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명정선 기자] 비트코인(BTC) 시장에서 매도 압력의 무게 중심이 서서히 이동하고 있다. 장기 보유자들의 이익 실현은 크게 줄어든 반면, 최근엔 중기 보유자들, 특히 작년 말~올해 초 매수한 지갑들이 수익 실현에 적극 나서는 양상이다.
6월16일(현지시간) 온체인 분석업체 글래스노드(Glassnode)에 따르면 비트코인을 6~12개월간 보유한 지갑들이 하루 만에 약 9억 달러 규모의 이익을 실현했다. 이는 올해 들어 두 번째로 큰 실현 이익 규모다. 해당 보유자들이 매수에 나섰던 시기가 2024년 4분기~2025년 1분기라는 점을 고려하면 약 6~8개월 만에 수익을 실현한 셈이다.
당시 비트코인 가격은 대체로 9만~10만 달러 초반대에서 움직였고 현재는 10만5000달러 부근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들 지갑의 평균 수익률은 약 5~15%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추정된다. 즉, 고점에서 대규모 수익을 남긴 게 아니라,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구간에서 수익을 확정 짓고 시장을 떠난 셈이다.
이는 장기 보유자들의 흐름과 대조된다. 12개월 이상 보유한 지갑의 이익 실현은 같은 날 3억2400만 달러 수준으로 크게 줄었다. 5월만 해도 장기 보유자들은 하루 최대 12억 달러 이상을 시장에서 실현할 정도로 활발히 매도했으나 현재는 차익 실현 흐름이 눈에 띄게 감소한 상황이다.
시장 흐름이 바뀐 것은 단지 가격 때문 만은 아니다. 비트코인(BTC)은 5월 고점 이후 11만달러 부근에서 반복적으로 저항을 받으며, 단기 피로감이 누적된 상태다. 중기 보유자 입장에서는 “더 큰 수익을 바라보는 것보다는 지금이라도 나오는 게 낫겠다”는 심리가 작용했을 가능성이 높다. 특히 올해 초 8만 달러선까지 하락했던 경험이 남아 있는 상태에서 약 10% 수익도 “괜찮은 이익”으로 받아들여진 것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비트코인 시장은 현재 매도 주체의 교체라는 전환 국면에 진입한 모습이다. 장기 보유자는 다시 관망세로 돌아섰고 실현 이익을 주도하는 축은 중기 보유자로 이동했다.
글래스노드는 “상대적으로 보유 기간이 짧은 중단기 보유자들의 이익 실현이 본격화될 경우 한동안 숨 고르기에 들어갈 수 있다”며 “시장이 이를 얼마나 잘 흡수할 수 있을지는 향후 며칠 간의 거래량과 가격 반응에 달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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