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성장 확률 10년 새 4.6%→13.8%…구조개혁 필요”
(서울=연합뉴스) 김성민 기자. 2025.5.25 ksm7976@yna.co.kr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기자] 한국 경제의 잠재 성장률이 다른 주요국보다 빨리 떨어지고 최근 역(-)성장도 잦아진 만큼, 성장 동력 확충과 고령화 대응 등 구조 개혁이 시급하다는 경고가 나왔다.
한국은행이 10일 공식 블로그에 올린 ‘우리 경제의 빠른 기초체력 저하,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은 최근 30년간(1994∼2024년) 6%포인트(p)나 떨어졌다.
잠재 국내총생산(GDP)은 한 나라의 노동·자본·자원 등 모든 생산요소를 동원하면서도 물가 상승을 유발하지 않고 달성할 수 있는 최대 생산 수준, 경제 규모를 말하고, 잠재성장률은 이 잠재 GDP의 증가율이다.
경제가 성숙해지면서 잠재성장률이 낮아지는 것은 일반적 현상이지만, 우리나라의 하락 속도가 다른 나라와 비교해 매우 빠르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미국·영국·호주 등처럼 1인당 GDP가 일정 수준을 넘은 뒤 잠재성장률 하락세가 완만해지거나 멈추는 경우도 있었다.
한은은 보고서에서 “이들 나라와 한국의 가장 큰 차이는 생산가능인구”라며 “생산가능인구 기여도가 우리나라에서 빠르게 축소되는 것과 달리, 영국과 호주 등에서는 대체로 일정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기업 투자환경 개선이나 혁신기업 육성을 통한 생산성 향상, 출산율 제고, 외국인력 활용 등을 통해 생산가능인구 감소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면 잠재성장률 하락세를 완화하거나 전환할 수 있다”며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과감한 구조개혁으로 기초체력을 다시 다져야 할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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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날 게재한 ‘최근 역성장 빈도 증가, 경기 대응과 함께 구조개혁이 긴요’ 보고서에서 한은은 최근 한국 경제의 역성장이 잦아진 사실과 배경도 소개했다.
2010년대에는 역성장이 2017년 4분기 중 기저효과로 한 차례만 발생했지만, 2020년대 들어서는 코로나19와 같은 경제 위기뿐 아니라 다양한 대내외 충격 속에 지금까지 다섯 차례나 역성장이 발생했다. 이런 현상을 바탕으로 정규분포 가정 아래 역성장 발생 확률을 산출한 결과, 2014년 평균 4.6%에 불과하던 역성장 확률은 2024년 약 3배인 13.8%로 높아졌다.
한은은 “역성장이 늘어난 것은, 경기적 요인과 함께 국내 성장잠재력 저하, 대외충격에 대한 취약성 등 구조적 요인에 영향을 받은 결과”라며 “따라서 중장기 시계에서 신성장동력 확충, 저출생·고령화 대응, 내구 활성화, 수출 다변화 등 구조 개혁을 통해 잠재성장률을 키우고 경기 변동성을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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