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정윤재] 가상자산 벤처캐피탈 a16z(안드레센 호로위츠)에 따르면, 스테이블코인이 암호화폐 시장의 첫 ‘킬러앱’으로 부상하고 있다. 거래 수수료 절감과 실시간 국제 송금 등 실사용 사례가 늘며, 2024년 3월 기준 스테이블코인 거래량은 1조8200억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기존 암호화폐 시장의 등락과 무관한, 비투기성 수요에 기반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스테이블코인은 현금이나 금처럼 중앙 기관 없이 작동하면서도 디지털 환경에 최적화돼 있다. a16z는 이를 “돈의 왓츠앱 순간”이라 표현했다. 과거 문자 메시지가 국가 간 장벽과 요금을 없애며 왓츠앱으로 전환됐듯, 스테이블코인이 돈의 국경을 허물 수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미국에서 콜롬비아로 200달러를 보내는 데 1센트도 들지 않는다.
스테이블코인의 두 축…그리고 오해
a16z는 스테이블코인을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한다. △법정화폐 담보형은 전통 은행권의 지폐처럼, 신뢰할 수 있는 기관이 발행하고 언제든 교환 가능한 구조다. 현재 전체 스테이블코인의 90% 이상이 이에 해당한다. △자산 담보형은 담보를 기반으로 대출해 발행되며, 점점 더 다양한 담보 자산이 등장하고 있다.
반면, a16z는 ‘전략 기반 달러(SBSD)’라는 형태는 스테이블코인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이는 투자 전략을 담은 파생상품으로, 스테이블코인의 핵심 속성인 가치 안정성과 교환 수단으로서의 기능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이유에서다.
기업 결제 비용 절감…소상공인이 먼저 도입할 것
a16z는 스테이블코인이 기업의 수익성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예를 들어, 월마트는 연 매출 6480억달러 중 약 100억달러를 카드 결제 수수료로 지출한다. 스테이블코인을 도입하면 수익률이 60% 이상 개선될 수 있다. 마진이 낮은 유통업체일수록 효과는 더 크다.
특히 a16z는 소규모 매장들이 가장 먼저 스테이블코인을 도입할 것으로 전망했다. 커피 한 잔에 붙는 카드 수수료는 15%에 육박하지만, 신용카드의 혜택이 거의 없는 결제 환경이기 때문이다. “커피값을 빌려야 할 일도 없고, 사기 보호가 필요하지도 않다”는 설명이다.
‘오픈 머니’ 인프라로 진화…AI 결제까지 가능
a16z는 스테이블코인이 단순한 송금을 넘어, 새로운 형태의 소프트웨어 생태계를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통 금융은 폐쇄된 시스템에 기반하지만, 블록체인과 스테이블코인은 개방형 금융 인프라를 구축한다.
예컨대 △AI가 자동으로 거래하는 프로그램화된 결제 △언론·음악·AI 콘텐츠에 대한 마이크로 결제 △완전 투명한 정부 보조금 지급 체계 △글로벌 전자상거래 정산 시스템 등이 가능해진다.
또한 a16z는 탈중앙형 스테이블코인이 장기적으로는 디지털 기반 금융의 핵심이 될 것이라 주장한다. 알고리즘을 통해 가격을 고정하는 방식으로 △중앙화 리스크 해소 △실시간 자산 투명성 확보 △자본 효율성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a16z는 “디지털 네이티브 경제에 맞는 새로운 금융 시스템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스테이블코인이 그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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