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문정은 기자] 해외 송금 서비스 업체 ‘모인’이 신청한 블록체인 규제 샌드박스 선정 심사가 차일피일 밀리고 있다.

모인은 지난 1월 17일 정보통신기술(ICT) 부분에 규제 샌드박스를 신청했다. 모인은 암호화폐를 매개로 한 블록체인 기술 기반 해외송금을 허용하고, 3만 달러 수준으로 해외송금액 제한을 풀어줄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지난 1차, 2차 심의위원회 모두 모인이 신청한 규제 샌드박스 건에 대해 결정을 연기했다. 관계 부처 간 합의가 좀처럼 모아지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법무부 포함 일부 부처에서 지난 2017년 암호화폐 광풍처럼 또다시 투기시장을 불러올 것이란 우려가 작용한 것이다.

서일석 모인 대표는 “일부 부처에서 잠재 위험성, 예측 불가한 변화 등을 우려한다”며 “아직도 블록체인 기술과 암호화폐를 분리해 바라보는 시선이 있고, 특히 암호화폐 시장 자체가 다시 살아나는 것을 바라지 않는 시각이 있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결국 모인의 규제 샌드박스 신청 건은 4월 ‘금융규제 샌드박스’ 부분에서 다시 논의될 예정이다. 금융규제 샌드박스 과제와 통합된 기준의 심사가 필요하다는 시각 때문이다.

내달 심의를 앞둔 서일석 모인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샌드박스 논의 시기는 이미 지났다”

앞서 유영민 과기정통부 장관은 지난 1월 규제 샌드박스 신청을 받으면서 “처리 기간이 60일을 넘기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모인의 안건은 60일을 훨씬 넘기게 됐다.

1월 규제 샌드박스를 신청하던 때만 해도 모인은 2월이면 행정 처리가 마무리될 줄 알았다. 이렇게까지 연장될지 모인은 예상하지 못했다.

무엇보다 완전한 제도권 도입이 아닌 테스트 환경을 제공하자는 취지의 ‘규제 샌드박스’부터 난항을 겪고 있는 점을 모인은 안타까워했다. 서 대표는 “샌드박스는 정해진 환경 내에서 기업과 정부 모두 기술을 테스트해보자는 것”이라며 “최대한 안전한 방식을 고려해 신청한 것인데, 이 소재 자체가 (정부에) 부담이 될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다”고 말했다.

특히 서 대표는 해외에서 이미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해외 송금 서비스를 활발히 선보이고 있는 것과 달리, 국내에서는 샌드박스 적용 여부조차 합의를 이루지 못한 점이 가장 당황스러운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은 블록체인 기반 해외송금 부분과 관련해 샌드박스를 적용하냐 마냐를 논의해야 하는 시점이 아니다”며 “이미 해외에서 활발히 적용하는 점을 고려했을 때 우리는 경쟁 상황을 의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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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최근 IBM은 ‘블록체인 월드와이어’를 72개국으로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블록체인 월드와이어는 스텔라 프로토콜을 활용해 빠르고 저렴한 해외송금 서비스를 제공하는 네트워크다.

◆ “블록체인협회도 목소리 보태야”

블록체인·암호화폐를 두고 계속되는 정부 규제에 관련 기업과 협회가 모두 각자도생하고 있다는 점도  모인 대표는 아쉬워했다.

서 대표는 “블록체인처럼 신기술이나 새로운 서비스가 사회에 나왔을 때 특히 ‘협회’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이어 “초반 규제가 심했던 P2P금융 분야에서도 협회가 기업과 같은 목소리를 내고 성명서를 발표해 왔다”며 “그 결과 P2P금융이 점차 법제화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P2P(개인 간 거래) 금융은 금융기관을 거치지 않고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개인끼리 자금을 빌려주거나 돌려받는 핀테크 서비스다. P2P금융 시장 초기, 시장에 대한 불확실성과 더불어 ‘대부 업체’라는 인식이 강했다. 유일한 P2P협회인 한국P2P금융협회가 나서 자율규제안을 만들고, 법제화 추진 관련 설명서를 발표해왔다. 관련 P2P 업체 또한 협회 회원사로 참여해 자율규제안 이행에 협조하며, 협회와 기업 모두 자정노력을 해왔다.

서 대표는 “대출 관련 사건 사고가 많을 수밖에 없는데, 협회가 자율규제안을 만들어 안 지키는 회원사는 퇴출시키는 등 자정작용을 일으킨 것”이라며 “P2P금융 업계 또한 협회와 합심하며 한목소리를 내 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블록체인 규제 샌드박스 또한 협회가 나서 성명서를 발표하면 전달하는 무게감이 다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한국블록체인협회 측은 “당장 규제 샌드박스 관련 성명서나 준비 사항은 없다”며 “앞서 모인의 샌드박스 신청 건 관련 1차 심사 결과가 나올 때 환영의 뜻을 밝히려 했지만 심의가 2차로 넘어가고 또 미뤄지고 있는 상황이어서 발표를 안 한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다른 측면에서 기업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이 있으면 나설 것”이라고 협회 측은 전했다.

마지막으로 서 대표는 다시 한번 협회는 물론 블록체인 스타트업 간 ‘합심’을 강조했다. 서 대표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는 기업이 거래소, 디앱 개발사, 컨설팅 등 여러 가지 사업 종류로 나눠져 있고, 협회 또한 산발적으로 만들어져 학회, 정책 등 성격이 서로 다르다”면서 “어렵고 힘든 시기일수록 한목소리를 내기 위해 지금은 합심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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