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이정화 기자] 이스라엘과 이란의 군사적 충돌이 시장에 미칠 영향을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13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은 중동전쟁에 대한 시장 반응이 ‘예상했던 수준’이라면서도 국채 수익률이 상승한 것을 주목해야 한다고 보도했다.
예상대로 주가는 떨어지고, 금과 유가는 상승하고, 비트코인도 급락 후 낙폭을 상당 부분 만회했다. 전쟁 상황에서 다른 움직임을 보인 것은 미국 국채다.
전쟁 소식이 전해진 직후 미국 국채는 예외적으로 매도세를 보였다. 중동의 군사 충돌 속에서도 국채가 전통적 안전자산 역할을 하지 않은 이례적인 반응이다.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한 뒤 글로벌 금융시장은 전형적인 반응을 보였다. △주식시장은 하락했고 △국제유가는 상승했으며 △방산주는 강세, △항공주는 약세를 기록했다. 전통적인 안전자산인 금과 달러도 상승했다. 심지어 비트코인도 낙폭의 상당 부분을 만회했다.
하지만 미 국채는 달랐다. 대부분의 지정학적 위기에서 안전자산으로 주목받아왔던 미 국채는 이번에는 매도세를 보였다. 2년물부터 30년물까지 전 구간에서 금리가 일제히 상승했다.(채권 가격 하락)
이는 과거 사례와는 다르다. 2020년 미국이 이란 쿠드스군 사령관 카셈 솔레이마니를 암살했을 당시, 국채 금리는 하락했다. 당시 투자자들은 불확실성을 피하기 위해 국채에 몰렸다.
이번에는 달랐다. 금리가 상승한 것은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쉽게 내리지 않을 것이라는 시장의 신호다. 원유 가격 상승이 인플레이션을 다시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최근 발표된 완만한 물가 상승률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해 확신을 줄이고 있다. CME페드워치(FedWatch)에 따르면, 9월까지 금리가 현 수준에서 유지될 확률은 하루 만에 23.7%에서 30.2%로 상승했다.
이는 시장이 중동 사태의 빠른 종결보다는 장기화를 예상하고 있다는 뜻이다. 만약 충돌이 단기에 끝날 것으로 봤다면, 유가가 안정될 것이고 금리 인하 기대는 유지됐을 것이다.
또한, 만약 사태가 전면전으로 확전될 것으로 본다면 국채의 안전자산 수요가 더 강해졌을 것이다. 현재 시장은 양 극단 사이에서 중간 지점을 보고 있다. 즉, 사태는 곧 끝나지 않겠지만, 대규모 전쟁으로 번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인식이다.
이란의 보복 수단이 제한된 상황에서, 이스라엘은 수주간 추가 공격을 예고하고 있다. 시장은 이같은 점들을 감안해 ‘확전보다는 장기화’에 더 무게를 두고 대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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