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이은서 기자]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테더(Tether)가 트론(TRX) 네트워크에서 1230만달러(약 167억원)이상의 디지털 자산을 동결했다. 이번 조치는 자금세탁방지(AML) 및 제재 위반 의혹에 대응한 것으로 풀이된다.
16일(현지시각)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테더는 6월15일 오전 9시15분(UTC) 기준, 트론 네트워크에서 1230만 달러 상당의 USDt(USDT $0.9999)를 동결했다. 해당 사실은 트론스캔(Tronscan)의 블록체인 데이터에서 확인됐다. 테더는 아직 이와 관련한 공식 성명을 내지 않았으나, 이번 동결 조치는 제재 위반 또는 자금세탁 방지 위험에 대한 우려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테더는 지난 3월7일 게시한 블로그 글에서 “테더는 자금세탁, 핵 확산, 테러 자금조달을 방지하기 위해 엄격한 지갑 동결 정책을 시행하고 있으며, 이는 OFAC(미국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의 SDN(특별지정국민) 목록과도 연계돼 있다”고 밝혔다. 이 정책은 미국 재무부 OFAC의 제재 리스트와 일치한다.
이번 동결은 테더가 지난 3월6일 러시아 디지털자산 거래소 가란텍스(Garantex)에서 2,700만달러(약 367억원) 규모의 USDT를 동결한 데 이어 이뤄진 것이다. 당시 가란텍스는 “테더가 러시아 디지털자산 시장에 대한 전쟁을 선포했다”고 주장하며 반발했으며, 이와 동시에 거래소 운영을 중단했다. OFAC는 2022년 4월 가란텍스를 제재 대상에 포함시키며, AML 및 기타 규제를 위반했다고 판단한 바 있다.
이전 동결 조치에도 불구하고, 블록체인 분석 기업 글로벌 레저(Global Ledger)는 6월5일에도 가란텍스와 관련된 1,500만달러(약 203억원) 이상의 활성 자산이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라자루스 연계 자금, 감시 대상에 포함…FCU, 6개월간 1713억원 동결
일부 탈중앙화 지지자들은 테더의 자산 동결 기능에 대해 비판하고 있지만, 이 기능은 수억 달러 상당의 디지털자산 자금이 불법적으로 세탁되는 것을 막는 데 기여해 왔다. 테더, 트론 네트워크, TRM 랩스(TRM Labs)가 주도하는 ‘T3 금융범죄수사팀(FCU)’이 활동 첫 6개월 동안 1억2,600만달러(약 1713억원) 상당의 USDT를 동결했다. FCU는 전 세계 법집행기관이 불법 거래를 추적하고 동결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 설립됐다.
북한 정부의 지원을 받는 것으로 알려진 해킹 조직 라자루스(Lazarus)는 가장 악명 높은 디지털자산 해킹 조직 중 하나로, 2009년 처음 등장한 이후 2023년까지 6년간 30억달러(약 4조785억원) 이상을 탈취했다. 특히 2020년부터 2023년 사이에는 약 2억달러(약 2719억원) 상당의 디지털자산을 자금세탁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대응해, 테더는 2023년 11월 약 37만4000달러(약 5억원) 규모의 라자루스 연계 도난 자산을 블랙리스트에 올렸다. 블록체인 분석가 잭엑스비티(ZachXBT)는 주요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4곳 중 3곳이 라자루스 관련 지갑에 340만달러를 추가로 동결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조치는 디지털자산 생태계 내 불법 활동에 대한 감시와 제재가 점차 강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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