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문예윤 기자] 실물자산(RWA·Real-World Asset) 토큰화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가운데 여전히 법적 불확실성이 남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들과 법률 전문가들은 토큰화 자산이 전통적인 자산 보유자와 동일한 법적 권리를 제공하지 않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5일(현지 시각)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존 무리요 B2BROKER 최고사업책임자(CBO)는 “투자자는 토큰화 자산의 구조를 명확히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토큰화 자산은 기초 자산의 가치 상승이나 매각 시 수익을 얻을 수 있으나 직접적인 △자산 청구권 △의결권 △기업의 재무 정보 접근권은 제공하지 않는다.
그는 “투자자는 실제 주식을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중개기관이 발행한 토큰을 보유하게 된다”며 “해당 토큰이 배당이나 이익 공유 구조를 포함하는지 단순히 자본 차익만 제공하는지를 사전에 파악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우려에도 올해 상반기 RWA 시장 규모는 260% 이상 증가해 230억 달러를 돌파했다. 디지털자산(가상자산) 기업들도 토큰화 주식 거래에 적극 나서고 있다. 현재 크라켄과 바이빗 등 거래소에서는 60개 이상의 상장 주식을 토큰 형태로 거래할 수 있다. 코인베이스(Coinbase) 역시 관련 서비스를 위한 SEC 승인을 추진 중이다.
이 같은 흐름에 전통 금융업계는 토큰화 주식에 대한 특혜 부여를 자제해 달라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요청해왔다. 그러나 최근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주요 금융기관들도 관련 분야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은 ‘블랙록 USD 기관용 디지털 유동성 펀드(BUIDL)’를 통해 토큰화 시장에 진출했다. 해당 펀드는 이더리움 등 블록체인에서 발행되는 토큰화된 머니마켓펀드(MMF)다. 미국 국채 및 환매조건부채권(Repo)을 기반으로 안정적인 수익률과 높은 유동성을 제공한다.
SEC도 변화에 점차 유연하게 대응하고 있다. 폴 앳킨스 SEC 의장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토큰화는 하나의 혁신”이라며 “SEC는 시장 내 혁신을 어떻게 발전시킬지에 집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법적 개념의 모호성은 여전히 논란이 되고 있다. 최근 로빈후드는 유럽 이용자를 대상으로 오픈AI와 스페이스X의 프라이빗 토큰을 제공한다고 발표해 혼란을 빚었다. 이에 대해 오픈AI는 해당 토큰이 자사 지분을 의미하지 않는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타일러 야그만 페라로 법률사무소 변호사는 “오픈AI 사례처럼 일반 투자자가 토큰화 증권을 실제 기업 지분으로 오해하는 일은 앞으로도 반복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토큰화 주식은 증권 시장의 다양한 기능을 하나의 기술로 통합한 매력적인 사례”라며 “명확하고 포괄적인 규제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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