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박현재] 영지식증명 기술과 AI의 융합은 이제 단순한 가능성을 넘어 실체를 갖추기 시작했다. 라그랑주 랩스(LaGrange Labs)는 이 흐름의 최전선에서 ZK 기반 AI 연산과 증명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는 기업이다.
최근 한국 시장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자체 토큰 LA의 론칭과 함께 생태계를 빠르게 확장 중이다. 블록미디어는 이스마엘(Ismael) 라그랑주 랩스 공동창업자이자 CEO를 직접 만나, 기술적 구조, 활용 사례, 한국 시장 전략과 장기 비전까지 인터뷰했다.
Q. 먼저 한국 분들을 위해 본인을 간단히 소개해줄 수 있는가?
A. 내 이름은 이스마엘이고, 라그랑주 랩스의 공동 창립자이자 CEO다. 라그랑주는 ZK와 AI의 교차점에 집중하고 있는 회사다. 우리는 DeepProve라는 ZK 머신러닝 라이브러리를 만들었는데, 이건 현재 존재하는 가장 빠른 ZK 기반 머신러닝 연산 도구라고 자부할 수 있다.
DeepProve는 AI 모델을 안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프라이버시 중심적으로 운용할 수 있게 만들어준다. 우리 팀은 이 기술을 통해 암호화폐 산업뿐 아니라 AI 기반 산업 전반에서 증명의 역할을 확장하고 있다.
Q. 라그랑주의 ZK 코프로세서(ZK Coprocessor)는 어떤 원리로 작동하나? 복잡한 연산을 어떻게 오프체인에서 수행하고 온체인에서 검증하는지 쉽게 설명해달라.
A. ZK 코프로세싱은 AI 연산이나 데이터베이스 연산처럼 계산량이 큰 작업을 오프체인에서 처리한 뒤, 해당 연산이 올바르게 수행되었다는 것을 온체인에서 증명할 수 있게 해준다.
스마트 컨트랙트는 단순히 이벤트를 발행하고, 이는 오프체인에서 증명을 요청하는 신호가 된다. 증명은 외부에서 생성되고, 다시 온체인으로 돌아와 연산의 정확성을 입증한다. 이 구조 덕분에 블록체인은 계산 비용 없이도 복잡한 논리를 안전하게 다룰 수 있게 된다.
Q. 라그랑주는 머클라이즈 후 검증(Merkleize-then-Prove)과 동적 증명 개념을 강조하고 있다. 이는 구체적으로 어떤 개념이며 왜 중요한가?
A. 이건 매우 중요한 개념이다. 우리는 이를 구현하기 위해 ‘머클 트리(Merkle Tree)’라는 데이터 구조를 개발했다. 블록체인에서 흔히 쓰이는 머클 트리와 유사하지만, 증명을 동적으로 업데이트할 수 있도록 설계된 구조다.
증명 트리 전체를 다시 만들 필요 없이 변경된 입력값에 대해 빠르게 증명을 갱신할 수 있다. 이 트리는 우리 수석과학자인 바비스가 개발한 개념인데, 이 사람이 예일대학교에서 암호학과를 이끌고 있다.
이 기술은 최근 스탠포드 블록체인 학회(Stanford Blockchain Conference)에서도 채택된 ‘Dynamic SNARKs’ 기술로 이어진다. 기존의 영지식 증명은 고정되어 있었지만, Dynamic SNARKs는 입력값이 바뀌면 증명을 “업데이트”할 수 있게 한다.
즉, 기존 SNARK는 ‘정해진 문제에 대한 정적인 증명’이었다면, Dynamic SNARK는 ‘변화하는 데이터에 유연하게 반응할 수 있는 증명 방식’이다. 예를 들어, 어떤 계산을 검증하기 위해 원래는 전체 과정을 다시 증명해야 했다면, 이제는 바뀐 부분만 빠르게 갱신하면 된다.
마치 마법처럼 느껴지지만, 실제로 구현된 기술이다. 이로써 연속적인 데이터에 대응하거나, 증명이 필요한 실시간 시스템에서도 ZK 기술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예컨대, 실시간으로 바뀌는 AI 모델의 상태나 IoT 센서 데이터, 스트리밍 데이터 등을 ‘지속적으로 검증’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이 기술은 영지식증명이 단순한 정적 검증 도구에서 벗어나, 실시간 데이터와 복잡한 시스템 속에서도 작동할 수 있는 동적 도구로 진화하는 데 중요한 전환점이 된다.
Q. 라그랑주 검증자 네트워크(Prover Network)는 어떤 식으로 구성되어 있나? 게이트웨이 노드와 검증자 노드의 역할을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
A. 라그랑주의 검증자 네트워크는 증명을 탈중앙화 방식으로 생성하는 시스템이다. 흔히 ZK 증명은 연산이 올바르게 수행됐는지를 알려주지만, “언제” 증명이 도착할지는 보장하지 않는다.
그 타이밍이 중요한 시스템, 예컨대 AI 에이전트나 스마트컨트랙트에서는 타이밍 보장이 필수다. 그래서 우리는 네트워크 기반 증명 구조를 만들었다.
각 노드는 증명 요청에 대해 입찰을 하고, 이를 수락한 노드는 만약 정해진 시간 안에 증명을 제출하지 못하면 슬래시 처벌을 받는다. 예컨대 누군가 $1짜리 증명 요청을 올렸고 내가 이를 수락했는데 제출하지 못하면 내 스테이킹 토큰 일부를 잃게 된다.
반대로 증명을 기한 내 제출하면 보상을 받는다. 이런 식으로 라그랑주 네트워크는 ‘증명 제공에 대한 신뢰’를 경제적 인센티브를 통해 해결하고 있다. 요약하자면, ‘증명 전용 레이어 1 블록체인’이라고 보면 된다.
Q. 라그랑주는 하이퍼 병렬(Hyper Parellel) 연산을 강조하는데, 대규모 연산을 어떻게 빠르게 처리하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
A. 아주 간단히 설명하면, 하나의 큰 증명을 수백 개의 작은 증명으로 나누고, 이를 여러 검증자가 동시에 처리한다. 병렬로 처리된 결과는 다시 결합되어 하나의 큰 증명으로 복원된다. 이것이 우리가 말하는 하이퍼 병렬 연산이다. 덕분에 AI 연산이나 데이터베이스 질의 같은 큰 연산도 빠르게 처리할 수 있다.
Q. 이 증명 네트워크는 어떤 인센티브 및 이코노미 구조로 돌아가는가?
A. 우리는 DARA(Double Auctions for Resource Allocation)라는 경매 기반 시스템을 사용한다. 이 구조는 마치 중앙화 거래소에서 토큰을 사고파는 것과 유사하지만, 자산이 아니라 ‘증명 생성 요청’을 거래한다. 사용자는 “이 가격에 이 증명을 요청한다”고 게시하고, 검증자는 “그 가격에 내가 증명을 생성하겠다”고 응찰한다. 그 과정에서 가격이 맞으면 체결되는 방식이다. 모든 거래는 라그랑주((LA))로 결제된다.
Q. 라그랑주 기술이 사용될 수 있는 현실 세계의 사례를 몇 가지 소개해달라.
A. 의료 분야를 예로 들 수 있다. 병원에서 사용되는 AI 진단 모델은 환자 정보를 보호해야 하기 때문에 그 내부 가중치나 데이터셋을 공개할 수 없다. 하지만 그 모델이 실제로 사용되었음을 입증할 필요는 있다. DeepProve를 이용하면 모델도, 데이터도 외부에 노출시키지 않으면서 해당 진단이 올바른 모델로부터 나왔음을 증명할 수 있다.
또 다른 예는 딥페이크 탐지나 음란물 필터링이다. 해당 필터링이 올바르게 작동했다는 것을 증명하면서도, 사용자의 데이터는 보호할 수 있다. 즉, 민감한 AI 연산이 필요한 모든 분야에 적용 가능하다.
Q. DeepProve는 어떤 기술 구조로 되어 있으며, 경쟁 기술 대비 어떤 점이 우수한가?
A. DeepProve는 라그랑주의 ZK-AI 전용 증명 라이브러리다. ZKR와 롤업 구조에 기반한 새로운 암호 기술 위에 설계되었고, 기존 기술 대비 1000배 이상 빠른 속도를 자랑한다.
GPT 기반의 LLM을 포함해 대부분의 AI 모델에 대해 증명을 생성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다양한 AI 연산에 대해 신뢰성과 투명성을 부여한다.
Q. LA 토큰은 어떤 역할을 하며, 어떤 메커니즘을 따라 운영되는가?
A. LA 토큰은 라그랑주 네트워크 이코노미의 기반이다. 증명 생성자는 이 토큰을 스테이킹해야 네트워크에 참여할 수 있으며, 증명 요청자는 토큰으로 수수료를 지불한다. 보유 토큰량이 많을수록 더 많은 증명을 병렬적으로 처리할 수 있으며, 요청을 수락한 뒤 증명을 기한 내 제출하지 않으면 슬래시된다. 일종의 POS 구조와 유사하지만, 더 복잡한 경매 메커니즘과 연결되어 있다.
Q. 라그랑주 기술은 개발자가 쉽게 접할 수 있나? ZK 전문 지식이 필요한가?
A. 아니다. DeepProve는 GitHub에서 비공개 라이선스로 사용 가능하며, 개발자는 자신이 가진 기존 AI 모델을 라이브러리에 넣기만 하면 증명이 생성된다.
누구나 쉽게 테스트 및 연구용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고, 현재 GitHub에서 3,300개 이상의 스타를 받았다. 매우 접근성이 좋은 라이브러리다.
Q. 라그랑주가 한국 시장에 특히 집중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A. 한국은 기술적으로 매우 깊이 있는 나라다. 삼성, LG, 현대 등 세계적으로 기술을 수출하는 대기업들이 한국에서 나왔으며, 한국 기업들과 일하면서 느끼는 전문성은 매우 높다. 또 한국 커뮤니티는 매우 온체인에 적극적이고 지적 호기심도 크다.
서울에서 한 달간 머물며 커뮤니티를 만나고 큰 행사를 열었고, 오는 6월 21일에는 ‘La La LaGrange’라는 이벤트도 준비하고 있다. IQAI 같은 기업과도 협업 중이며, 앞으로 한국 기업들과 훨씬 더 깊은 협업을 해나갈 계획이다.
Q. 마지막 질문이다. ‘라그랑주’라는 이름은 왜 지었나?
A. 조제프 루이 라그랑주는 이탈리아 수학자로, ZK 기술에서 중요한 수학 공식인 라그랑주 보간법(Lagrange Interpolation)을 만든 사람이다. 또한, 그가 발견한 ‘라그랑주 포인트’는 두 천체 사이에서 중력이 균형을 이루는 지점인데, 우리는 그처럼 블록체인과 현실, AI와 암호기술 사이를 연결하는 ‘포인트’가 되고 싶었다. 그래서 이 이름을 선택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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