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Jack Han 에디터] 15일(현지시각) 외신 크립토폴리탄에 따르면 텔레그램 창업자 파벨 두로프(Pavel Durov)가 메타(Meta) 소유의 메신저 앱 왓츠앱(WhatsApp)에 대해 기능 도용과 흑색 PR 캠페인 실행을 공개 비판했다.
두로프는 공식 텔레그램 채널에서 콘텐츠 제작자들을 대상으로 텔레그램의 산업 선도적 기능을 알리는 바이럴 영상 제작 콘테스트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두로프는 “왓츠앱이 우리를 표적으로 한 흑색 PR 캠페인을 실행하는 것을 적발했다”며, 이에 보복 차원의 대응을 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왓츠앱을 “텔레그램에서 선보인 혁신 기능을 느리게 따라잡으며 과거에 발이 묶여버린 플랫폼”이라 묘사했다.
텔레그램은 자신들이 시장에 처음으로 도입한 30가지 이상의 기능을 제시하며, 왓츠앱의 복제 관행을 지적했다. 두로프는 “이 목록마저도 완전하지 않다”며, 텔레그램이 워낙 앞서 있어 왓츠앱의 추격이 부담스럽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번 콘테스트의 상금은 5만 달러이며, 오는 5월26일까지 진행된다.
# 텔레그램과 왓츠앱, 10년 넘게 경쟁 구도
텔레그램과 왓츠앱의 경쟁은 2013년 텔레그램 출시 이후 시작됐다. 이듬해 메타는 왓츠앱을 190억 달러에 인수했고, 이후 대규모 장애 사태가 발생하면서 단 하루 만에 500만 명이 텔레그램으로 이동했다. 이로 인해 텔레그램은 ‘보안 대안’으로 자리잡는 계기가 됐다.
이후 두로프는 왓츠앱의 사용자 데이터 처리 방식을 지속적으로 비판했다. 그동안 왓츠앱을 “감시 도구”와 “허니팟”으로 규정하며, 프로그램 설계가 해커와 국가 기관에게 사용자 정보를 쉽게 노출한다고 주장했다.
2019년에는 왓츠앱이 스파이 활동을 위한 백도어를 제공한다고 주장하며 앱 삭제를 촉구한 바 있다. 비슷한 논란은 2021년에도 이어졌는데, 이때 왓츠앱은 메타 서비스와의 통합을 위한 개인정보처리방침 변경으로 논란이 일었다. 두로프는 이를 두고 메타가 텔레그램의 성장 원인을 분석하기 위해 별도 부서를 운영하는 점을 조롱했다.
현재 텔레그램은 2025년 기준으로 10억 명 이상의 활성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으나, 왓츠앱 사용자는 여전히 20억 명 이상이다. 두로프는 텔레그램의 성장을 △투명성 △독립성 덕분으로 설명하며, 광고를 운영하지 않고 외부 투자자에 의존하지 않는 점을 강조했다. 다만, 텔레그램은 기본적으로 종단 간 암호화를 제공하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 과거의 긴장, 공개 비판, 그리고 법적 견제
두로프와 메타 CEO 마크 저커버그(Mark Zuckerberg)의 긴장은 오래된 이야기다. 두로프는 2009년 VK 러시아판 페이스북 운영 당시 저커버그와 만나 아이디어를 나눴고, 이후 메타가 VK의 앱 플랫폼 아이디어를 모방했다고 주장했다.
2024년 두로프는 왓츠앱을 “저렴하고 희석된 텔레그램의 모방물”이라 비난하며, 메타가 로비와 PR 회사를 통해 텔레그램 확장을 저지하려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텔레그램은 재정적으로 독립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2025년 저커버그가 메타 플랫폼에서 팩트체커를 배제하겠다고 발표하자, 두로프는 그를 “기회주의자”라고 비난했다. 두로프는 저커버그가 근본적인 표현의 자유 관점보다 필요에 따라 이를 이용한다고 말했다.
두 CEO의 갈등은 플랫폼 운영 철학에서 기인한다. 두로프는 광고나 외부 감독 없이 독립적으로 플랫폼을 운영하는 반면, 저커버그는 규정을 준수하며 법적 안정성을 유지하는 데 중점을 둔다. 이 과정에서 두 사람 모두 △범죄 방조 △자유 억압이라는 상반된 비판을 받는다.
같이 보면 좋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