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 넣은 부르고뉴 스타일 소고기 스튜
질긴 소고기 부드럽게 먹기 위해 고안
프랑스 국민요리 넘어 세계적 요리로

[블록미디어 권은중 전문기자] 레드와인에 가장 어울리는 고기 안주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나의 기준으로는 적어도 스테이크는 아니다. 스테이크의 지방과 불향은 쉬라나 말벡같이 아주 진하고 스파이시한 와인과는 잘 어울린다. 하지만 정돈되고 여릿한 피노 누아같은 와인에는 불맛 가득한 스테이크는 강하게 느껴질 수 있다. 미녀와 야수라고나 할까? 단맛이 없고 잘 짜여진 카베르네 쇼비뇽과도 마찬가지다.
내 기준에 가장 맛있는 레드 와인 안주는 스테이크가 아니라 뵈프 부르기뇽(bœuf bourguignon)이다. 프랑스의 이 요리는 우리말로 번역하면 부르고뉴 스타일의 와인을 넣어 조린 소고기 스튜다. 그렇다. 조리 과정에 레드 와인이 들어간다. 뵈프는 소고기란 뜻이고, 부르기뇽은 부르고뉴 스타일이라는 뜻이다.
원래는 뒷다리나 우둔처럼 소고기의 아주 질긴 부분을 맛있게 먹는 방법으로 고안됐다. 포도주의 알코올 성분과 와인의 향미가 고기 내부로 잘 침투해 고기를 부드럽게 하고 향을 개선시키는 것이다. 예로부터 수도사들이 만들어온 부르고뉴 와인은 고가로 유명했다. 이런 고가 와인을 일하다 쓰러져 질긴 소의 고기를 요리하는데 쓴 것이다. 그래서 이 메뉴에는 ‘여왕의 와인으로 만든 농부의 밥상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뵈프 부르기뇽은 여기에 향채(미르포아)를 볶아 넣은 육수를 졸여서 다양한 응축 향이 고기에 배여 있다. 그래서 수많은 아로마와 맛을 가진 레드 와인과 함께 먹으면 아주 궁합이 좋다. 또 이 요리는 삶은 감자나, 빵, 파스타와도 잘 어울린다.
뵈프 부르기뇽은 원래의 레시피대로 조리하면 상당히 손이 많이 간다. 요리 하나만을 하는데 냄비만 5~6개가 필요할 정도다. 그래서 까다로운 요리로 사람들에게는 기억된다. 냄비가 이렇게 많이 필요한 첫번째 이유는 와인을 끓여 알코올을 날려야 하기 때문이다. 또 스튜의 농도조절을 위한 밀가루를 버터에 볶는 루가 필요하다. 이것만 해도 냄비가 2개가 필요하다. 여기다 고기와 채소를 볶는 팬이 각각 필요하다. 물론 한 냄비에 모든 것을 다 집어넣어 볶고 끓일 수 있다. 그러면 아무래도 이맛 저맛이 섞일 수밖에 없다.
그런데 한 일본 요리사의 요리책을 보다 무릎을 탁 쳤다. 소고기를 아예 와인에 하룻밤을 절이라고 돼 있다. 와인을 끓여야 하는 30분 정도는 시간을 버는 셈이다. 내 생각에 뵈프 부르기뇽의 핵심은 와인에 고기를 1시간 이상 조리는 것이다. 와인을 끓여서 향을 없애지 않으면 알코올의 냄새가 남아 있을 수 있다. 게다가 오랫동안 조리면 고기의 식감이 좋지 않다. 서양인이 싫어하는 흐물흐물한 맛이 느껴지게 된다. 씹히는 맛이 부족하다. 소고기를 미리 절였다 센불에 볶아서 육즙을 가둔 뒤 조금만 더 끓여 내는 게 일본 프렌치 셰프 레시피의 핵심이었다.

간단하지만 파워풀한 뵈프 부르기뇽의 레시피를 소개한다.
■준비물
소고기 300~400그램(사태나 우둔이 좋다), 양파 반개, 당근 반개, 샐러리 줄기 2대, 월계수잎 1개. 닭육수, 버터, 올리브오일, 마늘, 레드 와인(반병쯤), 토마토 퓨레. 로즈마리, 타임 등의 허브(없어도 무방).
■조리법
- 소고기를 엄지 손가락 한마디 정도인 3cm 정도로 썬다. 씹는 식감을 좋아하면 5cm 크기에 2~3cm 정도 두께로 더 두툼하게 썬다.
- 보관용기에 고기에 와인을 부어 냉장고에 반나절 이상 넣어둔다(왼쪽 사진).
- 양파, 당근, 샐러리를 1cm이하로 작게 썬다. 작으면 작을수록 좋다. 마늘을 빻는다.
- 달궈진 팬에 올리브오일을 두르고 중간불에 양파 당근 샐러리 마늘을 넣고 볶는다(가운데 사진).
- 양파가 갈색이 되고 당근이 다 익었으면 이 채소들을 밖의 용기에 담아넣고 이 팬에 버터를 넣고 밀가루를 볶으면서 루를 만든다.
- 볶아놓은 채소를 루를 만든 냄비에 넣고 루가 잘 묻을 때까지 약불에서 볶는다. 루가 채소에 잘 묻었으면 토마토 페이스트를 한 큰술 넣는다.
- 시판 닭육수를 붓고 고기를 절였던 와인을 붓고 월계수잎을 넣는다. 국물이 걸쭉하게 될 때까지 1시간 가량 졸인다.
- 와인에 절였던 소고기를 꺼낸다. 고기의 물기를 닦아주고 버터를 두른 팬에 강불로 그으를 정도로 볶는다. 5분정도 고기를 밖에 놔두고 휴지시킨다. 이후 볶은 고기를 냄비에 넣고 20분 가량 졸인다. 전분으로 농도를 맞춘다(오른쪽 사진).
- 삶은 콩을 넣거나 브로콜리, 콜리플라워 찐 것이나 볶은 양송이 등을 추가해 넣고 먹어도 맛나다.
* 권은중 전문기자는 기자로 20여 년 일하다 50세에 이탈리아 북부 피에몬테의 ‘외국인을 위한 이탈리아 요리학교(ICIF)’에 유학을 다녀왔다. 귀국 후 , 등에 음식과 와인 칼럼을 써왔고, 관련 강연을 해왔다. 『와인은 참치 마요』, 『파스타에서 이탈리아를 맛보다』 등의 저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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