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썸, 하루 거래량이 3조원..빛좋은 개살구?

실제 거래대금, 100 미만..순위는 146위

마케팅으로 고객 자전거래 유도->거래 촉진

빗썸의 비싼 마케팅 왜? 상장·인수 ‘겨냥’..고객은 ‘외면’

[블록미디어 명정선기자] 글로벌 거래량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암호화폐 거래소 빗썸이 보고된 거래량(Reported volume) 과 실제사용자에 의해 거래된 조정된 거래량(Adjusted volume)의 차이가 최대 1만5000배 이상 차이가 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빗썸, 하루 거래량이 3조원..빛좋은 개살구?

암호화폐 거래소 API에서 공개 소스 데이터를 가져오는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현지시각 5일 오후 9시기준 빗썸의 거래량(Reported volume)은  31억 6193만 달러(원화 약 3.5조원)로 글로벌 1위를 기록했다.  7억5600만 달러를 기록한 비트맥스는 2위,  바이낸스는 6억7300만 달러로 3위였다.

빗썸은 지난달 부터 꾸준히 10억달러 이상 거래량을 유지하면서 글로벌 상위에 랭크됐다. 또 이달 1일 17억 1121만 달러를 기록한 데 이어, 2일과 3일은 각각 22억달러와 28억달러, 지난 4일에는 32억달러(원화 약3.5조)로 거래 규모를 확대하며 톱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 암호화폐 시장이 부진한 것을 고려하면 빗썸의 거래량은 단연 압도적이다.

◇실제 거래대금, 10억 미만?..순위는 146위

흥미로운 것은 거래량(Reported volume) 1위였던 빗썸이 조정된 거래량(Adjusted volume)에서는 100위권에도 들지 못했다는 것이다. 조정된 거래량 (Adjusted volume)은 거래 마이닝이나 수수료 리베이트와 같은 특정 수수료 유형을 배제한 데이터 즉, 실제 수수료를 내고 거래하는 사용자에 의해 거래된 대금을 뜻한다.

실제 17억달러의 거래량을 보였던 지난 1일 빗썸은 조정된 거래량에서는 28만 812달러를 기록 10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3일과 4일에도 14만 4640달러,137만 2924달러가 거래대금의 전부였으며 거래순위는 146위권까지 밀려났다.  심지어 그 격차는 1만5000배까지 벌어졌다. 이후 81만 달러로 거래량이 조금 늘었지만 같은 날 명목 거래량 32억5014만달러에 비하면 터무니없이 적은 수준이다. 같은 기간 바이낸스와 오케이EX, 후오비의 보고된 거래량(Reported volume)과 조정된 거래량에 거의 차이가 없는 것과는 큰 대조를 이룬다.

이 같은 차이에 대해 코인마켓캡은 “조정된 거래량은 수수료가 없는 거래를 배제한 데이터를 반영한 것”이라며 “빗썸(Bithumb)의 경우 수수료 리베이트를 포함한 마케팅이나 이벤트를 진행할 경우 (수수료가 없기 때문에)  실질 거래량을 웃도는 거래가 일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명목 데이터는 일시적인 마케팅 혹은 리베이트에 의한 거래가 반영된 허위 거래량일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커뮤니티 회원이 지적한 빗썸 트레이더의 Washing trade

 

빗썸은 지난 8월에도 매수와 매도 모든 거래 수수료에 대해 최대 120%의 환급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실시한 바 있다. 투자자는 프로모션 코드( 0.15 x 120%= 0.18% 페이백)을 통해 모든 거래에서 0.18%의 환급을 받을 수 있다. 만일 트레이더가 자신이 내놓은 매물을 스스로 되사는 이른바 ‘자전거래(워싱 트레이드)’를 진행하면 0.36%의 환급을 받을 수 있다. 빗썸은 10월에도 거래금액 상위 300명 대상으로 에어드랍 혹은 3BTC 제공 등 300억원 가량의 리베이트 마케팅을 제공하고 있다.

빗썸 10월 마케팅 이벤트

이에 대해 이코노미스트이자 암호화폐 분석가인 알렉스 크루거는  “빗썸의 마케팅은 트레이더로 하여금 자전거래를 유도하고 있다“며 ”트레이더가 100만 달러를 갖고 자전거래(Washing trade)를 시행하면 수수료를 빼고도 매일 15만 달러를 벌어들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이런 거래를 하루 24시간 진행하면 2억 5000만달러의 거래량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알렉스 크루거 블로그

◇빗썸의 비싼 마케팅..이유는? 상장·인수 ‘겨냥’..고객은 ‘외면’

빗썸이 하루에 1억원 이상 돈을 쓰면서 거래금액을 늘리려고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암호화폐 업계에서 트레이딩 볼륨(거래량)은 플랫폼을 평가하는 중요한 기준 가운데 하나다. 프로젝트 입장에서도 유동성이 풍부한 플랫폼을 선호하기 마련이다. 실제 이 기간 빗썸에 프로젝트를 상장시킨 A 대표는 “해킹이나 보안 등 많은 문제가 있었음에도 프로젝트들이 빗썸 상장을 원하는 이유는 일본 대형 거래소 두 곳을 합한 것보다 트레이딩 거래량이 더 많았기 때문”이라며 “이번 결과에 대해 놀랐다”고 전했다.

빗썸이 비싼 마케팅을 통해 글로벌 랭킹 상위 거래소라는 명성을 유지하려고 했던 데에는 최근 인수 작업 등 행보와도 무관하지 않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빗썸은 거래소 볼륨 상위에 랭크된 지난달 BK컨소시엄에 4000억원에 인수됐으며 이달 초에는 미국 핀테크 기업 ‘시리즈원(seriesOne)’과 MOU(양해각서)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대한 투자자 반응은 싸늘하다. 암호화폐 커뮤니티 한 회원은 “빗썸은 마케팅에 1억 넘게 돈을 쓰고 있지만 정작 고객의 마음을 얻지 못하고 있다.”며 “보이는 거래량만 중시하는 플랫폼을 어떻게 믿으라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이와 관련 거래소빗썸 관계자와 통화를 시도했으나 이에 대한 입장을 들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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