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문예성 기자 = 홍콩 법원이 중국 부동산 위기의 진앙지인 헝다(에버그란데)그룹에 청산명령을 내린 가운데 중국 매체들이 그 영향을 최소화하는데 주력했다.

29일 중국 관차저왕은 익명의 업계 관계자를 인용해 “이번 청산 명령의 법률 절차 의미와 시장 심리에 미치는 충격은 헝다그룹의 본토 업무와 리스크 해소에 미치는 영향보다 훨씬 더 크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2019년 1월 중국 최고인민법원과 홍콩특구정부 율정사(법무부)는 민사·상무 판결을 상호 인정하는 협정을 체결했지만, 해당 협정 3조에는 청산을 예외로 둔다는 내용이 포함됐다”며 “이는 홍콩 법원의 청산 결정이 본토에서 직접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2021년 중국과 홍콩 정부가 체결한 파산 상호 인정 협정에 따라 상하이, 선전, 샤먼 3개 시범도시에서 홍콩 청산인은 현지법원에 (판결) 승인 및 협조를 신청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외 채권자는 시범도시에서 헝다 자산 접근을 시도해 볼 수 있지만, 현재 헝다의 상태를 볼때 양질의 자산을 처분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면서 하물며 중국이 부동산 완공, 인도를 우선순위로 삼고 있는 상황에서 청산 집행이 더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앞서 이날 홍콩고등법원은 3280억 달러 규모(약 438조원)의 부채를 가진 헝다그룹에 청산 명령을 내렸다.

지난해 6월 헝다의 주요 투자자인 톱샤인글로벌이 헝다가 8억6250만 홍콩달러(약 1490억원)의 채무를 갚지 않았다며 청산 청구 소송을 제기한 데 따른 심리다. 이 심리는 7차례 연기됐다가 이번에 판결이 내려진 것이다.

청산 명령이 내려진 이후 헝다그룹은 정상 경영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샤오언 헝다그룹 집행이사(행정총재)는 홍콩법원의 결정이 나온 이후 발표한 입장문에서 “앞으로 그룹은 어려움과 문제점을 직시하고 모든 합법적 조치를 취하며 국내외 채권자의 합법적 권익을 보장하는 전제 하에 그룹의 정상적인 경영을 점진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샤오 이사는 또 “동시에 청산인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법에 따라 관련 절차를 이행하며 국제적 관례와 시장 규칙에 따라 채무를 해결하겠다”며 “이밖에 부동산 (완공 및) 인도 등 주요 업무도 안정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법원의 이번 청산명령이 관련된 것은 홍콩에 상장돼 있는 헝다그룹에만 국한돼 있어 현재 그룹 및 기타 지역 해외 자회사의 관리와 운영은 변함없다”면서 “그룹은 본토 업무와 경영의 안정을 위해 모든 조치를 취하고 부동산 인도 작업을 안정적으로 추진하려 한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ophis73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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