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각종 의혹에 법무법인·준법경영실 공동 내부 감사 착수
노조 “외부독립기구 준신위가 조사해야…경영·인적쇄신 시행하라

[서울=뉴시스]최은수 기자 = 카카오가 최근 김정호 경영지원 총괄이 제기한 각종 의혹에 대해 법무법인과 준법경영실 공동으로 내부감사에 착수한 것을 두고 노동조합이 외부독립기구인 준법과신뢰위원회(준신위)를 중심으로 감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4일 오전 카카오 노조는 본사에서 피켓팅 시위를 열고 이같이 주장했다.

노조는 이날 오전 카카오 6차 경영회의에 앞서 “경영실패 책임지고 인적쇄신 진행하라”, “일방적 리더십, 탐욕적 경영진”, “셀프쇄신 그만하고 크루참여 보장하라” 등 요구사항이 적인 펫말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또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를 비롯한 경영진과의 소통을 시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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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노조가 4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본사에서 피켓팅 시위를 열고 사측에 인적 및 경영쇄신을 촉구했다(사진=카카오 노조) *재판매 및 DB 금지

이날 노조는 김정호 카카오 경영지원 총괄이 폭로한 일련의 경영진 비위행위에 대해 외부독립기구인 준법과신뢰위원회가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홍은택 카카오 대표가 각종 의혹에 대해 공동체 준법경영실과 법무법인을 중심으로 조사단을 꾸려서 감사에 착수했다고 발표했으나 이는 독립성이 보장되기 어렵다는 게 노조의 주장이다.

이에 따라 최근 폭로된 경영진의 특혜와 비위행위를 독립기구인 준법신뢰위에 조사를 요청해 팩트체크를 진행하고, 그 결과를 크루들에게 공개해야 한다고 노조는 요구했다.

또 이들은 사측이 직원들의 문제제기에 대한 별다른 답변 없이 비공개 비상경영회의를 지속 운영 중인 것에 대해 불만을 제기했다. 카카오 노조 관계자는 “매주 비상 경영회의 내용을 직원들이 보도자료를 통해 확인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올 여름 진행한 시위에 대한 답변이나 대응조차 없다”라고 말했다.

노조는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가 이끌고 있는 경영쇄신위원회에 일반 직원의 참여를 보장해야 한다고도 주장하고 있다.

카카오는 이날 진행된 경영회의를 통해 최근 진행중인 모빌리티 업계 간담회 및 제도 개편 내용을 점검하는 등 경영쇄신방안 진행상황에 대해 공유하고 토론했다. 김범수 창업자는 이번주도 취재진들과 만나지 않고 곧바로 회의에 참석했다.

# 카카오 폭로전 김정호 사과… “스스로 징계 요청”

한편 김정호 카카오 경영지원총괄이 최근 자신의 SNS(소셜미디어계정)를 통해 회사 내부 문제를 폭로한 것에 대해 사측에 징계를 요청하고, 공식 사과하면서 카카오 내홍사태가 일단락될 전망이다.

김정호 총괄은 지난 3일 카카오 내부망에 “저는 스스로 윤리 위원회에 저에 대한 징계 여부를 요청했다”며 “100대0 원칙 위반”이라고 밝혔다.

카카오의 내부 원칙 중 ‘100대0’ 원칙은 카카오 내부에서는 모든 정보를 100% 공유하고 외부에 대해서는 절대적으로 보안을 유지하자는 뜻이다.

김 총괄은 “저 스스로 결정한 것으로, 공식 절차에 따라 진행될 것이며 결과에 따르겠다”라며 “많은 크루들에게 걱정 끼친 점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연일 언론 기사를 통해 저는 완벽하게 인격살인 당했다”며 “당시에는 저를 적극 방어하기 위해 페이스북에 글도 올리고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적극 해명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이게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 총괄은 “다시 한번 죄송하다”며 “하지만 움츠러들거나 위축되지 않고 계속 (쇄신을) 추진해서 발본색원하고 회사를 리뉴얼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김 총괄은 지난달 28일 자신이 카카오 직원 업무보고를 받던 중 고성과 함께 ‘개XXX”라는 욕설 갑질을 했다는 언론 보도가 이어지자 페이스북에 네 편의 글을 올려 욕설 논란에 대해 해명했다. 제주도 유휴 부지 공사 업체 선정을 두고 한 임원이 결재나 합의 없이 업체를 바꾸겠다는 사실에 분노해 문제의 욕설을 했다는 해명이다.

이밖에도 그는 법인 골프회원권, IDC/공연장 비리, 경영진에 편중된 보상 등 카카오 내부문제를 폭로했다. 그러나 김 총괄이 지목한 카카오 내부 임원과 직원들이 집단적으로 이의를 제기하는 등 극단적 내분 사태로 비화됐다.

김정호 총괄의 외부 폭로전은 이틀째인 지난달 29일 김범수 창업자와 김소영 카카오 준법과신뢰위원장의 카카오 내부 경영문제와 관련돼 개인적인 외부 소통을 자제해달라는 요청을 받고 일단 멈춘 상황이다.

카카오는 이후 본격적인 사태 수습에 나서왔다. 안산 데이터센터와 서울 아레나, 제주 ESG 센터 등의 건설과정 등 김 총괄이 제기한 의혹에 대해 공동체 준법경영실과 법무법인을 중심으로 조사단을 꾸려서 감사에 착수했다. 고가의 법인 골프장 회원권도 매각 절차에 들어갔다. 김정호 총괄의 욕설 논란은 외부 법인을 통해 조사하기로 했다.

김 총괄은 이날 새벽 경기도 성남시 판교 카카오 본사에서 개최된 6차 경영회의 참석에 앞서 취재진들을 만나 ”외부 소통을 이제 못한다”고 답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schoi@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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