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CA: 2019-03-14

[글 = 후안 빌라베르데: Weiss Ratings Editor]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유럽중앙은행(ECB), 일본은행(BOJ), 그리고 영란은행(BOE)을 지칭하는 세계 4대 중앙은행은 지구상에서 가장 강력한 기관들이라고 주장할 수 있다.

이들 4대 은행은 41조 달러 넘는 GDP에 영향을 미치는 금리를 결정한다. 4대 중앙은행은 또 하루 5조달러가 넘는 통화 트랜잭션을 조종하거나 트랜잭션에 영향을 행사한다.

세계의 운명을 결정할 수 있을 정도의 엄청난, 그리고 고도로 중앙화된 힘을 보유하고 있는 4대 중앙은행은 자신들이 무엇에 관해 이야기 하는지 반드시 알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4대 은행들의 권위가 그들이 맹공격을 가해 엉망으로 만드는 암호화폐들에도 미칠 수 밖에 없음을 알리라 판단된다.

*예를 들면 이번 주만 해도 바젤위원회는 이제 초기 단계인 암호화폐산업이 “금융 안정 우려를 제기하고 은행들이 직면한 위험을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바젤위원회는 60개 중앙은행들로 구성돼 있으며 국제결제은행(BIS)의 지원을 받는 기구다.

*중앙은행들의 중앙은행으로 간주되는 BIS의 총재는 암호화폐 기술에서 이뤄지고 있는 진전에 대해 “우려된다”고 말한다. 그는 “젊은 사람들”에게 “돈을 창조하려는 시도를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

*다른 중앙은행 인사들도 암호화폐 창조는 “의미가 없다”는 선언을 반복한다. 결국은 “전통적 화폐가 잘 작동한다”는 생각이다.

많은 월가 전문가들도 이런 견해를 되풀이한다.  토론의 방향이 분산원장을 향할 때마다 그들은 큰 소리로 불평하거나 열변을 토한다. 아니면 그저 눈알만 굴린다.

반대의 극단적 경우를 보면 암호화폐 옹호론자들은 비트코인 또는 다른 암호화폐들의 위상이 조만간 더 올라가면서 미국 달러를 대체해 세계의 준비통화로 자리잡고 금융시장을 장악하게 될 것이라는 시나리오를 여전히 이야기 한다.

필자의 견해: 양쪽 모두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렸다.

양측의 견해를 대신할 시나리오를 제시해보겠다. 이 시나리오는 돈의 역사, 현재 상황, 그리고 가장 가능성 높아 보이는 사회의 미래와 보다 밀접하게 연관된 것이다.

첫째로 중앙은행들과 관련된 이런 사실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중앙은행들은 2000년대 중반 대규모 주택 거품 조성에 기여했다.

*중앙은행들은 2007 ~ 2008년 부동산 거품 붕괴와 부채 위기에 의해 기습을 당했다.

*중앙은행들은 8년 연속 인쇄기를 돌려 통화정책의 모든 규칙을 위반했다.

*그리고 중앙은행들은 지금 그들 스스로 만들어낸 새로운 돈 거품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고 갇혀 있다.

둘째, 일부 중앙은행들은 암호화폐를 기피하지만 다른 어떤 중앙은행들은 독자적인 암호화폐 연구개발(R&D)을 통해 이 분야에 앞서 뛰어들고 있음을 무시하지 말아야 한다.

중국 인민은행(PBOC)는 중앙 통제되면서 공식 인가된 최초의 주요 암호화폐 버전을 창조하기 위한 특허 출원으로 분주하다.

스웨덴, 르완다, 심지어 한국 등 중국보다는 규모가 작은 국가 정부들도 카르다노, 스텔라, IOTA 같은 유망한 프로젝트 개발팀과 접촉했다. 그리고 이들 개발자들은 분산원장을 일상 생활에 어떻게 통합시킬 것인가를 기쁜 마음으로 설명했다.

세계에서 가장 전향적인 중앙은행들은 재앙의 조짐을 알아차리기 시작했다고 말하는 것이 안전하다.

분산원장 혁신이라는 쓰나미를 피하기 보다 그들은 파도에 올라타는 방법을 찾고 있다.

당연히 전향적 중앙은행들의 목표는 대부분의 암호화폐 이상주의자들과는 크게 차이가 난다. 그들이 주로 원하는 것은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탈중앙화 된 돈이 아니라 정부가 만들어내는 돈을 위한 기술적 업그레이드다.

전향적 중앙은행들은 그들이 현재 행사하는 모든 통제력의 유지를 원한다. 하지만 더 효율적으로, 그리고 더 확고하게 말이다.

중앙은행 관리들은 지금 돈 세탁꾼과 현금이 가득 들어 있는 돈 세탁꾼들의 가방을 추적하는 대신 현금을 통제가 훨씬 쉬운 디지털 머니로 대체하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그리고 암호화폐 세탁꾼, 해커, 스파이들을 단속하기 위해 중앙은행 관리들은 정부가 통제하는 독자적 디지털 화폐를 이용해 비트코인과 같은 기존 암호화폐들의 완전 파괴를 꿈꾼다.

그들의 꿈이 얼마나 이뤄질지는 두고 봐야 한다. 그러나 여기 가장 가능성 높은 시나리오가 있다.

  1. 중앙은행들이 독자적 형태의 디지털 머니 창조에 일부 진전을 거둔다.

나는 그렇게 만들어지는 디지털 머니를 “암호화폐”라고 부르지 않을 생각이다. 왜냐면 그런 디지털 머니에는 암호화폐를 규정하는 근본적 특성들이 결여될 것이기 때문이다. 중앙은행들이 만드는 디지털 머니는 탈중앙화가 이뤄지지 않을 것이며 여전히 허가를 필요로 할 것이다. 검열 방지 기능도 없을 것이다. 그것은 단지 디지털화 된 명목 화폐가 될 것이다.

  1. 무료 개방형 분산원장기술도 진화되겠지만 진화의 방향은 다를 것이다.

중앙은행들이 만드는 디지털 머니가 성공을 거두기 위해 반드시 명목화폐를 대체할 필요는 없다. 그 보다 가능성이 더 높아 보이는 것은 두 개 형태의 디지털 머니가 공존하는 시나리오다.

어떻게 그럴 있다는 말인가? 대답은 뉴스 미디어와 출판의 최근 역사에서 찾을 있다.

인터넷 시대 뉴스 미디어와 출판산업이 겪은 혼란은 내가 예상하고 있는 것의 믿을 만한 비유가 될 수 있다. 인터넷 이전에는 전통적 뉴스 기관들과 출판사들이 정보의 흐름을 지배했다. 그들은 무슨 정보가 대중에 어떻게, 언제 전달될 것에 큰 영향을 미쳤다.

규모가 작고 독립적인 뉴스 기관들과 출판사들이 틈새시장을 벗어나 성장하는 경우는 드물었다. 몇몇 개인들이 소규모 형태의 라디오 방송국이나 독자 출판으로 청취자와 독자들을 확보하려 시도했지만 그들의 경쟁력은 사실상 제로였다.

그러다가 월드 와이드 웹이 등장했고 두 가지 일이 벌어졌다.

먼저 신문, 잡지, 그리고 모든 형태의 서적들은 디지털화 하든지, 아니면 고사될 것을 강요 받았다. 방송들도 결국 그 길을 따라갔다. 하지만 사실상 이들 전통적 미디어 가운데 그 어느 것도 앞서 나가지는 못했다.

대신 인터넷 플랫폼, 방송, 그리고 소셜 미디어로서 새로운 라이프 사이클을 시작한 벼락 출세 업체들이 주도권을 잡았다.

수 많은 정보원들로부터 나오는 과잉 정보를 가려낼 필요성이 제기됐다. 그로 인해 구글이 탄생했다.

사용자들은 개인 정보를 친구, 가족, 그리고 더 폭넓은 대중과 공유하기 원했다. 페이스북, 트위터, 위챗, 라인 등이 그렇게 세상에 나오게 됐다.

한때 불가능한 꿈으로 비웃음을 샀던 온라인 쇼핑이 급속도로 확산됐다. 아마존은 단 하나의 소매매장도 열지 않은 상태에서 세계 최대 소매업체로 성장했다.

과거 도서관과 교육에 접근할 기회가 차단됐던, 자신들의 목소리를 낼 수 없었던, 그리고 대부분의 상품에 접근할 수 없었던 세계 각지의 많은 사람들이 몇 년 안 되는 짧은 시간에 걸쳐 이전에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문이 열리는 것을 목격했다.

지금은 전통적 세계와 디지털 세계라는 두 개의 세계가 공존한다:

*덩치가 큰 전통적 플레이어들은 새로운 기술의 수용에 있어서 더디고 꺼려 한다.

*전통적 플레이어들에 비해 규모가 작고 혁신적인 플레이어들은 앞장서 돌격하면서 독자적으로 생명력 있는 산업을 창조한다.

결국 전통적 플레이어들은 시들고 뒤쳐질 것이다. 마치 TV 보급 이후 라디오처럼.

그러나 수십년 간 전통적 세계와 디지털 세계는 계속 공존할 것이다.

이 패턴은 내가 예견하는 중앙은행과 암호화폐의 미래에도 적용된다:

*중앙은행들은 암호화폐 기술을 부분 채굴할 것이다. 중앙은행들은 그들이 좋아하는 측면들만 골라 선택할 것이다. 중앙은행들은 통제력 유지라는 자신들의 목표에 적합한 조각들만 엄격하게 받아들여 적용할 것이다. 그들의 열망이 성공할지는 두고 봐야 한다. 하지만 분명 시도는 할 것이다.

그리고 동시에 …

*암호화폐 개발자와 스폰서들은 앞서 나가면서 미래의 스마트 경제라는 그들의 독자적 세계를 만들 것이다. 은행이 아닌 은행과 현금 서비스 기관 … 탈중앙화 된 환전소 … 탈중앙화 된 증권, 채권, 상품, 부동산, 수집품 시장이 그 예가 될 것이다. 여행, 숙박, 고용, 데이트 시장은 말할 것도 없다.

과거에는 돈을 빌릴 수도, 자금을 조성할 수도, 돈을 송금할 수도 없었던 사람들 … 자신들의 비즈니스를 시작할 희망이 없었던 사람들 … 그리고 서비스를 전세계적으로 사고 팔 길이 없었던 세계 각지의 많은 사람들이 갑자기, 그리고 불과 몇 년 사이 처음으로 새로운 길이 열리는 것을 지금 목격하고 있다.

궁극적으로 낡고 전통적인 모델들은 시들고 뒤쳐질 것이다. 하지만 수십 년 간 양측은 공존할 것이다.

나는 이 시나리오의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내 생각이 대체적으로 맞건 아니면 대체적으로 틀리건 개방된 분산원장기술이 금융세계와 가치 이전을 바꿔가고 있다는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그 같은 변화는 인터넷이 미디어, 출판, 정보에 대한 접근을 바꿔놓은 것과 같은 방식으로 진행될 것이다.

중앙은행들이 얼마나 오랫 동안, 그리고 얼마가 강력하게 현상유지를 추구하든 디지털 머니, 암호화폐, 분산원장 응용의 빠른 진보를 중단시킬 수는 없다.

전통적 은행들이 상황을 더 악화시킨다고 지적 받는 또 다른 문제가 있다: 세계 여러 나라 정부들은 거의 숙고하지 않은 채 수조달러의 돈을 찍어낸다. 그 결과 부채가 터무니 없을 정도로 그리고 갚을 수 없는 수준으로 쌓여 간다.

번역/정리 = 장도선 뉴욕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