역 관행을 들여다보기 위한 조사에도 착수했다.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이들 분야에 대한 중국의 공격적인 개입을 이해하고 세계시장 왜곡을 해결하는 게 중요하다는 걸 인식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백악관은 US스틸의 일본제철 인수와 관련, 바이든 대통령은 US스틸이 미국의 대표적인 철강 기업으로 미국 소유·운영 기업으로 남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계속 강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백악관의 이날 발표는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바이든 대통령과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노동계 표심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나왔다.

바이든 대통령은 17일 펜실베이니아 피츠버그를 방문해 중국 철강 및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 인상 조처를 공식화할 예정이다.

특히 US스틸 본사가 있는 피츠버그에는 블루칼라 유권자가 대거 포진해 대선의 주요 격전지 중 하나로 여겨진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1월 “우리는 (1기 재임기간에) 철강산업을 살려냈는데, US스틸이 일본에 팔린다니 끔찍한 이야기”라면서 “즉각 저지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hrse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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