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지승환 인턴기자]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되면서 중국 본토와 홍콩의 주요 기업들이 싱가포르 증권거래소(SGX) 상장에 속속 나서고 있다.
19일(현지시각) 크립토폴리탄에 따르면 최소 5개 이상의 대형 중국·홍콩 기업이 최근 12~18개월 내 싱가포르에서 기업공개(IPO), 이중상장, 또는 지분 매각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움직임은 △미·중 관세 전쟁 △지정학적 불확실성 심화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대한 대응책으로 풀이된다. 미국은 중국산 제품에 최대 145%의 고율 관세를 부과했고, 중국도 미국산 제품에 125%의 맞관세로 맞섰다. 비록 최근 양국이 90일간 관세 중단에 합의했지만, 무역 환경의 불확실성은 여전히 크다.
싱가포르는 최근 IPO 유치를 위해 20% 세금 환급 등 다양한 인센티브 정책을 도입했다. △정치적 안정성 △중립적 외교 △동남아 시장 진출의 교두보 역할 등도 중국 기업들의 관심을 끄는 요인이다. 링고 초이 EY 아시아태평양 IPO 책임자는 “싱가포르의 정치적 안정성과 지정학적 중립성이 기업에 매력적으로 작용한다”고 평가했다.
다만 싱가포르 증시는 보수적인 투자자 성향과 엄격한 상장 요건을 가지고 있는 등 한계도 뚜렷하다. 2024년 기준 SGX 신규 상장은 4건에 불과한 반면, 홍콩증권거래소는 71건에 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 기업들은 동남아 시장 확대와 글로벌 투자자 유치, 자금 조달 다변화 차원에서 싱가포르 상장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싱가포르 현지에서는 특히 기술기업 상장 문턱을 낮추고, 상장 절차를 간소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한 현지 테크 기업 임원은 “이 지역 스타트업 대부분이 싱가포르에 본사를 두고 있어, 상장이 합리적이지만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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