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오수환 기자] 비트코인은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의 미국 신용등급 강등 여파에도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며 1억4000만원 후반에서 거래되고 있다
20일 오전 8시 10분 기준 국내 디지털자산 거래소 업비트에서 비트코인(BTC)은 전일 대비 1.23% 하락한 1억4857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글로벌 거래소 바이낸스에서는 0.29% 오른 10만5630달러를 기록 중이다. 비트코인을 포함한 20개 주요 알트코인을 지수화한 코인데스크20 지수는 전날보다 0.41% 내렸다. 개별 종목 가운데 이더리움(ETH)은 2.89% 상승한 반면, 솔라나(SOL)와 엑스알피(XRP)는 각각 1.89%, 1.4% 하락했다.
코인글래스에 따르면 지난 24시간 동안 비트코인에서는 약 1억1455만달러(약 1592억원) 규모의 청산이 발생했으며, 이 가운데 53%는 숏(매도) 포지션이었다. 전체 디지털자산 시장의 청산 규모는 약 3억5850만달러(약 4983억원)로 집계됐다.
비트코인은 무디스의 미국 신용등급 강등 발표 이후 한때 10만2000달러까지 하락했지만 이후 반등하며 낙폭을 대부분 만회했다. 이번 회복은 미국 채권금리 상승과 신용등급 하락이라는 악재에도 중장기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판단이 시장에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라무 아후왈리아 루미다 웰스 최고경영자(CEO)는 “단기적으로는 일부 기관투자자의 자산 재편 가능성이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시장에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도 “무디스의 이번 신용등급 강등은 이미 부정적 등급 전망을 통해 시장에 예고된 측면이 크고, 다른 주요 신용평가사들이 앞서 등급을 낮췄던 점을 감안하면 미국 국채와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최근 미국 국채 금리의 변동성과 급등 배경에는 지난 4월 트럼프 정부의 상호관세 부과에 따른 정책 신뢰 저하와 국채 발행 부담이 작용하고 있다”며 “이 같은 맥락에서 무디스의 등급 하향이 시장금리를 추가로 크게 자극할 가능성은 낮다”고 덧붙였다. 실제 무디스는 이번에 미국의 신용등급을 Aa1으로 한 단계 낮추면서, 등급 전망은 ‘안정적’으로 조정했다. 이는 추가 강등 가능성이 낮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이러한 평가 속에 미국 증시도 장중 낙폭을 회복하며 상승 마감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는 0.32% 오른 4만2792.07에 마감했고, S&P500지수는 0.09% 상승한 5963.60, 나스닥지수는 0.02% 오른 1만9215.46을 기록했다.
이처럼 시장이 무디스의 조정에 과도하게 반응하지 않는 가운데 비트코인은 자금 유입과 수급 불균형에 힘입어 중장기 상승 기대를 키우고 있다. 디지털 자산 운용사 21쉐어스(21Shares)는 비트코인이 올해 최대 13만85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맷 메나 트웬티원셰어스 리서치 전략가는 “이번 상승은 개인투자자들의 투기적 움직임보다는 기관 자금 유입, 비트코인 공급 부족, 거시경제 여건 개선 등이 작용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그는 “채굴되는 양보다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해 시장에서 흡수되는 비트코인 수량이 더 많아지면서 공급 압박이 심화되고 있다”며 “비트코인을 전략 자산으로 매입하는 기업과 국가의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디지털자산시장의 투자심리를 나타내는 얼터너티브의 공포·탐욕(Fear&Greed) 지수는 이날 74점(탐욕)으로 전날(74점)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얼터너티브의 공포·탐욕지수는 0에 가까울수록 투자자들의 매도세가 강하고, 100에 가까울 수록 매수 경향이 높다는 걸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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