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미 인플레이션 둔화에 원·달러 환율이 하루 새 11원 가량 하락하며 11거래일 만에 1300원 아래로 내려갔다.

1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310.4원) 보다 11.5원을 하락한 1298.9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환율은 전거래일 보다 6.9원 내린 1303.5원에 개장한 후 1294.7원까지 저점을 낮췄다. 환율이 1300원 아래로 내려선 것은 지난달 30일(1299.0원) 이후 11거래일 만이다.

전날 발표된 소비자물가지수(CPI)에 이어 이날 발표된 생산자물가지수(PPI)도 시장 예상치를 하회하면서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시간으로 오후 3시 50분 현재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 거래일 보다 0.14% 하락한 100.55선에서 등락중이다.

간 밤 미 노동부가 발표한 3월 생산자물가지수는 계절 조정 기준 전월대비 0.5% 하락해 시장 예상치(0.0%)를 크게 하회했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초기였던 2020년 4월(-1.2%) 이후 3년 만에 최대폭으로 하락한 것이다. 전날 소비자물가가 둔화한 데 이어 도매 물가도 빠르게 내려가면서 인플레이션이 둔화되고 있다는 데 힘이 실렸다. 일반적으로 생산자물가는 소비자물가의 선행 지표로 받아들여 진다.

같은 날 발표된 노동지표는 둔화되는 모습을 보여줬다. 미 노동부는 지난주(4월 2~8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23만9,000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예상치(23만5000명)를 상회한 것으로 지난해 1월 이후 15개월 만에 최대 수준이다. 이는 고용시장이 둔화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전날 발표한 3월 미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동월 대비 5.0% 상승해 2월에 기록한 6.0% 보다 1.0%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인 5.1%보다 낮은 것이다. 2021년 5월 이후 1년 10개월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전월대비로도 0.1%올라 시장 전망치(0.2%)를 밑돌았다.

시장에서는 물가가 낮아지기는 했지만, 목표치를 여전히 웃돌고 있어 미 연준이 다음달 FOMC 회의에서 0.25%포인트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반영된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은 연준이 5월 FOMC에서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을 33.0%로, 0.25%포인트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을 67.0%로 반영하고 있다.

전날 외환당국과 국민연금간의 외환스와프 체결로 인해 롱심리(달러 매수)가 크게 꺾이면서 원화 강세로 작용하고 있다. 13일 외환당국이국민연금공단과 올해 말까지 350억 달러 한도 내에서 외환스와프 거래를 실시하기로 합의하면서 원·달러 환율이 15.3원 하락한 1310.4원에 거래를 마쳤다.

물가 지표 둔화로 뉴욕 주요 증시는 상승 마감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14% 상승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와 나스닥지수는 전장 보다 각각 1.33%, 1.99% 상승했다.

국채 금리는 상승 마감했다. 같은 날 뉴욕 채권시장에서 시장의 벤치마크 금리인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장 대비 1.44% 상승한 3.449%를 기록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전장대비 0.0% 상승한 3.9683%에 마감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오늘 환율은 달러화 약세 연장, 역내외 롱심리 진화, 위험선호 회복 등 대내외 호재를 반영해 1300원 아래로 내려섰다”며 “1차 저항선 돌파를 시도하던 역내외 롱플레이는 한은과 국민연금과 외환 스와프 체결을 발표하면서 일시에 진압했고, 물가지표 둔화로 인한 달러 약세, 위험선호 회복이 더해지면서 최근 아시아 통화대비 낙폭이 컸던 원화 약세도 되돌림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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