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거침없는 상승세를 보이며 투자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비트코인이 이달 글로벌 금융시장 위너로 꼽혔다고 30일(현지시각) CNBC가 보도했다.

이날 비트코인은 장중 9084달러까지 오르며 한 달 전 5200달러 수준 대비 60% 넘는 월간 상승 폭을 기록했다. 연초에 비하면 비트코인 가격은 거의 두 배가 올랐으며, 5월 한 달 5% 남짓 오른 S&P500지수에 비해 가파른 상승 폭을 과시했다.

비트코인 가격 1년 추이 [사진=코인데스크]

서스케하나 디지털자산 그룹의 바트 스미스 수석은 여러 가지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비트코인 랠리를 견인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미국과 중국 간 무역 전쟁이 심화되면서 위안화 가치가 6개월래 최저치까지 밀렸고, 비트코인은 무역 전쟁 관련 헤지 수단을 찾거나 중국 외 투자 자산을 찾는 중국인들 사이에서 특히 인기가 높았다고 설명했다.

디지털 자산운용사 아르카 최고투자책임자(CIO) 제프 도먼은 무역 전쟁 장기화로 글로벌 증시가 이달 주저앉고, 위안화 가치가 빠르게 하락하면서 투자자들의 우려를 자극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중국 투자자들, 그리고 중국인 전체가 이러한 사실을 인지하고 있으며, 자신들의 자산 및 구매력을 우려해 자본이 해외로 유출됐고, 비트코인 등 기타 디지털 자산이 이들에게는 안전자산 투자처로 간주된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피델리티(Fidelity), TD아메리트레이드(TD Ameritrade) 등이 기관 전용 암호화폐 거래 플랫폼 서비스를 추가하겠다고 발표한 것도 비트코인 급등을 부추겼다는 분석이다. 피델리티인베스트먼트는 올해 자회사에서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암호화폐 수탁 및 거래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스미스 수석은 “올해 온라인 중개업체들이 비트코인을 개인 고객들에게 제공할 것이란 기대감도상당한 낙관론을 불러 일으켰다”고 말했다.

투자자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비트코인은 2만달러에 육박하던 지난 2017년 말 수준과는 아직 거리가 있지만 이번 주 52주래 최고치까지 올랐으며, 비트코인 선물도 4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며 선물이 처음 도입된 2017년 12월 수준에 빠르게 다가서고 있다.

다만 매체는 비트코인에 대한 비관론도 공존하고 있다면서, 지난 2008년 금융위기를 정확히 예측해 ‘닥터 둠’으로 불리는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이달 비트코인 등을 가상화폐라고 부르기에는 아직 무리가 있으며 오히려 거대한 버블이 형성되고 있다고 지적했다고 전했다.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