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Jack Han 에디터] 유럽연합(EU)이 이번 주 미국과의 무역 협상이 거의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고 15일(현지시각) 밝혔다.
EU 무역 담당 집행위원인 마로시 세프코비치는 이날 워싱턴에서 미국 상무장관 하워드 루트닉과 무역대표부(USTR)의 제이미슨 그리어와 약 2시간 가량 회담을 가졌으나, 미국 측의 명확한 입장을 파악하지 못한 채 회담을 마쳤다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미국 측은 이른바 ‘상호적 관세’ 20%를 90일 동안 10%로 낮췄지만, 이는 일시적인 조치일 뿐이며, 자동차와 금속 등 주요 산업에 대한 기존 관세는 유지될 것이라는 입장을 시사했다. 이와 관련된 발언은 익명의 소식통을 통해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초, 전 세계 무역 질서를 재편하고 미국 제조업 일자리를 회복하며 세금 감면 연장을 위한 재원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로 광범위한 관세 부과 조치를 단행했다. 현재 유럽연합에서 미국으로 수출되는 약 3800억유로(약 4310억달러) 규모의 상품이 타겟이 된 상태다.
EU는 미국이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한 데 대한 보복 조치를 90일간 유예하기로 지난주 결정했다. 이는 미국 측이 일부 관세를 한시적으로 낮춘 것에 대한 상응 조치다.
그러나 EU는 해당 기간 동안 실질적인 협상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약 210억유로 상당의 미국산 제품에 보복 관세를 발동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더 나아가, 유럽연합은 새로운 무역 협정을 빠르게 체결하고 단일 시장 기능을 강화하는 등 다각도의 대응 방안을 강구 중이다.
미국 측은 일부 자동차 관련 관세는 미국 내 투자 확대와 수출 증대 조건 하에 일부 조정이 가능하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지만, 명확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EU는 모든 산업재에 대한 상호 관세 철폐를 제안했으나, 미국은 이를 거부했다.
미국은 또한 EU가 미국 내 제약 원료 생산을 확대하고 공급망을 통합할 것을 요청했으며, 의약품 가격 인상까지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디지털 규제, 인공지능(AI), 식품 기준 등의 비관세 장벽도 핵심 협상 의제로 거론되고 있다.
관련 소식이 전해진 직후, 독일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일중 최고치인 2.55%에서 2.53%로 소폭 하락했고, Stoxx Europe 600 지수도 상승폭을 일부 반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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