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동현기자=중국이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화폐 채굴 금지를 본격화하는 가운데, 이번 조치가 블록체인 생태계에 미치는 파급효과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신화사 등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중국의 경제정책 기획 부처인 국가발전개혁위원회(國家發改委,발개위)는 지난 9일 공개한 ’산업 구조 조정 지도목록(產業結構調整指導目錄)’에서 가상화폐 채굴 산업을 ‘도태(淘汰)산업’으로 지정하는 동시에 업계 의견수렴에 들어갔다.

발개위 지도목록[사진=바이두]

특히 이번 발표로 세계 시장의 90%를 장악하고 있는 중국의 채굴기 업계는 물론 블록체인 생태계 전반에 적지 않은 여파가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 세계 3대 가상화폐 채굴기 생산업체인 비터다루(比特大陸ㆍ비트메인), 자난윈즈(嘉楠耘智), 이방궈지(億邦國際)는 이미 지난해 업황 부진으로 생산을 일부 중지하는 한편, 이들 업체의 IPO 추진도 백지화됐다.

가상화폐 채굴의 핵심인 마이닝풀(mining pool) 분야도 지각 변동이 예상된다. 그동안 비터다루가 운영중인 앤트풀(Antpool)을 비롯해 비티씨닷컴(BTC.com), 비티씨닷탑(BTC.TOP),비아비티씨(ViaBTC) 등 중국 업체가 사실상 전세계 채굴 시장을 주도했다.

☞마이닝풀(mining pool):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코인을 채굴하기 위해 여러 대의 채굴기를 연결해 마치 1대의 슈퍼컴퓨터처럼 작동하도록 만든 네트워크

중국의 채굴시설[사진=바이두]

관련 업체들은 지난 2017년부터 본격화된 당국의 규제 기조에 주력 업종을 AI 사업으로 전환하는 등 사업 다각화에 시동을 걸고 있다.

채굴기 업계 1위 비터다루는 이미 고성능 AI 칩인 BM1680을 출시했고, 자난윈즈(嘉楠耘智)는 엣지 컴퓨팅(edge computing)용 반도체 생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방궈지도 올 하반기에 AI 디바이스를 출시할 것으로 전해진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이번 조치로 채굴 업계에 대한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면서도 블록체인 산업에 대해서는 낙관적으로 내다봤다.

충칭공상대학(重慶工商大學) 블록체인경제연구소 류창융(劉昌用) 교수는 “발개위의 방침이 확정되면 각 지방정부는 채굴장 운영 중지에 착수할 것”이라며 “다만 이번 조치가 글로벌 가상화폐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봤다.

류 교수는 그러면서 “이번 조치로 채굴장이 몰려 있는 쓰촨(四川), 네이멍구(內蒙古) 등 경제적으로 낙후된 지역이 가장 큰 피해를 볼 것”이라며 “발개위의 이번 조치는 가상화폐 업계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인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발개위투자연구소(發改委投資研究所)의 우야핑(吳亞平) 주임은 “ 지도목록은 당국의 산업 정책 방향이 구체화된 것”이라며 ” 블록체인 서비스 분야는 이번 목록에서 빅데이터,클라우드와 더불어 성장 촉진 산업으로 지정되면서 블록체인 분야에 더 많은 자본의 투자가 이뤄질 것이다”고 밝히며 향후 블록체인 산업 전망을 낙관했다.

블록체인 전문가 중앙재경대학(中央財經大學) 덩젠펑(鄧建鵬) 교수는 “전력을 낭비하고,환경오염을 유발하는 채굴사업은 즉각 중지해야 한다”며 “채굴장이 밀집한 지역에도 장기적으로 호재가 될 것”이라며 이번 조치를 당국의 규제 강화에 따른 당연한 수순으로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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