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정윤재] 5월 말 개최된 ‘온체인 2025(Onchain 2025)’에서 실물 자산(Real World Asset, RWA) 토큰화를 주제로 한 패널 토론이 진행됐다. 참석자들은 △탄소배출권 △미국 국채 △공개 주식 등 이미 시장에서 채택이 이뤄지고 있는 RWA 사례를 중심으로 논의했다.
이날 패널에는 △제레미 응 오픈에덴(OpenEden) CEO △레이니아 온도파이낸스(ONDO) 아시아 사업 총괄 △알렉스 테일러(CarbonMark 공동창업자) △니킬 조시(Emergo COO) 등이 참여했다.
국채·공개주식 등 유동성 높은 자산이 먼저 토큰화
패널들은 실물 자산 중에서도 ‘유동성이 높고 수요가 명확한 자산’을 중심으로 토큰화가 빠르게 진행 중이라고 평가했다. 대표적 사례가 미국 국채다.
온도 파이낸스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토큰화된 국채 플랫폼으로, 블랙록의 BUIDL에 이어 약 10억 달러 이상을 예치금(TVL)으로 확보했다. 레이니아 온도 총괄은 “스테이블코인이 달러에 대한 접근성을 높였듯, 우리는 자본시장 접근성을 높이고 있다”며 “다음은 미국 상장 주식”이라고 밝혔다.
온도는 미국 상장기업 1만 개 종목과 ETF를 온체인으로 옮기는 ‘Ono Global Markets’를 준비 중이다. 초기에는 접근성과 거래 유통에 중점을 두고, 향후 차입·담보·파생상품 등 다양한 디파이 활용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제레미 응 오픈에덴 CEO는 “규제된 환경에서 구조화된 국채 기반 스테이블코인 ‘USDO’를 발행했다”며 “사용자는 안정성과 수익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오픈에덴은 발행 두 달 만에 2억 달러 이상의 예치금을 달성했다.
탄소배출권도 온체인…투명성과 거래 속도 혁신
알렉스 테일러 카본마크(CarbonMark) 공동창업자는 “탄소 시장은 기존 장외거래가 지배해왔고, 유통 구조가 비효율적이었다”며 “블록체인은 이 문제를 투명성과 속도로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카본마크(CarbonMark)는 태국의 Ascend Corp와 협력해 현지 탄소배출권을 토큰화하고, 이를 트루머니(TrueMoney) 앱을 통해 사용자에게 분배하고 있다. 그는 “수천 건의 마이크로 탄소거래를 실현하고 있다”며 “온체인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순환하는 탄소 가치사슬을 실현한 셈”이라고 밝혔다.
테일러는 나스닥이 투자한 탄소 제거 전문 등록기관 ‘Puro.Earth’의 블록체인 전환 사례를 소개하며 “기존 탄소 시장 주류는 아직 보수적이지만, 신규 시장 참여자들은 블록체인을 중심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토큰화보다 중요한 것, 수요와 유통
토론 중 가장 날카로운 발언은 니킬 조시가 던졌다. 그는 “모든 걸 토큰화할 필요는 없다”며 “토큰화가 수요를 자동으로 창출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조시는 실물 자산 토큰화가 성공하려면 △수요(demand) △접근성(access) △유통(distribution) 세 가지가 충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부동산과 같은 자산은 법률적 복잡성과 분산 유통이 어려워 아직 시기상조라고 진단했다.
그는 “기관 투자자도 여전히 셀프 커스터디(self-custody)를 꺼리고 있고, 소매 투자자에게는 지갑 사용과 프레이즈 저장조차 장벽”이라며 “접근성과 교육이 병행되지 않으면 RWA의 실질 확장은 어렵다”고 말했다.
다음 100억 달러 시장은 어디?
패널들은 향후 가장 큰 성장이 기대되는 RWA 분야로 △공개 주식 △공공 및 민간 신용(크레딧) △탄소배출권 △지식재산권(IP) △데이터 토큰화 등을 꼽았다.
제레미 응은 “공공 크레딧 시장이 다음 성장 타깃”이라며 “투명하고 구조화된 고수익 채권은 현재 금리 환경에서 매우 매력적”이라고 강조했다. 조시는 “민간 신용은 여전히 양자 간 거래 중심으로 블록체인 유통에 적합하다”며 “중동과 동남아 시장에서 큰 수요가 있다”고 밝혔다.
참석자들은 RWA 토큰화가 이미 실현 가능한 기술을 넘어서 실질 수요와 인프라가 결합하는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입을 모았다. 단, 규제 정비와 투자자 교육은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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