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James Jung 기자] “재무장관 책임이다.” “그의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 “장관이 숫자를 빼먹다니 놀랍다.”

지난 이틀간 억만장자 헤지펀드 투자자 스탠리 드러켄밀러와 미국 재무장관 재닛 옐런이 주고 받은 설전이다.

# 드러켄밀러, “장관이 실수한 것”

포문을 연 것은 드러켄밀러다. 그는 미국 국채 수익률 상승이 우려스럽다며 “저금리 시절 재무부가 장기 채권을 더 많이 발행했어야 했다. 그렇게 하지 않은 것은 재무장관의 책임이다”라고 말했다.

월가에서는 채권수익률 상승 원인을 놓고 국채 발행량 증가를 그 주범으로 꼽고 있다. 특히 만기가 긴 채권을 투자할 때 붙는 텀 프리미엄(Term Premium)을 주시하고 있다. 장기 국채 발행량이 증가하면서 프리미엄이 올라갔고, 채권수익률도 그만큼 더 높아졌다는 것.

재무부가 미리미리 장기 채권을 발행했더라면 지금처럼 텀 프리미엄이 높아지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드러켄밀러는 “평범한 사람들도 제로 금리 시절에 금리가 낮은 모기지 대출로 갈아타는데, 미국 재무부가 그런 생각을 못했다는 것은 장관의 책임이다”라고 일갈했다.

# 옐런, “국채 듀레이션 충분히 길다”

옐런 재무장관이 발끈했다. 옐런 장관은 CNN에 출연해 진행자가 드러켄밀러의 비판에 대한 의견을 묻자 “그의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바이든 행정부 들어 현재까지 국채를 발행해서 자금을 조달할 때 그 채권의 평균 만기(듀레이션)를 계산해보면 지난 수 십년래에 가장 길다는 것. 다시 말해 충분히 만기가 긴 국채를 발행했다고 반박한 것이다.

옐런 장관은 “우리는 월가의 전문가들과 정기적으로 대화하면서 국채 만기 분포를 예측한다. 미국 국채 시장을 풍부하게 하고, 유동성을 부여하는 것이 조달 비용을 낮추는데 꼭 필요하다. 재무부는 바로 그런 일을 한다”고 말했다.

드러켄밀러 같은 전문가가 재무부의 일을 모를 리 없다고 받아친 것.

# 월가, 미국 정부를 불안하게 보고 있다

드러켄밀러는 지지 않고 재차 반박에 나섰다. 그는 “재무부가 8조 달러나 되는 자금을 연준에서 가져다 쓰고 있는데 그걸 빼고 계산했다. 우리한테 필요한 것은 통합된 정부 부채 규모다. 장관이 숫자를 빼놓은 것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의 설전은 월가로 대표되는 금융자본이 현재 미국 재정 상황에 대해 얼마나 큰 우려를 가지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미국 정부는 33조 달러가 넘는 부채를 지고 있다. 국채 발행과 달러 프린팅으로 적자를 충당하는 위태로운 재정 정책을 쓸 수 밖에 없다.

한편 드러켄밀러는 친 비트코인 성향의 헤지펀드 투자자 중 한 명이다. 그는 “젊은 세대에게 비트코인이 인기를 끌고 있다는 것을 안다. 금보다 투자 성과가 좋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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