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Jack Han 에디터] 14일(현지시각) 미국 증시 선물은 기술주 주도의 상승세를 보이며 거래를 시작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통화정책을 무역협상의 일환으로 활용하려 한다는 보도가 나오자, 달러화는 약세를 보였고, 반대로 반도체 관련 기술주들이 크게 반등했다.
이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선물은 개장 전 0.3% 상승했고, 엔비디아(Nvidia) 등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는 장전 거래에서 상승세를 나타냈다. 투자자들은 미국이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가 첨단 인공지능(AI) 반도체에 더 넓게 접근할 수 있도록 조율하고 있다는 보도에도 주목하고 있다. 이는 AI 기술 수출 규제가 완화될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이어졌다.
통화정책이 무역카드로…달러 하락, 원화·엔화 등 아시아 통화 강세
외환시장에서는 미국 정부가 외국 정부들과의 협상에서 통화가치를 조율하고자 한다는 가능성에 주목했다. 이달 초 미국과 한국의 고위 당국자들이 통화정책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외환 트레이더들은 향후 무역협정 체결에 앞서 미국이 달러 약세를 유도하려 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이러한 전망 속에서 달러 가치는 하락했고, 한국 원화는 1% 이상 상승했다. 일본 엔화와 다른 아시아 통화들도 동반 상승했다. 이날 블룸버그 달러 스팟 인덱스는 0.3% 하락했고, 유로화는 0.3% 상승해 1.1216달러를 기록했다. 영국 파운드화는 0.2% 올라 1.3331달러에 거래됐으며, 일본 엔화는 0.9% 급등해 달러당 146.20엔까지 상승했다.
투자자들 “급등장 피로감 커져”…경제지표 악화 시 조정 가능성 경고
미국 주식시장이 최근 가파른 반등세를 보였지만, 일부 전략가들은 이 흐름이 곧 둔화될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 골드만삭스의 전략가 피터 오펜하이머는 만약 향후 경제지표가 둔화된다면 경기침체 우려가 다시 불거질 수 있으며, 그 경우 주식시장은 다시 취약해질 수 있다고 밝혔다.
영국의 프라이빗뱅크 쿠츠앤코(Coutts & Co.)의 자산배분 책임자인 릴리안 쇼뱅은 “4월에 투자자들이 지나치게 비관적인 포지션을 취하다가 시장 반등에 뒤처졌고, 그 결과 이를 따라가느라 매수에 나섰다”며, 자신은 현재 주식 비중을 줄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럽 주식시장에서는 영국 명품 브랜드인 버버리(Burberry)의 주가가 구조조정 발표 이후 15% 이상 급등하며 이목을 끌었다. 버버리는 전체 인력의 약 5분의 1을 감축할 계획을 발표했다. 블랙록의 유럽 주식 최고투자책임자 헬렌 주얼은 이번 실적 시즌과 독일의 재정 확대가 유럽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녀는 특히 유럽 은행들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을 밝혔다.
비트코인·이더리움 하락…아시아 증시는 반등세
암호화폐 시장에서는 비트코인(BTC)이 0.6% 하락해 10만3947달러로 내려앉았고, 이더리움은 2.4% 급락해 2624달러에 거래되었다. 이는 위험자산 전반에 대한 일시적인 피로감과 기술주 주도로 자금이 이동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편, 아시아 증시는 일제히 반등했다. MSCI 아시아 태평양 지수는 1.4% 상승하며 이날 전 세계 주식시장의 낙관론을 반영했다.
채권은 보합, 유가는 하락, 금도 약세
채권 시장에서는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4.47%로 거의 변동이 없었다. 독일 10년물 금리는 1bp 하락한 2.67%를 기록했고, 영국 10년물 금리는 4.67%로 전일과 거의 동일했다.
상품시장에서는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가격이 1% 하락하여 배럴당 62.99달러로 조정받았고, 금 현물 가격은 0.9% 떨어져 온스당 3221.02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가 약화되면서 안전자산 수요가 소폭 줄어든 영향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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