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우연수 기자 = 국민연금이 카카오에 대한 주주활동을 예고하면서 주가 향방에 관심이 쏠린다.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 시세조종 의혹과 카카오뱅크 대주주 이슈, 카카오모빌리티의 회계 감리 등 계속된 악재로 주가가 고점 대비 4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국민연금까지 팔 걷어붙인 이유는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54분 현재 전일 대비 650원(1.73%) 상승한 3만8250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날 공시를 통해 국민연금은 카카오와 카카오페이 주식 보유 목적을 ‘단순’에서 ‘일반’ 투자 목적으로 변경하며 본격적인 주주 활동을 예고했다. 단순 투자에서 일반 투자로의 목적 변경은 해당 기업에 주주 활동 강화 사유가 생겨 경영활동을 보다 예의주시하겠단 의미로 읽힌다.
국민연금은 일반 투자로 목적을 변경하면 서한을 보내고 면담을 진행하는 등 비공개 주주 활동에 나선다. 일반 투자 단계에서 보는 것들로는 ‘경영 참여’에 해당하지 않는 ▲배당 ▲임원 보수 ▲법령상 위반 우려로 기업 가치 훼손 내지 주주가치 침해 사안 ▲기후 ▲산업안전 관리 사안 등이 있는데, 최근 터진 일련의 사법리스크와 이에 따른 주가 하락과 관련해 사태를 파악하기 위한 결정으로 보인다.
서한·면담 등 비공개 대화를 시도하고서도 1년이 지나도록 개선이 없으면 해당 기업을 중점관리 기업으로 선정한다. 그 이후 1년 뒤에도 개선되지 않으면 중점관리 기업으로 선정한 사실을 공개하고, 여전히 개선이 보이지 않으면 이듬해 주주제안 등 적극적 주주활동의 단계로 넘어간다.
최근 카카오는 SM엔터테인먼트 시세 조종 의혹으로 경영진들이 대거 기소된 데 이어 갑질, 회계분식 논란에까지 휩싸이며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에 국민연금도 5% 이상 보유 주주로서 관여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은 자본시장법을 위반한 혐의로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등 법인 2곳과 배재현 공동체투자총괄 대표 등 임직원 3명을 26일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넘겼다. 이들은 에스엠 인수 과정에서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하기 위해 인위적으로 주가를 끌어올렸단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카카오 법인의 혐의가 확정되면 카카오는 카카오뱅크의 대주주 지위를 잃게 된다. 에스엠 인수도 없던 일이 될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카카오 택시에서도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는 카카오모빌리티의 시장 지배적 지위 남용 행위에 대해 제재에 착수했으며, 금감원은 가맹사 이중 계약에 의한 매출 부풀리기 의혹을 조사하고 있다.
◆4분의 1토막 카카오 주가, 어디로 가나
2021년 6월 장중 17만3000원을 찍으며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던 카카오 주가는 현재 고점 대비 4분의 1에 불과한 3만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당시 카카오 시총은 70조원대를 기록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니긋에 이어 시총 3위를 기록했지만, 지금은 17위까지 밀려났다.
증권가는 올해 카카오의 사업 성과가 아쉬웠다고 평가했다. 내년 주가 회복의 관건이 인공지능(AI) 수익화 모델 도출과 글로벌 피어(peer·동종업계) 그룹의 실적의 회복에 있다고도 내다봤다.
카카오 목표주가를 하향한 김진구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엔터테인먼트의 법률적 이슈를 고려해 카카오뱅크 지분 가치 산정시 할인율을 기존 20%에서 50%로 확대 적용해 리스크를 가치 산정에 투여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업 가치 개선의 본질적 트리거가 인공지능(AI) 사업 전략의 구체화와 톡 기반 식뉴 서비스 보완에 있다고 봤다.
이효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투자 테마는 플랫폼에서 생성 AI로 이동했는데 카카오는 상대적 열위”라며 “이를 고도화하고 수익화할 방안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 “글로벌 피어의 실적 회복 탄성이 높아진다면 주가 반응도 커질 것”이라며 “자체 AI 기반의 의료(카카오헬스케어) 혹은 기업·개인 간 거래(B2C)에서 수익화를 이룬다면 내년 투자자 관심은 높아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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