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정윤재] 스테이블코인이 디파이 생태계의 중심으로 자리 잡으면서, 이들의 규제 여부가 핵심 이슈로 떠올랐다. 토큰화된 실물자산(RWA)과 수익형 스테이블코인의 급속한 성장 속에서, 규제는 단순한 선택이 아닌 필수로 인식되고 있다.
2024년 수익형 스테이블코인의 시가총액은 전년 대비 583% 넘게 급증했다. 시장은 이제 단순 거래 수단이 아닌, 금융 인프라로 스테이블코인을 받아들이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중요한 질문은 남는다. ‘누가 스테이블코인을 규제하고, 규제가 없다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라는 점이다.
신뢰의 허상, 실제 위험은 존재한다
대표적인 스테이블코인들은 △법정화폐 기반 △풍부한 유동성 △프로토콜 통합 등을 갖췄지만, 이는 곧바로 투명성이나 규제 준수를 의미하지 않는다.
2023년 S&P 글로벌은 ‘스테이블코인 안정성 평가’를 발표하며, 자산의 질과 초과담보 여부, 청산 안전장치 등을 기준으로 주요 스테이블코인을 평가했다. 이 보고서는 일부 발행사는 금융범죄 보고 요건은 준수하고 있으나, 주요 금융 당국의 감독을 받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 준비금의 분리 보관 여부나 기업 리스크와의 절연성 등도 불분명한 경우가 많다고 분석했다.
테라(UST)의 2022년 붕괴는 이러한 우려를 현실로 만들었다. 알고리즘 기반의 UST는 실물 자산 없이 발행돼 186억 달러의 가치가 증발했다. 이후에도 일부 법정화폐 기반 스테이블코인은 2023년 일시적으로 페깅을 이탈했다. 준비금이 예금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은행 계좌에 있었던 탓이다. 최근에는 암호화 자산 기반 스테이블코인이 담보가치 하락으로 심각한 디페깅을 겪었다.
규제는 선택이 아닌 전제 조건
이처럼 스테이블코인은 단지 인기도, 유동성만으로는 보호되지 않는다. 특히 실물 자산을 온체인으로 연결하는 토큰화 시장은 2033년 17조 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규제는 필수 기반이 되고 있다.
2025년 들어 세계 주요 국가들은 스테이블코인 규제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미국은 STABLE 법안과 GENIUS 법안을 발의해 △1:1 준비금 △월별 공개 요건 등을 포함한 프레임워크를 제시했다. STABLE 법안은 승인된 자산만 준비금으로 인정하며, GENIUS 법안은 보다 유연한 구성 허용이 특징이다.
유럽연합은 ‘MiCA 규제’를 통해 전자화폐 라이선스를 요구하고, 일일 환매 가능성과 정보공개 의무를 부과했다. 아시아에서는 싱가포르가 샌드박스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홍콩은 2024년 말 ‘스테이블코인 법안’을 도입해 발행사 면허 및 투자자 보호 요건을 강화했다. 일본, 스위스, UAE도 기관 중심의 맞춤형 규제 도입에 나서고 있다.
USDO, 규제를 전제로 설계된 스테이블코인
이 가운데, 수익형 스테이블코인 ‘USDO’는 규제 기반의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발행사 오픈에덴 디지털(OpenEden Digital)은 버뮤다금융청(BMA)으로부터 디지털 자산 사업 라이선스를 취득했다. 또한 발행사는 ‘분리 계정 회사(SAC)’ 구조로 설립돼 사용자 자산을 기업 리스크로부터 법적·운영적으로 분리한다.
USDO의 구조는 다음과 같다.
△분리 자산: 준비금은 발행사 계정과 분리돼 보관된다.
△파산 보호: 발행사 파산 시에도 준비금은 보호되고, 투자자는 상환 권리를 보장받는다.
△규제 감독: BMA는 자본요건, 보고 요건, 리스크 관리 정책 등 엄격한 감독을 적용한다.
이는 단순한 법률 준수가 아닌, 장기적인 신뢰 구축을 위한 금융 인프라 설계다.
수익형 스테이블코인의 미래
USDO는 토큰화된 미국 국채에 기반해 수익을 발생시키며, 이자 수익을 자동으로 사용자 지갑에 분배한다. 별도 스테이킹이나 청구 절차 없이 실시간 수익이 제공된다. 이는 스테이블코인을 단순한 가치 저장 수단이 아닌, 수익 창출형 자산으로 바꿔놓는다.
또한 USDO는 디파이 프로토콜과의 완전한 호환성을 갖춰, 대출, 유동성 공급, 수익 거래 등에 활용할 수 있다. 투명한 온체인 준비금, 규제 기반의 구조는 USDO를 차세대 금융 프리미티브로 만든다.
신뢰 기반 미래를 위한 선택
규제는 혁신을 방해하는 요소가 아니다. 오히려 명확한 규제는 △신뢰 확보 △사용자 보호 △글로벌 채택 확대의 전제 조건이 되고 있다.
모든 스테이블코인이 살아남지는 못할 것이다. 생존 조건은 법적 기반, 투명한 운영, 그리고 준비금 보호다. 특히 수익형 스테이블코인과 RWA가 확산되는 지금, 규제 준수 여부는 중요한 생존 환경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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