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기술주를 중심으로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큰 폭의 하락을 연출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협상 결과를 낙관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지배적인 데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외교 협회 연설에서 기대만큼 강한 금리인하 의지를 보이지 않았다는 해석이 주가를 끌어내렸다.

다우존스 지수 일간 추이 [출처=인베스팅닷컴]

25일(현지시각) 다우존스 지수가 179.32포인트(0.67%) 떨어진 2만6548.22에 거래됐고, S&P500 지수는 27.97포인트(0.95%) 밀린 2917.38을 나타냈다. 나스닥 지수는 120.98포인트(1.51%) 급락하며 7884.72에 마감했다.

장 초반부터 안전자산의 강세와 주가 약세가 두드러졌다. 미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장중 한 때 2.0% 선 아래로 재차 밀렸고, 금 선물은 온스당 1445달러까지 오르며 6년래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이와 달리 IT 섹터를 필두로 뉴욕증시가 하락한 것은 미국과 중국 정상회담을 둘러싼 회의론과 실물 경기 한파에 대한 우려와 무관하지 않다.

이날 미국 한 고위 정책자는 로이터와 익명을 요구한 인터뷰에서 “양국 정상회담의 가장 큰 목적은 협상 재개일 뿐 합의 도출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3000억달러 물량의 중국 수입품에 대한 추가 관세가 보류될 수도 있지만 장담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파월 의장의 연설도 투자자들을 다소 실망시켰다는 분석이다. 그는 오후 뉴욕 외교협회의 컨퍼런스에서 가진 연설에서 연준이 정치권의 압박에 휘둘리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무역 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과 주요국 경기 둔화 등 앞으로 금리인하를 압박하는 요인이 상당수”라며 통화완화 가능성을 시사했지만 주식시장은 낙폭 확대로 반응했다.

이와 함께 당장 7월 통화정책 회의에서 50bp(1bp=0.01%포인트)에 달하는 공격적인 금리인하가 필요하지 않다는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 루이스 연준은행 총재의 발언도 주가 하락에 무게를 실었다.

경제 지표 부진도 이날 주식시장과 안전자산의 명암을 갈라 놓은 배경으로 꼽힌다. 미 상무부가 발표한 5월 주택 판매는 7.8%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고, 컨퍼런스 보드가 공개한 6월 소비자신뢰지수는 121.5를 기로개 전월 131.1에서 하락한 동시에 2017년 9월 이후 최저치로 후퇴했다.

키 프라이빗 뱅크의 브루스 맥케인 최고투자전략가는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파월 의장은 이날 연설에서 경제 지표를 근간으로 정책 결정을 내릴 것이라는 뜻을 밝힌 셈”이라며 “문제는 경제 지표가 둔화되고 있지만 위기 상황은 아니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종목별로는 애브비가 알러간을 630억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한 가운데 16% 가량 폭락했고, 알러간은 26% 폭등했다.

페덱스는 장 마감 후 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2% 선에서 하락했고, 건설 업체 레나는 긍정적인 실적 전망에도 지표 둔화를 빌미로 6% 가까이 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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