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이제인 기자] 뉴욕 커뮤니티 뱅코프(NYCB)가 위기를 기회로 만든 승자에서 골칫거리로 전락했다고 10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NYCB는 2022년 말 모기지 대출업체 플래그스타 뱅코프를 인수하며 크기를 거의 두 배로 키웠다. 2023년 봄 실리콘밸리뱅크(SVB)가 촉발시킨 뱅크런은 NYCB에게 더 큰 기회를 제공했다.
뱅크런의 또 다른 피해자인 시그니처 은행의 일부를 인수한 것. 이로써 NYCB는 소규모 상업용 부동산 대출을 취급하는 지역 은행에서 일약 중위권 상업은행으로 도약할 수 있었다.
NYCB는 그러나 곧바로 승자의 저주에 걸렸다. 주식과 신용등급이 급락하고, 자산 건전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NYCB는 지난 4분기에 대규모 손실을 기록했다. 그동안 주주들에게 줬던 배당금도 대폭 삭감했다.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침체로 대출 포트폴리오가 부실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낳았다.
지난주 NYCB는 경영진을 대폭 개편했다. 알레산드로 디넬로 전 플래그스타 최고경영자(CEO)가 이사회 의장으로 임명됐다. 디넬로는 은행 자산 매각과 조직 축소를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NYCB 사태는 은행 업계 전반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 WSJ은 그러나 “미국 경제가 강하고 은행에 대한 이자율 압박도 완화되면서 SVB 뱅크런과 같은 위기 전염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보도했다.
NYCB는 불어난 몸집을 줄이고, 제3자와 협력해 자본을 강화하는 방법을 모색하면서 위기에서 벗어날 길을 찾고 있다. 문제는 NYCB 고객들의 움직임이다. 은행 예금이 더 이상 안전하지 않다고 생각하면 제2의 SVB가 될 수도 있다.
엘리자베스 파크 캐피탈 매니지먼트의 대표이자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프레드 커밍스는 NYCB를 오랫동안 신용 분야에서 승자로 평가했다. NYCB는 뉴욕시의 상업용 부동산에서 큰 역할을 하며, 특히 임대가 안정된 아파트 건물 소유주에게 대출을 제공해왔다.
하지만 커밍스는 “그 집중이 이제는 수익성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부동산 경기가 위축되면서 아파트 마저 임대 수익을 보장하기 어려운 처지가 된 것.
커뮤니티 하우징 개선 프로그램의 집행 이사 제이 마틴은 “문제의 다가구 주택 대출 중 재융자를 받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부동산 소유주가 12명 이상 있다”며 “큰 문제를 일으킬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시그니처 은행의 고객이었다가 NYCB로 옮긴 래리 델슨은 NYCB에 대한 최근의 뉴스를 접한 후 비상 조치를 취했다.
델슨은 “비즈니스 계좌에서 약 20만 달러를 다른 은행으로 옮겨 예금 보험 한도에 가까워지게 했다”고 말했다. NYCB가 파산하더라도 예금자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일부 예금을 인출한 것.
델슨은 “일단은 지켜보고 기다리겠지만, 연방 정부가 SVB 뱅크런 당시처럼 예금자 보험 한도를 무제한으로 올릴 것인지는 확신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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