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이정화 기자] 6일(현지시간) 크립토폴리탄에 따르면 미 재무장관 스콧 베센트가 억만장자 테크 기업가 일론 머스크를 공개적으로 비난했다. 머스크가 새로운 정당 창당을 선언한 지 하루 만이다.
미국 연방선거위원회(FEC)에 따르면 머스크는 토요일 ‘아메리카당(America Party)’을 정식 등록했다. 이에 대해 베센트 장관은 한 TV 생방송 인터뷰에서 “대부분의 미국인은 그를 루저라고 생각한다”며 “정치가 아닌 자신의 기업 경영에 집중하라”고 일침을 가했다.
일론 머스크는 지난 2주간 SNS ‘X’를 통해 제3정당 창당 의지를 피력해 왔으며, 트럼프 대통령 및 공화당과의 결별 이후 본격적인 행동에 나섰다. 계기는 ‘원 빅 뷰티풀 빌(One Big Beautiful Bill Act)’로 알려진 초대형 법안 통과였다.
이 법안은 지난 금요일 트럼프 대통령에 의해 서명됐고, 머스크는 해당 법안이 자신이 이끌었던 ‘정부 효율화 부서(DOGE)’의 성과를 무력화한다고 주장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일론은 인기도 없고 정치도 안 맞는다”
베센트 장관은 “DOGE의 정책 목표는 높이 평가하지만, 머스크 본인은 대중적인 지지를 얻지 못하고 있다”며 정치 참여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머스크는 지난 5월 트럼프 행정부의 정부 자문 역할에서 자진 사임한 바 있으며, 이후 트럼프와의 관계도 소원해졌다. 이번 인터뷰를 통해 베센트 장관은 그간의 외교적 태도를 벗고 본격적인 비판을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CNN과의 인터뷰에서 베센트는 머스크의 정치 행보에 대해 “머스크의 회사 이사진들도 그가 다시 기업 운영에 집중하길 원할 것”이라며 “정치보다 비즈니스에 집중하라는 메시지를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논란의 중심인 ‘원 빅 뷰티풀 빌’은 향후 10년간 3.9조 달러의 재정적자를 초래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책임 있는 연방 예산 위원회’가 산출한 수치다.
머스크는 해당 법안이 “DOGE의 모든 노력을 조롱거리로 만들었다”고 비판하며, DOGE가 “모든 비판의 희생양이 되었다”고 주장했다.
몸싸움, 막말, 추방 위협까지… 긴장 고조
이번 갈등은 단순한 말싸움에 그치지 않았다. 보수 성향 팟캐스트 진행자 스티브 배넌에 따르면, 지난 4월 트럼프와의 긴장감 넘치는 회의 후 머스크가 베센트 장관에게 몸을 부딪치는 일이 벌어졌다고 전했다. 베센트는 이에 대해 부인하지도, 인정하지도 않았다.
몇 주 후 팟캐스트 ‘팟 포스 원(Pod Force One)’에 출연한 베센트는 “나는 닌자, 머스크는 바이킹”이라며 둘 사이의 갈등을 간접적으로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직 머스크에 대한 공식적인 비판은 자제하고 있지만, 연방 보조금 축소나 심지어 추방 가능성까지 시사하며 경고성 발언을 내놓은 바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인 머스크는 현재 미국 시민권자다.
일각에서는 머스크가 법안을 반대한 이유가 테슬라에 불리하게 작용한 바이든 시대의 친환경 보조금 철회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그러나 머스크는 이러한 해석을 부인하고, 연방 부채 급증이 핵심이라고 주장했다.
아메리카당, 집중 공격형 전략 예고
머스크는 아메리카당을 통해 전국적인 정당보다는 몇몇 박빙 지역구를 정밀 타격하겠다는 전략을 밝혔다. 이는 고대 그리스의 전쟁 영웅 에파미논다스가 ‘레우크트라 전투’에서 사용한 전술을 인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정당 후보자나 타깃 지역구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머스크는 공식적으로 정당 등록을 마쳤으며, 향후 미국 의회의 권력 균형을 뒤흔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직접 출마할지는 언급하지 않았으나, 현재로서는 전국 정당 구축보다는 특정 지점에서의 영향력 행사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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