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장도선 특파원] 블록체인 기술의 수용 확산과 암호화폐 투자에 대한 대중적 관심 증가에도 불구하고 디지털자산 분야 기업들의 전통적 은행 서비스 이용은 여전히 제약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는 3일(현지시간) 일부 암호화폐 관련 기업들이 싱가포르 국부펀드와 같은 기관투자자들의 자본 유치에 성공했지만 HSBC 홀딩스와 JP모간 체이스 등 대형 은행들은 암호화폐 기업들에 대한 기본 서비스 제공을 거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JP모간이 자체 개발 디지털 화폐를 시험 출시한 것을 가리키며 암호화폐에 대한 일류 은행들의 호기심은 늘었지만 대부분의 은행들은 점점 증가하는 암호화폐 분야 기업들을 규제 받아야 할 시한 폭탄으로 간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크레센트 크립토 애셋의 공동 설립자 크리스 매타는 JP모간이 지난달 JPM코인 출시를 발표한지 며칠 뒤 암호화폐 비즈니스에 대한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암호화폐 결제업체 비트페이(BitPay)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전 위원장을 고문으로 영입했음에도 많은 은행들로부터 퇴짜를 맞았다. 비트페이의 임원인 소니 싱은 은행들은 매우 엄격한 고객 확인 및 돈세탁 방지 원칙을 갖고 있으며 이 같은 원칙은 “암호화폐 기업들과의 협력을 위해 조정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앤트워프대학의 로비 후벤 교수는 “어떤 은행도 암호화폐 분야 기업들을 선뜻 도우려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암호화폐업계에서 당국의 규제를 원하는, 성실한 인사들을 일부 만나봤지만 다른 많은 경우 대중들을 속여 사기를 치고 돈을 세탁하거나 탈세하려는 사람들이 많다고 지적했다.

암호화폐는 트랜잭션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신원을 확인하기 어렵고 규제 받는 금융시스템 밖에서 거래가 이뤄지기 때문에 범죄자들이 많이 이용한다는 비난을 받는다. 워싱턴DC 소재 암호화폐 지지 단체 코인센터의 제리 브리토 사무총장은 최근 몇 년간 합법적 사용자들이 크게 늘었지만 은행들 입장에서는 암호화폐 거래를 금지하는 것이 보다 편리하다고 말한다.

디지털 자산 트레이딩 업체 알라메다 리서치의 최고경영자 샘 뱅크맨-프라이드도 “암호화폐산업에 대한 대형 은행들의 서비스 제공이 불법은 아니지만 규정 준수와 관련, 커다란 부담이 따르기 때문에 은행들은 문제 해결에 자원을 투입하려 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JP모간과 뱅크 오브 아메리카 관계자들은 암호화폐업계 기업들과의 거래에 관한 코멘트 요청을 거부했다. HSBC 대변인은 암호화폐의 발전과 규제를 모니터하고 있다면서 HSBC는 가상화폐 거래소들과 거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블록체인 투자·트레이딩·자문업체 NKB그룹의 중개업무 헤드 벤 세블리는 은행들과의 관계 형성에 따르는 어려움을 호소하며 은행들이 과도하게 신중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본적 은행 서비스 거부는 미친 짓”이라면서 “암호화폐산업 발전을 방해하고 기업들에 문제 해결을 위해 창의적이 될 것을 강요한다”고 말했다.

*이미지 출처: www.pexel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