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경 칼럼니스트] 지난해 마이크로소프트의 블록체인 기반 신원증명(Decentralized IDentity, DID) 도입 소식이 전해지며 자체 플랫폼을 구축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됐다. 국내에서도 최근 블록체인 기반 신원증명과 관련된 소식이 연일 쏟아지고 있다. 블록체인 기업들이 추진하고 있는 다양한 사업의 중심에 DID기술이 자리잡고 있다.

신호탄은 코인플러그가 올렸다. 코인플러그는 지난 5월 서울교통공사 및 위홈과 함께 스마트관광 플랫폼 서울메트로스테이를 구축하며 신원인증의 실제 사용사례를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이후 애플, 페이스북, SK텔레콤도 신원증명 관련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대외적으로 공개했다. 2019 블록체인 공공선도 시범사업자로 선정된 라온시큐어도 병무청과 함께 인증서 없는 민원서비스 제공을 위해 블록체인을 활용하는 신원증명 플랫폼 구축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지난 주말에는 좀 더 많은 사업자가 컨소시엄 형태로 참여하는 신원증명(DID) 사업이 공개됐다. 삼성전자,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KEB하나은행, 우리은행, 코스콤 등 7개 회사가 삼성전자가 내년 출시할 차세대 전략 스마트폰의 신원지갑을 이용해 블록체인 기반 신원증명(모바일 전자증명) 사업을 하기로 합의한 것이다.

앞서 공개된 사업들이 단일 사업자를 중심으로 전개된 형태였다면, 앞으로는 사업자들이 뭉친 컨소시엄 형태로 DID 사업이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월말 한국전자서명포럼과 한국FIDO산업포럼은 블록체인 활용 DID 기술표준 마련을 위한 세미나를 개최해 DID 얼라이언스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한편 글로벌 얼라이언스를 추진할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중요한 점은 DID 얼라이언스는 필요하지만 이 얼라이언스가 어떤 측면에서 이뤄지고 있는지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술 표준화를 위한 얼라이언스를 만드는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집단이기주의 성향을 내제하고 있다면 견제해야 한다. 얼라이언스 간의 기술 파편화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술의 발전은 우리 삶의 긍정적인 변화를 앞당기지만 기술의 파편화로 인한 상호호환성 이슈는 항상 따라다녔다.

웹 환경이 대표적이다. 웹을 즐기기 위해서는 인터넷 글로벌 표준 언어를 기반으로 웹을 개발해야 한다. 이렇게 개발된 웹을 이용자들은 다양한 브라우저로 즐길 수 있다. 문제는 글로벌 표준 언어와 웹 브라우저의 종류가 다양하다는 것에서 발생한다. 다양한 웹 서비스가 등장하면서 파편화가 시작되고 있다는 것이다. 모바일 환경의 디바이스들도 파편화 되고 있다. 안드로이드 OS(운영체제)가 대표적인 사례다.

새로운 환경이 조성되기 위해서는 필요한 서비스나 플랫폼이 등장할 수밖에 없다. 당연히 이를 조율할 수 있는 표준화 기구가 필요하다. 앞서 언급한 웹 브라우저 문제는 글로벌 표준화 논의를 위해 웹표준화기구 월드와이드웹컨소시엄(W3C)이 구성돼 활발한 논의를 하고 있다. 탈중앙화 신원 증명(DID)도 표준화 기술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앞으로 탈중앙화 신원증명 기술 표준화를 어디에서 주도하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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