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신지은 앵커, 장채린 캐스터] 26일 열린 팍스넷뉴스 주최의 ‘블록체인 강국을 위한 현안과 과제’ 포럼에서 만난 이용재 넥스트 머니 작가는 블록체인이 1등 기업에게는 현재의 경쟁우위를 유지시켜 줄 방패가, 2등 기업에게는 판을 바꿀 수 있는 칼이 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었다. 이 같은 의견을 뒷받침하는 것은 다름 아닌 20세기~21세기 금융의 역사였다. 긍정론을 뒷받침하는 ‘역사’의 증거들을 직접 들어봤다.

-크게 기관, 규제, 그리 VC에 대해서 질문하고 싶다. 먼저 기관의 경우 백트나 피델리티, JPM코인을 꼽아볼 수 있을텐데, 이것들이 ‘단기간에 나온 게 아니다’라고 말씀하셨다. 어떤 의미인지.

“JP모건이나 피델리티 같은 대기업 금융 기관들은 의사결정체계가 빠른 편이 아니다. 하루하루 보고하고 피드백을 받는 스타트업들과는 다르다. 대기업들은 원래 하던 일도 있고 특별히 뽑아서 만든 TF들도 보고체계가 느리다. ‘배가 산으로 간다’는 표현이 그런 표현이다. 그렇기 때문에 JP모건도, 피델리티도 이걸 만들어 내기까지 적어도 몇 년 간의 심도 깊은 고민과 확신이 있었을 것이다. 일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힘을 실어야 될 명분이 있어야 한다. ‘돈을 벌 수 있냐’에 대한 해답이 필요한 것이다. 미래의 일에 대해 섣불리 답을 내릴 수 없어서 과거 사례를 고민했을 것이다. ‘하자’는 결과가 나와도 고민은 계속된다. ‘여기서부터 이걸 어떻게 적용하지?’ 하는 고민들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서 하기 때문에 시간이 걸릴 수 밖에 없다. JPM코인이 법정화폐 스테이블 코인의 기능을 갖고 있는 건 맞다. 다만 앞으로 그들이 그려 나갈 그림에서 어떻게 쓰일지, 이것으로 인해 금융업이나 은행업이 어떻게 바뀔지는 알 수 없다. 이런 그림을 미리 그리지 않았다면 승인이 나지 않았을 것이다.”

-JP모건 CEO는 ‘비트코인은 사기다’라고 발언했다.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JP모건은 엔터프라이즈이더리움얼라이언스(EEA)의 초창기 멤버기도 했고 워낙 관심이 많은 회사여서 ‘이런 이야기를 왜 하지’ 의아했다. 표면적인 뉴스에 속지 않으려면 기존 제도권, 금융권이 어떻게 의사결정을 하고 움직이는 지를 잘 알아야 한다.”

인터뷰 중인 이용재 작가. 출처=블록미디어

 

 

-ETF 승인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승인 될 것이라고 본다. ‘미국이 비트코인을 매집한 후 때가 되면 한다’는 데 어느 정도 동의를 한다. 더 중요한 것은 SEC가 처한 상황이다. 과거에는 규제당국이 규제만 하면 됐다. 무조건 못 하게 막는 게 욕을 덜 먹는 길이었다. 오늘날에는 그렇지 않다. 인터넷이 깔리고 모두가 똑똑해진 세상에서 SEC가 이걸 침해하는 프레임으로 가면 역풍을 맞는다. 1980년도에 매사추세츠 금융당국에서 컴퓨터를 만드는 스타트업 주식 매매를 금지시켰다. 위험하다는 이유에서였다. 당시 컴퓨터 산업은 꽃피우기 바로 직전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차고에서 컴퓨터 만드는 회사 주식을 사서 뭐하냐. 안전하게 채권 사라’ 며 금지시켰는데 그 회사가 ‘애플’이다. 이게 SEC의 흑역사다. 반복되면 SEC는 더 큰 리스크를 맞는다. SEC는 비트코인이 잘 될지 말지를 판단하는 게 아니라 공정하게 거래되는 프로세스를 규제해야 하는 것이다. 성공 여부를 따져서 ‘하지마, 해’ 하는 것은 월권이다. 그 목소리가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 승인 안 하는게 더 리스크가 클 것이다.”

-VC들 투자의 흐름과 ‘닷컴 버블’을 이야기해보자. 암호화폐 시장이 ‘닷컴 버블’ 시대와 많이 비슷하다고들 이야기한다. 다른 점은 없을까.

“닷컴 버블과 굉장히 유사하다. 닷컴 버블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신기술이 나오면 항상 버블이 있었다. 예전에 디스켓, CD-ROM 만드는 회사들이 2천~3천개가 생겼다. 이 회사들에 자본이 엄청 투입됐다. ‘뭐하는 회사야?’, ‘디스켓 만들어요’ 하면 바로 돈이 들어가는 시대였다. 철도 버블도 있었다. VC들은 이런 것을 가려본 경험이 있고 솎아낸 경험이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 돈을 태웠고 시장을 만든 경험은 다른 금융권에서 할 수 없는 값진 경험이다. 그 스페셜티(specialty)를 살려서 이쪽으로 넘어오는 것이다. 글로벌 VC들은 자연스럽게 이쪽으로 넘어올 수 밖에 없는 수순이다. 그런 것들이 세퀘이아(Sequoia)나 엔드리슨 호로위츠(Andreessen Horowitz)의 사례에서 보여지는 것이다. 20세기 금융의 역사와 VC들의 역할에서 답을 찾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블록체인 판이 형성되기 위한 3가지 요소로 혁신기술, 시장, 환경을 드셨다. 드신 이유가 있다면.

“기술만 있어서는 안되고 시장 니즈가 있어야 한다. 시장 니즈를 대변하는 한 단어가 바로 ‘자본’이다. 자본이 있다는 것은 시장이 있다는 것이다. 그 다음 더 중요한 게 환경이다. 라이프스타일, 제도, 교육, 법 이런 것들이다. 이 세가지가 맞아 떨어졌던 시대에 항상 2~3년 안에 새로운 시장이 급부상했다. 그걸 토대로 3가지를 꼽은 것이다.”

-삼성 갤럭시S10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개인적으로 영향이 컸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삼성이 대단함도 느낀다. 정부에서 하지 말라는데 ‘그냥 우리는 이게 맞으면 가겠다’는 입장을 보인 것이다. 스마트폰 지갑에서 한걸음 나아가면 스마트폰 ‘노드’ 역할도 가능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전세계 60억 인구 중 20억 정도는 노드 역할을 할 수 있게 된다. 그런 단계로 가는 것은 궁극의 단계지만 그 그림도 그릴 수 있을 것이다. 그 일환으로 먼저 지갑을 설치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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