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CA: 2019 –07–03

[글 = 후안 빌라베르데: Weiss Ratings Editor]

 

지난 몇 주간 페이스북의 리브라에 관한 이야기와 글이 너무 많이 나와서 사람들을 매우 어지럽게 만들고 있다.

그러나 암호화폐 세계에서 자주 목격되는 것처럼 리브라에 관한 이야기와 글의 많은 부분은 사실을 잘못 호도하거나 진실이 아니다.

예를 들면 어떤 사람들은 리브라를 “암호화폐”라고 부른다.

맞다. 리브라는 암호화폐 기술을 사용한다. 그러나 처음부터 우리는 특정 기술과 관계 없이 암호화폐를 규정하는 근본적 원칙은 탈중앙화임을 지적해왔다.

리브라는 그 원칙을 거부한다. 리브라는 중앙화됐다. 그리고 페이스북과 우버, eBay, 마스터카드, 스포티파이, 보다폰 등 강력한 기술기업과 핀테크업체들로 구성된 컨소시엄이 리브라를 후원, 발행, 통제한다.

다른 사람들은 리브라를 상장지수펀드(ETF)와 같은 투자 도구의 형태로 간주한다.

맞다. 리브라는 명목화폐와 해당 국가의 화폐로 표기된 국채 등 금융자산의 지원을 받을 것이다. 하지만 ETF나 뮤추얼펀드와 달리 리브라는 그런 유가증권의 주식은 아니다. 리브라를 지원하는 유가증권이 상승하더라도 리브라의 가치는 오르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그런 유가증권에서 발생하는 이익에 대한 배당금도 지불하지 않을 것이다.

그와 정 반대로 리브라 가치는 고정될 것이다. 리브라를 지원하는 기업 컨소시엄이 모든 이윤을 갖게 된다. 그리고 가치 저장 내지 교환 수단으로서의 용도 이외 리브라 소지자들에게는 아무것도 돌아가지 않을 것이다.

페이스북의 계획에 포함된 현재의 투명성 수준을 감안할 때 이런 오해가 생긴다는 것은 매우 이상하다.

리브라가 암호화폐라고 주장하는 진영과 리브라가 ETF와 유사하다고 생각하는 진영간 논쟁이 격화되는 것은 더욱 이상한 일이다.

나는 양쪽 모두 틀렸다고 말하겠다.

다시 밝힌다:  리브라는 암호화폐가 아니다. 그리고 투자 수단도 아니다. 그 보다는 오히려 …

 

리브라는 하나의 새롭고 혁명적인 형태의 명목화폐다.

리브라는 한 가지 주된 이유 때문에 혁명적이다:

 

역사상 처음으로 우리는 주권 국가가 아니라 엄청난 규모의 대기업들이 후원하는 화폐의 등장을 목격하고 있다.

이것이 리브라를 진정 혁명적 존재로 만든다. 리브라를 혁명적으로 만드는 것은 리브라의 기술이 아니라 돈의 사유화다.

전통적 명목화폐에서는 하나의 독립체가 통화를 발행한다. 그 독립체는 완전한 믿음과 신용 – 자신들의 영역에 있는 모든 자산과 생산력을 동원해 그 화폐를 지원한다. 또 독립체는 다양한 자산, 특히 다른 명목화폐와 그런 화폐로 표기되는 채권으로 구성된 준비금을 유지한다.

 

익숙한 내용인가? 그럴 것이다. 리브라가 정확히 그렇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리브라와 관련해 새롭고 특별한 것은 달러, 파운드, 유로, 엔화와 달리 리브라를 발행하는 독립체가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몇몇 기업들로 구성된 그룹이라는 점이다.

 

리브라는 현대에는 한번도 존재한 적이 없는 형태의 화폐다.

사설 화폐다.

기업이 스폰서 하는 돈이다.

 

리브라가 암호화폐들이 사용하는 기술과 동일한 분산원장기술(DLT)을 사용한다는 사실은 단지 목적을 위한 수단일 뿐이다.

그리고 그 목적은 리브라 컨소시엄에 참여하고 있는 어느 한 회사가 자산에 대한 완전한 통제력을 확보하지 못하게 방지하는 것이다. 대신 리브라라는 새로운 형태의 돈에 관한 결정은 위원회에서 이뤄진다는 것이 리브라의 구상이다.

컨소시엄 구성원들은 모두 하나의 투표권을 행사한다. 그리고 분산원장기술은 정책결정 규칙을 집행하기 위한 메커니즘으로 사용된다.

 

민간부문의 중앙은행 같은 것인가?

여러 면에서 그렇다!

 

리브라 모델은 중앙은행들의 작동 방식으로부터 많은 것을 차입했다.

리브라 컨소시엄을 연방준비제도 같은 종류의 조직으로 생각해 보자.

그리고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각 기업들을 미국의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참여하는 한 명의 이사 내지 대표라고 생각하면 된다.

 

소유권 분산이라는 관점에서 리브라의 위치는 어디인가?

리브라는 아마도 정부가 발행한 화폐 보다는 덜 중앙화될 것이다. 그러나 비트코인과 같은 암호화폐들의 탈중앙화 수준에는 접근 조차 하지 못할 것이다.

따라서 …

 

리브라는 암호화폐의 성장과 무슨 관계가 있나?

실제로 많은 관계가 있다.

첫째, 규모가 크고 작은 많은 기업들에게 자체 화폐 창조를 시도하도록 영감을 불어넣은 것은 비트코인의 상대적 성공이다.

비트코인이 등장하기 전에는 변두리 커뮤니티들만 그런 생각을 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과 같은 새로운 암호화폐 시대에는 매주 하나의 새로운 암호화폐 아이디어가 태어나는 것 같다.

둘째, 페이스북과 컨소시엄은 분산원장기술에 큰 신뢰성을 부여할 것이다.

이는 암호화폐를 주변부에서 중심부로 옮기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리고 리브라가 다른 암호화폐들과 직접 관련되지 않더라도 리브라는 암호화폐에 대한 보다 폭넓은 관심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투자자들은 자신들이 만지거나 느낄 수 없는, 그리고 은행에 예금하거나 은퇴 계좌에 넣을 수 없는 자산에 보다 편안해질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리브라를 비트코인, 이더리움, 그리고 다른 암호화폐로 직접 변환할 수 있는 손쉬운 메커니즘을 제공해줄 미래의 플랫폼을 꿈꿀 수 있다.

여기 더해서 이 같은 돈의 진화에 기여했을 수 있는, 거의 언급되지 않은 또 하나 요소가 있다.

 

비트코인과 알리페이의 융합?

중국에서 탄생한 알리페이는 단순한 결제 앱으로 출발했다. 그러나 이후 (사용자 숫자 기준) 중국 최대 상업 은행으로 성장했다.

중국 정부의 단속이 있기 전 알리페이는 중국 중소기업의 절반에 서비스를 제공할 정도로 규모가 컸다.

그리고 오늘 리브라를 비트코인과 알리페이를 합쳐 놓은 것으로 생각한다면 과녁에서 크게 벗어난 것은 아닐 것이다.

 

리브라는 비트코인과 알리페이의 개념을 모두 차용한다 – (a) 자유롭고 개방적인 암호화폐 자산 (b) 중앙화 된 결제 앱.

알리페이 또는 위챗(WeChat)은 너무 겁을 먹거나 너무 근시안적이어서 완전 새로운 암호화폐를 만들어내지 못했을 수 있다; 그들은 정부가 허락하는 것만 고수한다.

그러나 이제 페이스북과 페이스북이 참여하는 컨소시엄은 한 걸음 더 멀리 내디뎠다.

그리고 최종 결과는 정부 발행 화폐도, 탈중앙화 된 암호화폐도 아닌, 양자 혼합으로 나타났다.

일부 회의론자들은 리브라는 지나가는 유행이며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한다.

나는 그들도 틀렸다고 생각한다. 그들의 생각이 어느 정도 맞을 수는 있지만 중요한 포인트 하나를 놓치고 있다.

 

수백억달러 규모의 대기업들이 지금처럼 독자적 형태의 화폐 창조에 착수한 것은 역사상 처음이다. 이것 자체로 금융세계를 변화시킬 것이다. 그리고 주권 국가 정부들이 그들을 저지할 있는 방법은 거의 없다.

비트코인은 세계의 통화 시스템을 영구적으로 바꿔놓았다. 비밀이 탄로됐다.

 

기업이 스폰서 하는 화폐건, 아니면 순수한 암호화폐건 정부가 돈을 독점적으로 발행하고 통제하는 시대는 얼마 남지 않았다.

번역/정리 = 장도선 뉴욕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