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암호화폐의 전반적인 강세 열기 속에서 비트코인 가격이 13개월간 최고치인 9000달러를 돌파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에 따른 세계적 불안정에 대한 헤지 수단으로 부각된 데다 페이스북이 암호화폐 발행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비트코인을 비롯한 주요 암호화폐는 최근 랠리를 펼치고 있다.

17일(현지시간)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이날 9381.82달러에 거래돼 13개월간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비트코인 등 주요 암호화폐 가격은 급락했다. 투자자들은 더 많은 기관이 암호화폐를 지지하고 미국과 중국의 무역 협상이 난항을 이어가는 가운데 페이스북 역시 디지털 코인 발행을 계획한다는 소식이 들리면서 최근 암호화폐의 강세로 이어졌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월스트리트저널(WS)에 따르면 세계 최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기업 페이스북은 비자와 마스터카드, 페이팔 홀딩스, 우버 테크놀러지와 암호화폐 관련 계약을 맺었다. 리브라(Libra)로 불리는 디지털 코인은 내년 출시될 예정이다.

비트코인과 암호화폐가 기반한 블록체인 기술은 결제에 거의 활용되지 않지만, 페이스북은 수십억명에 달하는 페이스북 사용자들이 암호화폐에 기반한 결제 시스템을 확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가상화폐 이미지 [사진=블룸버그]

블록체인 캐피털의 스펜서 보거트 제너럴 파트너는 코인데스크에 페이스북의 암호화폐 발행 추진이 올해와 내년 가장 강력한 외부 순풍이라고 지적했다. 페이스북의 암호화폐가 순환적 경제를 형성해 디지털 자산을 획득하는 과정의 마찰을 완화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디지털 통화에 투자하는 자산운용사 아카(Arca)의 래인 스타인버그 대표 겸 공동 창업자는 WSJ에 미국과 중국의 무역 관련 긴장감이 비트코인에 긍정적인 촉매제가 됐다고 설명했다.

스타임버그 대표는 “명확히 이해할 수 없으며 조작할 수 없고 부풀릴 수 없는 자산이 가치의 저장수단이 되는 디지털 세계에서는 그것에 대한 수요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식과 채권, 금, 원유 등 주요 자산의 가격이 올해 들어 오름세를 보인 가운데 비트코인은 유난히 두드러진 랠리를 펼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올해 들어 15% 상승했으며 원유 선물과 금 선물은 각각 16%와 4.8% 상승했다. 반면 비트코인의 올해 상승률은 154%에 달한다. 다만 비트코인은 2만 달러에 근접했던 사상 최고치에는 여전히 도달하지 못하고 있다.

해킹과 사기와 같은 이슈들은 여전히 암호화폐에 대한 우려로 남아 있다. 자산 운용사인 모건 크릭 디지털의 앤서니 폼플리아노 창업 파트너가 이달 초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세계 불안정에 대한 헤지 자산의 역할을 하고 있다.

암호화폐 프라임 딜러인 SFOX는 중국이 60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재화에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힌 지난달 S&P500지수와 비트코인 사이에 완벽에 가까운 역상관 관계가 형성됐다고 분석했다. 폼플리아노 파트너는 “기관 투자자들이 암호화폐에 대한 익스포저가 있어야 하냐는 문제와 관련해 이것이 핵심 논쟁”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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