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명정선 기자] 상승장을 예측하는 방법은 많지만, 그중 옵션 시장이 보여주는 ‘스큐(Skew)’ 지표는 가장 빠르고 날카로운 도구다. 데리빗(Deribit)에서 제공하는 25-델타 스큐는 시장 참여자들의 방향성 심리를 수치화해 보여주며, 강세와 약세가 교차하는 변곡점에서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
스큐란 무엇인가?
옵션 시장에서 ‘스큐(skew)’는 동일한 만기에서 콜옵션과 풋옵션 간 내재 변동성(Implied Volatility, IV)의 차이를 나타내는 지표다. 보통 25-델타 수준에서 비교하며, 이 수치는 시장이 상승과 하락 중 어느 방향에 더 민감한 프리미엄을 지불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다시 말해, 스큐는 단순한 가격 정보가 아니라 시장 참여자들의 심리적 비대칭성과 리스크 선호 방향을 수치화한 구조적 지표다. 이를 활용하면 보다 민첩하게 시장에 대응할 수 있는 무기를 얻게 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스큐 작동 방식
스큐는 일반적으로 풋옵션 IV – 콜옵션 IV로 계산된다. 따라서 스큐가 양수이면 풋이 더 비싸고, 이는 하방 리스크 대비 심리를 반영한다. 반대로 스큐가 음수라면 콜이 더 비싼 구조로, 상승 가능성에 무게를 둔 강세 심리를 시사한다. 이처럼 스큐는 가격 그 자체보다는 내재된 변동성 구조의 기울기를 보여주기 때문에, 추세 변화나 포지션 쏠림 현상을 읽는 데 효과적이다.
스큐도 각각 다르다
‘스큐’라는 용어는 거래소나 시장에 따라 다르게 계산될 수 있다. 데리빗(Deribit)은 25-델타 기준으로 풋과 콜의 IV 차이를 직접 산출해 제공한다. 반면, CBOE 스큐 인덱스(Skew Index)는 극단적 하락 가능성에 대한 프라이싱을 반영한 구조이고, 일부 시장에서는 단순히 IV 곡선의 비대칭성을 정성적으로 ‘스큐’로 지칭하기도 한다. 따라서 스큐를 해석할 때는 반드시 산출 방식과 단위 기준을 먼저 확인하는 것이 필수다.
암호화폐 핵심 심리지표, 데리빗 스큐
Deribit는 글로벌 암호화폐 옵션 시장의 핵심 플랫폼으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25-델타 스큐 지표는 시장 심리를 정밀하게 포착하는 데 널리 사용된다. 특히 이 지표는 단기 트레이딩 수요와 기관 포지션 방향성을 함께 반영하며, 상방 기대 강화, 하방 헷지 수요 확대 등 심리 변화를 실시간으로 감지할 수 있다. 실질적으로 Deribit 스큐는 암호화폐 옵션 시장의 ‘공포·탐욕 지수’ 역할을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음수인데 왜 강세 베팅이지?
Deribit 기준 스큐는 풋 – 콜 구조로 계산되기에, 스큐가 음수란 것은 콜옵션의 IV가 더 높다는 뜻, 즉 콜 수요 우위로 시장이 상방에 베팅하고 있다는 의미다. 최근 Deribit 차트를 보면, 단기 만기 스큐가 +30을 넘었다가 -10 이하로 급락하며 콜 수요 급증과 강세 베팅 심화를 보여줬다. 전통적으로는 풋이 비싼 구조가 일반적이기 때문에 스큐의 음수 전환이 낯설게 느껴질 수 있으나, 해석은 항상 공식 정의를 기준으로 삼아야 정확하다.
실제 사례에서도 이러한 구조는 분명히 드러난다. 2025년 2월, S&P 500 지수가 급락하던 날, 비트코인의 단기 만기 스큐는 하루 만에 +30에서 -10 이하로 전환되며, 콜옵션 중심의 강세 베팅 흐름이 뚜렷해졌다. 당시 Deribit 옵션 시장에서는 단기 숏커버와 상승 기대가 반영되며, 가격 역시 5% 넘게 반등했다. 스큐가 음수로 전환된 것이 단순한 수치가 아닌 실질적인 강세 심리와 맞물려 작용한 사례다.
변동성 지표도 함께 확인해야
스큐는 방향성 프리미엄 차이를 보여줄 뿐, 시장 전체의 변동성 수준은 보여주지 않는다. 따라서 절대적 변동성을 파악하려면 각 옵션의 IV 자체를 별도로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컨대 스큐가 음수여도 전체 IV가 낮다면 시장은 단순 무기력 국면일 수 있고, 반대로 고 IV 구간에서 음의 스큐가 강화되면 강세 기대가 실제 변동성에도 반영되고 있는 강한 베팅 흐름으로 해석할 수 있다.
예컨대 2024년 11월, Deribit에서 발생한 대규모 콜옵션 매도는 해당 만기의 IV를 급락시키며 스큐가 일시적으로 왜곡된 사례로 기록됐다. 단순히 스큐 수치만을 보면 강세 심리가 줄어든 것처럼 보였지만, 실상은 포지션 정리에 따른 기술적 변동이었다. 이런 경우 IV, 미결제약정 등의 보조 지표를 함께 분석하지 않으면 해석 착오가 발생할 수 있다.
보조지표 활용 팁과 주의할 점
스큐는 강력한 심리 지표이지만, 단독으로 해석할 경우 오해 소지가 있다. IV 추세, 옵션 거래량, 포지션 변화(Open Interest) 등과 함께 교차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스큐 급변은 시장 이벤트(예: CPI 발표, ETF 승인 등) 전후로 일시적으로 왜곡될 수 있으므로, 추세 지속성 여부와 연계 분석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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