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James Jung 기자] 14년만에 깨어난 비트코인 지갑이 디지털 자산시장에 파문을 던졌습니다. 8만 개에 달하는 BTC가 새로운 지갑으로 이동한 것이 온체인 데이터로 확인됐기 때문입니다.
이 지갑의 주인을 놓고 시장에서는 다양한 해석이 나옵니다. 문제는 그가 정말 사토시 나카모토라면 비트코인 이동이 계속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블록미디어는 사토시가 직접 채굴한 비트코인 수량, 그가 보유한 것으로 추정되는 지갑, 만약 사토시가 귀환할 경우 시장에 미칠 영향 등을 심층 분석했습니다.
제미나이 AI를 활용했으며, 45 개의 웹문서를 열람했습니다. 모두 네 편의 분석 기사로 정리했습니다.
사라진 창시자, 비트코인 110만 개의 행방은?
사토시 나카모토는 비트코인을 만들었습니다. 그가 채굴자로서 얼마나 많은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는지 다수의 연구자들이 추정치를 내놓고 있습니다.
사토시 비트코인을 식별하고 정량화하는 데는 과학적 방법론이 활용됩니다. 기술적인 ‘방법’에서 정량적인 ‘규모’까지 분석을 시도했고, 사토시 채굴의 행동적 특성도 살펴봤습니다.
파토시 패턴, 독특한 채굴 습관
사토시 나카모토의 비트코인 보유량을 추정하는 모든 신뢰할 수 있는 분석의 초석은 ‘파토시 패턴(Patoshi Pattern)’으로 알려진 독특한 온체인(on-chain) 흔적입니다.
이는 단순한 추측이 아니라, 비트코인 블록체인 초창기에 나타난 특정 채굴 행태를 식별하는 과학적 분석 기법입니다. 이 패턴은 2013년 연구원 세르히오 데미안 러너(Sergio Demian Lerner)에 의해 처음으로 식별되었습니다. 그는 비트코인 탄생 첫해에 단일하고 지배적인 주체가 BTC를 채굴할 때 일관적인 패턴을 보인다는 점을 확인했습니다.
파토시 패턴은 기술적으로 비트코인 초기 채굴 집단(클라이언트)의 한계와 고유 특성과 관련이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코인베이스(coinbase) 트랜잭션의 엑스트라논스(ExtraNonce) 필드 동작입니다.
대부분의 초기 채굴자들의 ExtraNonce가 블록이 채굴될 때마다 리셋된 반면, ‘파토시’ 채굴자의 ExtraNonce는 블록 간에 리셋되지 않고 예측 가능한 선형 방식으로 꾸준히 증가했습니다.
즉, 사토시와 동시대에 비트코인 네트워크에 참여한 채굴자들의 채굴 테크닉이 달랐다는 뜻입니다.
이 데이터를 그래프로 시각화하면 다른 채굴자들의 무작위적인 점들과 뚜렷이 구분되는 연속적이고, 일정한 기울기의 선들이 나타납니다. 이는 맞춤형 소프트웨어의 사용을 시사하는 강력한 증거입니다.
또 다른 특징은 제한된 논스(nonce) 공간의 사용입니다. 이는 사토시가 병렬 처리를 위해 공개 프로그램에는 없었던 멀티스레드(multi-threaded) 채굴 소프트웨어를 직접 개발하여 여러 CPU 코어에 특정 논스 범위를 할당했음을 암시합니다.
이러한 기술적 우위는 사토시가 단순한 취미 활동가를 넘어선, 비트코인 기술에 대한 깊은 이해와 선견지명을 가진 개발자였음을 보여줍니다.
이러한 ExtraNonce 세그먼트를 식별하기 위해 고급 클러스터링 알고리즘이 사용되며, 다른 채굴자들의 활동과 뒤섞여 있는 경우에도 파토시의 흔적을 분리해낼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사토시 시대의 지갑들이라고 다 같은 지갑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사토시가 직접 채굴하고, 사토시가 직접 관리한 지갑을 기술적으로 특정할 수 있습니다.
“사토시 시대 지갑이 깨어났다”고 해서, 그것을 무조건 사토시의 행동이라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는 얘깁니다.
결론적으로, 파토시 패턴의 존재와 그 특성은 단순한 과학적 유물이 아니라 사토시의 비범함을 보여주는 첫 번째 증거입니다. 사토시는 개인적으로 개발한 고급 채굴 소프트웨어를 초기부터 사용했습니다. 그가 네트워크의 가장 취약했던 탄생기에 네트워크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통제하려 했음을 시사합니다.
사토시, 약 110만 개의 비트코인을 보유중
러너의 초기 연구는 현대 블록체인 인텔리전스 기업들에 의해 검증되고 정교화되면서, 사토시의 보유량에 대한 일정한 합의를 이끌어냈습니다.
러너는 초기에 사토시가 100만 BTC를 약간 넘게 보유했을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10여 년이 지난 후, 아캄 인텔리전스(Arkham Intelligence)와 같은 현대 분석 기업들은 고급 포렌식 도구를 사용하여 이 연구를 확장했습니다.
이들의 분석은 파토시 패턴을 보이는 약 2만2000개의 주소를 식별했습니다. 이 주소들이 보유한 총 비트코인 잔액은 1,096,354 BTC에 달합니다. 비트코인의 현재 유통 공급량의 5%를 초과하는 막대한 양입니다.
해당 비트코인의 가치는 시점에 따라 700억 달러에서 1200억 달러 정도로 평가됩니다. 서류상으로 사토시 나카모토는 세계 최고 부자 중 한 명입니다. 참고로 일론 머스크의 재산은 3420억 달러입니다.
학술 연구원(러너)과 상업 분석 기업(아캄)이 독립적으로 오랜 기간에 걸쳐 서로 다른 도구와 방법론을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약 110만 BTC라는 거의 동일한 수치에 도달했다는 사실은 이 추정치에 높은 신뢰도를 부여합니다.
모든 투자기관의 비트코인 리스크 모델은 약 110만 개의 BTC를 잠재적인 공급 충격 요인으로 보고 있습니다. 사토시가 돌아와 110만 개 비트코인을 팔기 시작한다면, 비트코인 가격은 역사적 충격을 받을 것입니다.
사토시는 자비로운 독재자
온체인 데이터는 사토시가 무엇을 했는지뿐만 아니라, 그가 왜 그렇게 했는지에 대한 의도를 엿볼 수 있게 합니다. 그의 초기 채굴 행태는 단순한 자산 축적가의 모습이 아닌, ‘네트워크 관리자’의 역할에 가까웠습니다.
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사토시의 채굴기는 프로그램에 의해 켜지고 꺼졌으며, 특히 블록을 발견한 후 약 5분 동안은 다음 블록을 채굴하지 않는 패턴을 보였습니다.
이는 의도적으로 채굴 활동을 잠시 중단했음을 시사합니다. 또한, 그의 해시레이트(hashrate)는 몇 달 동안 일정하게 유지되다가 체계적으로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그는 초기에 네트워크 해시레이트의 과반을 차지했지만, 탈중앙화를 촉진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자신의 지배력을 점차 줄여나갔습니다.
연구 분석가 제임슨 로프(Jameson Lopp)에 따르면, 만약 사토시가 자신의 컴퓨터 성능을 최대한 활용하여 지속적으로 채굴했다면 200만 BTC 이상을 축적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가 실제로 보유한 약 110만 BTC는 이러한 자발적인 제한의 결과물이며, 이는 그가 ‘탐욕스러운 채굴자’가 아니었음을 보여줍니다.
가장 결정적인 습관은 사토시는 채굴한 비트코인을 쓰지 않았습니다. 파토시 패턴으로 채굴된 2만2000개 이상의 블록 중, 실제로 사용된 것은 20개 미만(약 0.09%)에 불과합니다.
약 110만 BTC에 달하는 막대한 자산의 거의 전부가 오늘날까지 전혀 사용되지 않은 채 남아있습니다.
이러한 행동들은 경제적 관점에서 개인의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합리적인 행위와는 거리가 멉니다. 우월한 채굴 기술을 보유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의도적으로 활동을 조절하고 네트워크 점유율을 줄였습니다.
사토시의 최우선 목표가 개인의 부 축적이 아니라 비트코인 프로젝트 자체의 생존과 성공이었음을 강력하게 시사합니다. 그는 네트워크의 ‘심장 박동’을 유지하기 위해 초창기에 ‘자비로운 독재자’처럼 행동했습니다. 진정한 탈중앙화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의도적으로 무대 뒤로 사라졌습니다.
이러한 사토시의 성향은 미래에 그가 취할 수 있는 행동을 예측하는 데 중요한 기준이 됩니다. 사토시는 언젠가 돌아와 비트코인을 매각할까요?
시리즈 2편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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