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이정화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암호화폐를 ‘부의 사다리’로 삼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비판했다.
NYT는 7일자 사설(A Comprehensive Accounting of Trump’s Culture of Corruption)에서 과거 암호화폐를 “재앙”이라 비판했던 트럼프가, 두 번째 임기에서는 이를 통해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관련 규제를 완화하는 등 시장 질서를 흔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음은 NYT 사설 요약.
트럼프 일가는 최근 자체 발행한 ‘트럼프 코인’을 통해 직접 수익을 얻고 있다. 가장 많은 구매자는 트론(TRON) 창업자 저스틴 선(Justin Sun)으로, 4000만 달러 이상을 투자했다. 그는 과거에도 트럼프의 암호화폐 프로젝트에 7500만 달러를 썼고, 이후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사기 소송이 중단됐다. 암호화폐 투자가 트럼프와의 ‘우호적 관계’로 이어졌다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
트럼프는 지난 9개월 동안 암호화폐 사업으로 약 10억 달러를 벌어들인 것으로 추정된다. 전체 재산의 약 6분의 1 수준이다. 이 수익은 코인 가격이 떨어져도 계속 발생한다. 거래가 이루어질 때마다 일정 비율을 수수료로 가져가기 때문이다. 이는 일반 투자자와는 다른, 일방적인 이득 구조다.
트럼프는 암호화폐 시장 규제도 대폭 약화시켰다. △암호화폐 불법 이용을 조사하던 법무부 조직을 해체했고 △세금 회피를 막기 위한 국세청 규정도 무효화했다. 유죄를 인정한 암호화폐 기업 경영진에게 사면을 내리기도 했다. 규제는 사라지고, 시장은 트럼프 일가에게 더욱 유리하게 바뀐 셈이다.
트럼프가 과거 “암호화폐는 마약 거래나 불법 활동에 쓰인다”고 비판하던 모습은 사라졌다. 권력을 이용해 시장의 판을 바꾸고, 그 중심에서 부를 축적하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정책이 곧 수익’이라는 구조가 미국 대통령의 권력과 암호화폐가 결합한 현실을 보여준다.
트럼프의 부패는 과거의 단순한 정치 자금 스캔들과는 다르다. 명확한 뇌물 증거는 없지만, 트럼프는 그가 부자가 될 수 있도록 도운 이들에게 유리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 백악관은 기업 후원자들과의 밀착 관계 속에서 공공 이익보다 사적 이익을 우선시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해외 사업과 사적 이득도 공공 외교와 얽혔다. 트럼프는 중동에서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오만 △아랍에미리트 등과 부동산 계약을 체결했다. 이들 국가는 트럼프 일가에 수억 달러 규모의 수익을 안겨줄 예정이다. 특히 카타르는 2억 달러 상당의 전용기를 기증했고, 트럼프는 이를 대통령 도서관에 쓸 수 있다고 말했다.
베트남 정부는 △하노이 외곽 골프장 △호치민 시 고층빌딩 프로젝트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과 무역 협상이 진행 중인 가운데 트럼프 일가의 부동산이 ‘대통령의 특별 관심 사업’이라는 명분으로 빠르게 승인됐다. 세르비아에서도 유사한 일이 벌어졌고, 트럼프 소유의 호텔 건설을 위해 문화재를 무단 철거했다는 의혹도 있다.
국내에서도 정경유착은 반복됐다. 트럼프 주니어는 워싱턴 조지타운에 ‘이규제큐티브 브랜치(Executive Branch)’라는 클럽을 열었고, 입회비는 50만 달러에 달한다. 클럽 창립 회원 중에는 SEC 소송 중단으로 이득을 본 암호화폐 사업자도 있다. 또 트럼프가 개최한 고액 기부자 행사 참석자는 그 직후 가족이 사면을 받는 일도 있었다.
공직을 사적으로 활용하는 행위에 대한 법적 제재는 사실상 무력하다. 미 대법원이 대통령의 직무와 관련된 행위에 대해 형사책임을 묻기 어렵게 판결한 이후, 트럼프 일가의 행동에 제동을 걸기 힘든 구조가 됐다. 의회도 대부분 침묵하고 있으며, 일부 공화당 의원만이 카타르 전용기 문제에 우려를 표했다.
민주주의 원칙과 윤리를 침해하는 이 같은 행동이 반복될 경우, 미국의 통치 체제 자체가 부패에 무뎌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트럼프는 이 모든 것을 마치 당연한 권리인 것처럼 국민에게 주입하고 있다”는 민주당 크리스 머피 상원의원의 발언처럼, 정부를 사유화하는 현상이 제도화될 수 있다는 경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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