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의 바닥, 추세 전환, 그리고 강세의 속도를 읽는 법
[블록미디어 명정선 기자] 비트코인 투자자들이 가격 차트를 넘어 온체인 데이터를 보는 이유는, 시장의 진짜 비용 기반과 심리를 수치로 확인하기 위함이다. 그중에서도 ‘장기 보유자 실현 가격(LTH RP)’, ‘단기 보유자 실현 가격(STH RP)’, 그리고 ‘LTH-STH MVRV 디퍼런스’는 시장의 바닥, 추세 전환, 강세장의 속도를 동시에 측정할 수 있는 가장 유용한 온체인 도구다.
LTH RP: 시장의 진성 바닥이 어디인지 알려준다
LTH RP(Long-Term Holder Realized Price)는 155일 이상 움직이지 않은 비트코인의 평균 매입 단가다. 변동성에 흔들리지 않고 시장을 관통해 보유해온 투자자들의 비용 기반을 보여준다.
역사적으로 이 지표는 강한 지지선 역할을 해왔다.
- 비트코인 가격이 LTH RP 구간에 진입하면, 장기 보유자들은 매도 대신 추가 매집하거나 보유를 유지해 매도 압력이 줄어들며, 시장은 진성 바닥권에서 반등의 실마리를 찾기 시작한다.
STH RP: 단기 심리와 매도 압력의 경계선
반면 STH RP(Short-Term Holder Realized Price)는 155일 미만 보유한 비트코인의 평균 매입 단가로, 최근 시장에 진입한 투자자들의 비용 기반을 보여준다. 단기 보유자는 가격 변동성에 민감하다.
- 가격이 STH RP 위에 있으면 이익 구간에서 보유하며 강세장이 이어진다.
- 가격이 STH RP 아래로 내려가면 손실 구간으로 진입해 매도 압력이 커지고 시장의 반등 모멘텀이 약해진다.
또한 STH RP를 상향 돌파할 경우 시장 심리가 단기적으로 회복되고 추세 전환의 초기 신호로 작용하기도 한다.
LTH-STH MVRV 디퍼런스: 강세·약세의 속도를 계량화하다
마지막으로 ‘LTH-STH MVRV 디퍼런스’는 장기 보유자와 단기 보유자의 시장 평가 차익 구간의 차이를 계량화한 지표다.
- MVRV(Market Value to Realized Value)는 시가총액을 실현가치로 나눈 값으로, 투자자들의 평균 평가 수익률을 보여준다.
- LTH-STH MVRV 디퍼런스 = LTH MVRV – STH MVRV로 구해, 두 그룹의 수익 구간과 심리적 온도차를 실시간으로 포착한다.
이 차이가 플러스로 높게 유지되면:
- 장기 보유자들이 단기 보유자보다 수익 구간에 더 깊게 들어와 있어 시장의 강세가 견고함을 의미한다.
반면 차이가 축소되거나 마이너스 구간에 들어가면:
- 단기 보유자들의 과열, 혹은 시장의 조정·약세 신호로 읽을 수 있다.
과거 데이터를 살펴보면 LTH MVRV와 STH MVRV의 괴리(=디퍼런스)가 확대되며 시장 바닥 신호를 보였고, 이후 디퍼런스가 축소되며 강세장이 시작되는 패턴이 반복되었다.
2018-2019 약세장 말기
- 2018년 11월 ~ 2019년 1월: 비트코인이 6000달러 구간에서 3200달러까지 급락하며 STH MVRV가 0.7 이하로 하락, 단기 보유자 대부분이 심각한 손실 구간에 진입.
- 반면 LTH MVRV는 0.9~1.1 수준에서 안정적으로 유지되며 장기 보유자들은 계속 보유를 지속.
- 이때 LTH-STH MVRV 디퍼런스가 급격히 확대되며 시장의 극단적 투매 국면을 시사했고, 2019년 2분기부터 가격이 5000~6000달러로 반등하며 디퍼런스가 다시 축소되면서 강세장이 시작.
2020년 3월 코로나 쇼크
- 2020년 3월, 비트코인이 9000달러에서 3800달러까지 급락하자 STH MVRV가 단기적으로 0.6대까지 추락.
- LTH MVRV는 0.8 수준에서 비교적 유지되며 디퍼런스가 확대.
- 이후 미국 연준의 유동성 공급과 함께 2020년 4월부터 비트코인이 7000달러 이상으로 반등하며 디퍼런스가 다시 축소되었고, 연말 강세장을 예고.
2022년 Terra-LUNA 붕괴 및 FTX 사태 이후
- 2022년 5월 ~ 2023년 1월: Terra-LUNA 붕괴, FTX 파산 등으로 비트코인이 47,000달러에서 15,500달러까지 급락.
- 이 과정에서 STH MVRV는 0.7~0.8 수준으로 급락해 단기 투자자들이 손실 구간에 진입, 연말까지 이 수준을 유지.
- LTH MVRV는 0.9 수준에서 유지되며 디퍼런스가 확대.
- 2023년 1월 이후 가격이 20,000달러, 30,000달러 구간으로 반등하면서 디퍼런스가 축소되었고, 강세장의 초기 국면으로 진입.
이러한 사례들은 다음과 같은 패턴을 반복적으로 보여준다
✅ 약세장 말기: 단기 보유자들이 극심한 손실 구간에 진입해 STH MVRV가 급락, LTH MVRV와의 차이가 커지며 디퍼런스 확대 → 시장 투매 및 바닥 신호.
✅ 반등기: 가격이 회복되며 STH MVRV가 상승, 디퍼런스가 축소 → 추세 전환 및 강세장 진입 신호. 즉, ‘LTH-STH MVRV 디퍼런스의 확대→축소 전환’은 온체인 기반의 강력한 바닥 및 추세 전환 지표로 활용 가능하다.
2025년 7월 현재 시장은?
장기 보유자(LTH)의 MVRV는 2.3 수준이다. 이는 장기 보유자들이 평균적으로 130% 이상의 평가 이익을 보고 있다는 뜻이다. LTH MVRV는 하락장에서는 1 이하로 내려가기도 하지만, 현재처럼 2 이상에서 유지되는 구간은 시장의 중장기 상승 모멘텀이 유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반면, 단기 보유자(STH)의 MVRV는 1.089로, 평균 8.9%의 평가 이익 구간에 진입했다. 단기 보유자들이 이익을 보기 시작하면 매도 물량이 일부 출회되기도 하지만, 현재 수익률 수준은 과도한 매도 압력으로 연결될 정도는 아니다.
이 두 그룹의 차이를 보여주는 LTH-STH MVRV 디퍼런스는 1.2 수준으로 장기 보유자들이 단기 보유자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 구간에 있다. 과거 데이터를 살펴보면, 이 디퍼런스가 높을수록 시장의 강세가 견고했으며, 강세장의 중반부에서 디퍼런스가 유지되다가 서서히 축소되면서 강세 후반부로 넘어가는 패턴을 보여주었다. 현재 디퍼런스 수치는 비트코인 강세장이 진행 중이며, 아직 시장이 과열되지는 않았음을 보여준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일부 차익 실현성 매물이 출회되며 조정이 동반될 수 있어 변동성 확대 구간에 대한 유연한 대응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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