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남주현 기자 = 원·달러가 약 4개월 만에 1280원대로 다시 내려앉았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종결 전망이 높아지는 가운데 미국 국채 금리 하락 기대에 달러 가치가 3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지면서다.
21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보다 2.4원 내린 1289.2원에 마감했다. 지난 8월1일(1283.8원) 이후 최저치다.
이날 환율은 전거래일 대비 3.6원 하락한 1288.0원으로 출발했다. 장중 등락을 거듭하다가 소폭 오르며 1280원대 후반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미국 국채 20년물 입찰이 양호하게 마무리된 영향이 반영됐다. 입찰 금리는 4.780%로 전월치인 5.245%를 크게 하회하며 고금리에 대한 부담이 완화됐다.
여기에 연준이 금리 인상 기조를 종료하고 내년부터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도 달러 가치를 끌어내렸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서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12월 금리를 동결할 확률은 99.9%로 치솟았다. 5월 인하 예상은 60.4%를 기록했다.
이 영향으로 달러화는 약세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의 상대적 가치를 의미하는 달러인덱스는 전날 103.487에 거래되며 0.430포인트 떨어졌다. 약 3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이날 장중 한때 103.18포인트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반면 증시 랠리는 원화 가치를 끌어올렸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9.22포인트(0.77%) 상승한 2510.42에 장을 닫았다. 2510선 탈환은 9월21일(2514.97) 이후 2개월 만이다. 외국인은 3531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코스닥은 3.93포인트(0.48%) 오른 817.01에 거래를 종료했다. 외국인은 152억원 어치를 사들였다.
위안화 강세도 원화에 힘을 더했다. 중국인민은행은 이날 역내 달러 당 위안 기준 환율을 7.1406위안으로 3개월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우리나라 경제는 중국 수출에 기댄 부분이 커 원화와 위안화는 동조화 현상을 보인다.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873.01원을 기록했다. 원·엔 환율이 870원대에 오른 것은 지난 14일(875.98원) 이후 5거래일 만이다.
오창섭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11월 미국 연준 FOMC 회의에서 2회 연속 금리가 동결된 가운데 미국 금리인상 종료 기대와 함께 미국 채권금리 급락에 주식시장이 강세로 전환하며 위험자산 선호 분위기와 함께 환율이 1280원에 진입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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